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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 경기를 하고 있는 둘째 아들
 사이클 경기를 하고 있는 둘째 아들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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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5일 통영 도남관광단지 일원에서 개최된 2015 통영 ITU트라이애슬론 대회에 군 복무 중인 첫째 아들, 대안학교에 재학 중인 고3 둘째 아들과 함께 릴레이 경기에 참가하여 완주하였습니다.

작년, 오십대가 되는 첫 해에 통영 ITU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참가하여 3시간 9분 기록으로 완주한 후에 달리기 연습 부족으로 한동안 부상 후유증을 겪었습니다. 나이 먹어 가면서 혼자서 수영, 사이클, 자전거를 다 완주하는 것이 힘겹기도 하고, 아들 둘만 둔 아버지로서 아들들과 특별한 추억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여 지난 봄부터 아이들을 꼬드겨 통영 트라이애슬론 릴레이 대회 참가신청을 하였습니다.

하루 전날 대회장에 도착하여 자료집을 받아보니 릴레이 종목에 참가한 선수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저희 삼부자처럼 완주를 목표로 참가한 팀들도 있었지만, 철인 동호회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팀을 만들어서 참가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작년도 입상자 명단을 보니 기록이 어마어마 하더군요. 철인 동호회에 계시는 분들이 각자 제일 잘 하는 종목을 맡아서 참가하니 기록이 좋을 수밖에 없겠지요.

대회장에서 가장 가까운 마리나리조트에서 하루 밤을 지냈습니다. 한 주 내내 여러 일정 때문에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오전 6시 30분에 눈을 떴습니다. 오전 7시부터 대회가 시작되는데 늦잠을 잔 셈입니다. 하지만 릴레이 종목은 오전 8시가 넘어 수영 출발을 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춰 대회장까지 가는 것은 문제가 없겠더군요.

아들 둘을 깨워서 대회 참가 준비를 하였습니다. 각자 자기 종목에 맡는 복장을 갖췄습니다. 수영을 하는 저는 검정슈트를 착용하고 사이클을 하는 둘째는 패드바지와 저지를 갖춰입고, 달리기를 하는 첫째 아들은 가벼운 반바지와 운동화를 챙겼습니다.

트라이애슬론 릴레이 경기는 세명이 한 종목씩 나눠하지만, 마치 한 사람이 하는 것과 똑같이 슈트를 벗어야 사이클 복장을 입고 출발할 수 있으며, 사이클 장비를 다 정리하고 기록칩을 건네줘야 다음 사람이 달리기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대회 규칙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오전 7시 30분쯤 트라이애슬론 대회 장소에 도착하였습니다. 작년에 완주를 경험한 저는 올해는 수영만 맡았기 때문에 별로 긴장되지 않았습니다만, 처음 참가하는 둘째와 첫째 아들은 긴장을 많이 하였더군요. 특히 사이클을 맡은 둘째 아들이 많이 긴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대회 진행이 계획대로 딱딱 맞게 이루어져 오전 8시 9분에 정확하게 릴레이 경기 참가자들의 수영 출발 '부저'가 울렸습니다. 작년에 처음 참가하였을 때는 부표 옆을 따라서 수영을 하였는데, 두 번째 참가하는 올해는 기록 욕심도 나고 불안감도 덜해서 부표에서 멀리 떨어져서 수영을 하였습니다.

3시간 3분 완주... 아쉬운 기록이지만 행복한 추억

통영 ITU 트라이애슬론 완주
 통영 ITU 트라이애슬론 완주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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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꾸준히 수영 연습을 하였으니 20분대 후반으로는 완영 하려고 마음 먹었습니담, 막상 바닷 물로 들어가니 마음같지 않더군요. 맨 마지막 그룹으로 출발하였기 때문에 앞서 출발한 처음 참가자 그룹 동호인들을 많이 추월하고 결승점에 들어왔습니다.

