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화가' 국민여동생 배수지와 좌새벽 우승룡   29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영화 <도리화가>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송새벽이 자신이 맡은 배역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류승룡, 배수지. <도리화가>는 1867년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었던 조선시대의 최초 여류소리꾼 진채선(배수지 분)과 스승 신재효(류승룡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11월 25일 개봉.

▲ '도리화가' 국민여동생 배수지와 좌새벽 우승룡 29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영화 <도리화가>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송새벽이 자신이 맡은 배역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류승룡, 배수지. <도리화가>는 1867년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었던 조선시대의 최초 여류소리꾼 진채선(배수지 분)과 스승 신재효(류승룡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11월 25일 개봉. ⓒ 이정민


여자는 소리꾼이 될 수 없었던 조선시대 속으로 수지가 걸어 들어갔고, 그 곁을 류승룡과 송새벽이 함께 했다. 영화 <도리화가> 제작발표회가 열린 29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해당 배우들이 "영화의 따뜻함과 한계를 이기려 했던 민초들의 아픔을 기억해달라"고 호소했다.

실존 인물인 여류 소리꾼 진채선 역의 수지는 "가수 준비(현재 걸그룹 미쓰에이 소속)를 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담으려 했다"고 운을 뗐다. 진채선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어서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수지는 "부담이 그만큼 컸지만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하면서 내가 진채선이라는 생각으로 임했고, 가수를 준비한 시절이 있어 감정이입이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고 말했다.

1년여간 소속사의 연습생으로 지냈던 때를 회상하며 수지는 잠시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지는 "정말로 (노래를) 하고 싶어하는 그 마음을 내가 잘 안다"며 "연습을 많이 한다고 실력이 바로 느는 게 아니라 혼자 연습실에서 많이 울기도 했고, 가수의 길은 내 것이 아닌 거 같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당시 심정을 설명했다.

여성으로서 조선 시대에 신분 상승의 한계를 느껴야 했던 감정에 다른 배우들도 공감했다. 진채선을 발굴하고 키우는 스승 신재효 역의 류승룡은 "여자는 소리를 못하던 시대에 진채선이 도전장을 냈는데 영화에 그런 격동이 잘 담겨 있다"며 "지금도 현실 속에서 말도 안 되는 금기에 꿈과 희망을 포기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 분들에게 힘이 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하얀 도화지에 수묵화를 긋듯 굉장히 흡수력이 빠르고 자유로우며 도전정신도 있는 친구"라고 수지에 대해 평했다.

"연습생 시절 되새기며 감정이입"

'도리화가' 배수지는 "배우지 가수지!"   29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영화 <도리화가> 제작보고회에서 진채선 역의 배우 배수지가 미소를 짓고 있다.
<도리화가>는 1867년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었던 조선시대의 최초 여류소리꾼 진채선(배수지 분)과 스승 신재효(류승룡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11월 25일 개봉.

▲ '도리화가' 배수지는 "배우지 가수지!" 29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영화 <도리화가> 제작보고회에서 진채선 역의 배우 배수지가 미소를 짓고 있다. <도리화가>는 1867년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었던 조선시대의 최초 여류소리꾼 진채선(배수지 분)과 스승 신재효(류승룡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11월 25일 개봉. ⓒ 이정민


각자의 역할 소화를 위해 배우들은 1년 남짓 노래와 악기를 연습하는 등 최선을 다해야 했다. 특히 고수 김세종 역을 맡은 송새벽은 "연습밖에 살 길이 없었다"며 "다른 걸 제외하고서라도 북은 기본적으로 안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류승룡은 "촬영이 새벽에 끝나도 새벽씨가 북 스승과 함께 막걸리를 마시며 북채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며 "그래서 별명이 '새벽송'이었다"고 재치 있게 사연을 전했다.

역할상 까만 피부를 위해 수지는 숯으로 얼굴을 칠해야 했다. 수지는 "촬영 자체는 참 좋았지만, 숯 분장에 처음엔 나 자신도 못 봐주겠더라"며 "현장서도 사람들이 날 못 알아봤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행사를 진행한 박경림이 "수지가 아닌 숯지가 됐다"고 응수해 현장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또한 판소리를 위해 국립창극단 소속 박애리 명창에게 6개월 간 사사받은 수지는 "내가 부르던 노래와 발성이 완전 달랐고, 판소리를 하는 내 목소리가 너무 거북했다"며 "명창 선생님처럼은 못해도 채선이처럼은 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이종필 감독은 <도리화가>를 사람 사는 이야기로 정의했다. 그는 "사극이라 하면 보통 궁궐 안 이야기를 다루는데 이건 민초들의 이야기"라며 "큰 자극이나 억지 없이 아름다운 자연 풍광까지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 소개했다.

이어 "영화를 찍기 전까지 판소리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이 감독은 "걱정보다는 오히려 대중의 눈높이로 판소리에 다가갈 수 있었다, 그걸 영화적으로 재구성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판소리를 소재로 한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1993), <천년학>(2007)과의 비교 가능성에 이종필 감독은 "나 역시 임권택 감독님의 작품을 좋아하며 이 영화엔 그 향수도 감겨 있다"며 "그것과 더해 판소리로 성장하고 싶어하는 한 여성의 모습에 관객들이 공감할 것"이라 덧붙였다.

영화 <도리화가>는 오는 11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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