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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헬퍼 아주머니가 살뜰히 챙겨주시는 밥을 사이좋게 나눠 먹는 길고양이들.
 캣헬퍼 아주머니가 살뜰히 챙겨주시는 밥을 사이좋게 나눠 먹는 길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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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산 공원의 고양이들
 용두산 공원의 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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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천국', '고양이 섬'이라 불리는 일본의 아오시마섬을 아시나요? 일본에 아오시마섬이 있다면 한국의 제가 사는 동네엔 용두산공원(부산광역시 중구 광복동)이 있습니다.

아침저녁 마음 동할 때마다 가는 인근 공원. 그곳에서 진풍경을 보았습니다. 늘 볼 수 있는 게 아니고 '캣헬퍼(cat helper)' 분과 시간대가 맞아야 합니다.

마침 그곳에서 가장 오래 길고양이 밥을 챙겨온 캣헬퍼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덕분에 그 곁에 한가득 모인 고양이들과 인사할 수 있었고요.

아주머니는 8년 전 다리가 아파서 걷는 운동을 하러 공원에 왔고 그때 우연히 아픈 길고양이 2마리를 만나 돌봐주었답니다.

그러던 중 '마치 고양이들 사이에 소문이 난 것처럼' 다른 길고양이들이 찾아왔고 그렇게 지금의 30여 마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 사이 공원의 관리소장은 세 번 바뀌었답니다.

우리동네 '고양이 천국'
 우리동네 '고양이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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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는 그저 밥만 주지 않습니다. 한 마리 한 마리 이름과 성격을 다 기억하고 몸 상태도 점검합니다. 대화를 나누기도, 매번 철거되지만 집을 지어주기도 합니다.

"요놈은 제일 어린 꼬맹이, 저놈은 나비, (아파서) 돈 많이 깨먹은 똘똘이, 똘똘이 동생 일식이, 일식이 누나 예삐, 시골애 같은 순둥이... 저놈은 얌전해서 제일 늦게 밥 먹으러 오고... 저 둘은 꼭 붙어서 밥 먹고... 얘는 구내염이어서 한 2주 치료받고 나았지."

잘 모르는 사람들은 "고양이가 주인을 몰라본다"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표현 방법이 다를 뿐입니다.

야생 길고양이지만 녀석들은 아주머니 옆에 바짝 붙어선 애교를 부리기도, 꼬리를 한껏 수직으로 세워 '반갑다' 표시를 하기도 합니다. 처음 본 제겐 '누구?' 하는 표정들이었는데 개중 몇몇은 금세 다가와 몸을 부볐습니다.    

코가 딸기처럼 귀여운 검정 고양이는 최근에 새로 왔다는군요.
 코가 딸기처럼 귀여운 검정 고양이는 최근에 새로 왔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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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산 공원의 고양이들
 용두산 공원의 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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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오시마섬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그곳에는 현재 주민 약 20명과 길고양이 200여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고양이섬'이 된 기원은 옛날에 그 섬에 어부들이 많았는데 쥐들이 그물을 망가뜨려 집마다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했고, 그러다 사람들이 떠나고 고양이는 남아 오늘과 같이 되었답니다.

지금도 외부인을 위한 숙소 하나 없고 옛날보다 되레 더 한적한 섬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이곳이 일본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 방송에 소개되고 점점 더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이유는 다름 아닌 사람보다 훨씬 많은 길고양이들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섬에 남은 주민들이 계속 불어나는 길고양이들을 쫓아내거나 해쳤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겠지요. 그들은 고양이들과 사이좋게 함께 사는 쪽을 택했습니다.

용두산 공원의 고양이들
 용두산 공원의 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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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오시마섬에 가고 싶으세요? 제가 사는 곳의 용두산공원은요?

그렇다면 여행을 준비하셔도 좋습니다. 그런데 이 점도 기억해주세요. 여러분이 사는 곳에도 많은 길 위의 동물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표현해보세요. 배가 고파 보이면 밥도 챙겨주시고요.

그럼 여러분이 사는 곳도 '고양이 천국', '고양이섬'이 될 수 있으니까요. 물론 고양이가 아닌 다른 사랑스러운 동물의 천국이 될 수도 있겠죠!   

용두산 공원의 고양이들
 용두산 공원의 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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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고양이 천국' 일본에 아오시마섬이 있다면 제가 사는 동네엔 용두산공원이 있습니다. 여러분 사는 어디나 '천국'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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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고양이천국, #고양이섬, #용두산공원, #일본아오시마섬, #길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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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삶은 정말 여행과 같네요. 신비롭고 멋진 고양이 친구와 세 계절에 걸쳐 여행을 하고 지금은 다시 일상에서 여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닷가 작은 집을 얻어 게스트하우스를 열고 이따금씩 찾아오는 멋진 '영감'과 여행자들을 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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