1.5km를 완영하는 동안 많은 참가자들을 추월하면서 수영을 하였기 때문에 내심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였는데, 막상 대회를 마치고 기록 확인을 해보니 작년보다 겨우 2분을 단축하였더군요. 1년 동안 꾸준히 수영 연습을 한 것에 비하면 조금 실망스러운 기록이었습니다.

제가 수영을 마치고 둘째 아들이 사이클 경기를 하였습니다. 작년에 비하여 코스가 조금 좋아지고 아들 녀석이 꾸준히 연습을 하였기 때문에 기대보다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였습니다. 1주일 전 연습 때 1시간 30분대 후반으로 완주하였는데, 대회 당일 날은 1시간 33분만에 결승점에 들어왔더군요.

통영 대교로 가는 오르막 구간을 두 번 왕복하고 산양 일주도로를 왕복하는 코스였는데, 잘 알고 있는 오르막 길을 다시 갈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체중이 많이 나가는 둘째 아들은 오르막 구간을 힘들어 하였느데, 대회 당일 컨디션이 좋아 오르막 구간에서 별로 추월당하지 않았답니다.

세 번째 주자는 첫째 아들의 마라톤입니다. 첫째 아들 역시 잘 뛰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던 모양입니다. 왜냐하면 함께 달리는 선수들 대부분이 혼자서 수영하고 사이클하고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마라톤만 참가하는 자기가 훨씬 잘 뛰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승점을 들어오는 아들을 보니 많이 힘들어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처음 10km를 완주했기 때문에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였더군요. 50분대 초반이면 넉넉하게 들어오고 40분대 후반까지 예상하였는데, 55분에 완주하였습니다. 초반에 너무 페이스를 늦췄기 때문에 힘들지 않게 완주하였지만 기록은 기대보다 못하였습니다.

결승점 근처에서 둘째 아들과 함께 마라톤을 완주하고 오는 첫째 아들을 기다렸다가 삼부자가 손을 맞잡고 함께 결승점에 골인하였습니다. 진행 요원들은 세 명이 손을 잡고 결승점으로 들어가는 모습만 봐도 릴레이팀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완주메달 3개를 걸어주더군요.

작년에 처음 트라이애슬론에 참가하여 혼자 세 종목을 완주하였을 때 기록이 3시간 9분이었는데, 올해는 3시간 3분에 완주하였습니다. 수영을 맡은 제가 32분, 사이클을 맡은 둘째 아들이 1시간 33분, 달리기를 맡은 첫째 아들이 55분에 각각 완주하였습니다.

달리기 10km 완주 후 결승점으로 들어오는 첫째 아들
 달리기 10km 완주 후 결승점으로 들어오는 첫째 아들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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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트라이애슬론 완주 기념
 통영 트라이애슬론 완주 기념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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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를 마치고 두 아들과 기념촬영을 하였습니다. 대회 출발 전에 기념 사진을 찍자고 할 때만 해도 시큰둥한 표정으로 마지못해 함께 사진을 찍던 녀석들이 완주를 하고 와서는 환한 표정으로 같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각자 나름대로 준비를 했고 자신이 목표로 한 것을 이루었기 때문인지 정말 밝고 뿌듯한 표정이었습니다.

특히 좋은 기록으로 사이클을 완주한 둘째 아들의 표정이 아주 좋더군요. 트라이애슬론 대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휴가를 내고 나온 첫째 아들은 부대로 돌아가고 둘째 아들은 학교 기숙사로 떠났습니다. 통영에서 돌아오는 내내 아이들이 사춘기를 지난 후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습니다.

삼부자가 오랜 만에 공통의 화제를 가지고 신나게 각자의 무용담(?)을 이야기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두 녀석 모두 "아빠 우리 당분간 만날 때마다 트라이애슬론 이야기 할 것 같아요" 하더군요. 두 아들에게 각자 트라이애슬론 완주에 도전해보라고 권유했습니다만, 대답을 듣지는 못하였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함께 트라이애슬론에 참가하여 완주한 이런 행복한 추억을 되새김하면서 살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행복한 경험과 추억을 많이 만드는 것이 노년을 잘 준비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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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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