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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세월호 집회모습 한 남성이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종이배를 들고 있다.
▲ 베를린 세월호 집회모습 한 남성이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종이배를 들고 있다.
ⓒ Tsukasa Yaj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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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상에서 한 장의 사진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바로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했던 세월호 추모집회의 사진이다. 한눈에 봐도 셀 수없이 많은 신발이 베를린 브란덴부르거토어(Brandenburger Tor)앞에 놓여있는 사진을 본 많은 한국의 누리꾼들은 "감동이다", "독일 교민 분들 고맙습니다"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사진은 이미 일 년 전인 2014년 10월 18일, 11월 15일 베를린에서 진행되었던 세월호 추모집회 사진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세계 각지의 교민들이 지속적으로 추모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처럼 베를린 역시 매달 셋째 주 토요일마다 추모집회를 진행하고 있다(관련기사: 독일 유력 언론에 나온 한국 소식... 가슴이 타들어간다).

페이스북에서만 6만여 개가 넘는 '좋아요'가 눌렸던 이 사진에 비해 베를린의 교민들이 직접 꾸린 '세월호 베를린행동'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90명이 안 되는 사람들만이 '좋아요'를 누른 상태다.

'예술가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베를린인만큼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베를린 세월호 집회에선 작가들이나 집회참여자들이 세월호를 테마로 다양한 설치 및 퍼포먼스 등의 문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SNS에서 화제가 되었던 사진은 1년 전 정옥희씨의 제안으로 베를린 교민들이 진행했던 설치작업이었다. 약 15명 남짓한 '베를린 행동' 참여자들이 한 달 동안 이리저리 고생하며 수백 개의 신발들을 모았고 2014년 10월 18일, 284개의 신발들을 베를린 파리저 플라츠에 설치한 것이다. 글로나 숫자로는 표현이 안 되는 세월호의 희생자 수를 좀 더 체감할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알리고 싶어서 희생자의 수만큼 신발들을 설치했다고 한다.

 한 남성이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종이배를 들고 있다.
 한 남성이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종이배를 들고 있다.
ⓒ Tsukasa Yaj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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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 집회를 보았던 여행객들중 한 여성은 "어떤 시끄러운 집회보다 시적이고 아름다우면서, 충격적이고 강한 집회"라고 소감을 전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다음 달인 2014년 11월에 진행되었던 세월호집회에는 284개의 신발에서 1개의 신발을 추가하여 총 285켤레의 신발이 설치되어야만 했다. 10월 28일에 세월호 4층 중앙 여자화장실 주변에서 또 한 명의 실종자 시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베를린에서 세월호 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영화감독 임선아씨는 세월호집회에 대한 늦은 관심이 야속하진 않으냐는 질문에 "뭐든 화제가 되어서 세월호를 좀 기억해 주면 좋죠. 지금은... 기사한 줄이라도 나는 게 좋으니까요"라고 전했다.

또한 매월 잊지 않고 세월호 집회를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느냐고 묻자 "이걸 평생 해야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무섭다"며 착잡한 심정을 밝혔다.

한편 독일 기관 및 각종 단체, 언론 등에 배포되는 독일 앰네스티 한국 인권관련 제92회 보고서에는 독일 엠네스티 인터내셔널 한국담당자인 한스 북흐너(Hans Buchner)씨가 쓴 글이 실렸다. 이 글을 '베를린행동'에서 번역하여 '세월호를 기억하는 베를린 행동' 누리집에 게시하기도 하였다. 아래는 독일엠네스티에서 보고한 세월호에 대한 번역글이다.

깊은 균열

2014년 4월 세월호는 침몰하였다. 목숨을 잃은 304명의 승객 중 대다수는 청소년들이며 아직도 9명의 승객은 찾지 못했다. 이 참사는 한국사회를 크게 흔들어 놓았다.

화려한 경제권력 표면에 깊은 균열이 생겼다. 이는 경제력의 이면에 가려졌던 미봉책과 부정부패가 드러난 것이다. 시스템의 부재를 자각한 대중들이 수많은 집회를 시작했다.

해운회사 소유주가 자살하면서 책임을 회피했고, 선장이 구속된 사실이 알려졌다. 분통한 것은, 정보기관과 정부의 책임자들이 오늘까지도 진상조사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방송사와 신문("대통령의 충견들")은 희생자 수에 대해서, 또 유족들에 대해서 오보를 쏟아냈다. 노란 리본을 단 유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독립적인 기구를 통해 침몰 과정을 밝히는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침몰 1주년이 되는 날, 선체 인양을 약속했을 뿐이었다. 

7월에는 집회 조직위원회 소속 7명이 구금되었다. 문제의 핵심은 이것이다: '얼음공주' 박근혜의 사고 대응은 끔찍했다. 사고 당일 박근혜는 7시간 동안 연락이 안 되었다. 사고 이후에도 관심을 거의 보이지 않았다. 나날이 독단적이 되어가는 국가운영 방식을 통해 이견을 철저히 억압하고, 그 밖의 다른 실책(정보기관을 동원한 선거조작, 총리 인선 과정의 혼선) 등을 통해 시민들의 신뢰를 저버렸다. 박근혜의 평판은 명백하게 추락했고, 한국의 민주주의는 훼손당했다.

한스 북흐너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한국 담당)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잊지 않고 겨울이나 여름이나 베를린의 광장에 모여 집회를 하고 있는 '베를린행동'은 다음 달 셋째 주 토요일에도 어김없이 브란덴부르거토어(Brandenburger Tor)앞에서 세월호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 편집ㅣ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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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독일해외통신원. 한국에서 공공미술가로 활동하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서 대안적이고 확장된 공공미술의 모습을 모색하며 연구하고 있다. 주요관심분야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사회 공동체안에서의 커뮤니티적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