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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고엽제전우회, 애국단체총연합회 회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좌편향 역사교과서 바로잡기 국민대회'에 참석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고엽제전우회, 애국단체총연합회 회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좌편향 역사교과서 바로잡기 국민대회'에 참석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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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5일 오후 4시 32분]

"교과서에 박정희 대통령의 사진 한 장 나오는데 우리의 원수, 김일성 사진은 세 장 나오는 역사교과서는 이제 없어야 하지 않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5일 현행 역사교과서에 '붉은 색'을 칠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제33회 대통령기 이북도민체육대회' 격려사를 통해 "역사교과서 논쟁의 핵심은 대한민국 현대사를 긍정적 역사로 보느냐, 부정적인 역사로 보느냐"라면서 현행 역사교육을 비난했다.

무엇보다 그는 "현재 다수의 야당 인사들과 역사학자들은 대한민국 현대사를 부정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대한민국의 정당성을 명시적으로 혹은 암묵적으로 폄하하고 있다"라며 "제1야당 문재인 대표는 아직까지 집필진도 구성되지 않고, 단 한 글자도 쓰여지지 않은 '올바른 역사교과서'에 대해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역사교과서를 만든다고 국민을 속여도 되는가"라고 주장했다.

점점 고조되고 있는 '국정화 여론전'에 김 대표가 선봉으로 나선 격이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등 야권이 이날부터 서울 종각에서 '진실과 거짓 교과서 체험전'을 여는 등 장외 여론전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인 가운데 새누리당은 10·28 기초의원 재보궐선거 유세를 중심으로 맞불 작전을 펴고 있다. 이날 이북도민체육대회가 열린 서울 목동 역시 재보선 지역 중 하나다.

"문재인 새정치 대표,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 속이고 있어"

그는 이날 "여러분들의 아들·딸들이 대한민국의 건국 이후 지금까지의 현대사를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태어나선 안 될 정부'라고 배우고 있는데 이것을 지금 중단해야 하지 않나"라면서 "반면에 (현행 역사교과서는) 북한은 민족 자존을 지키면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합리적 체제인 것처럼 가르친다"라고 주장했다.

또 "6·25 전쟁(한국전쟁) 책임이 남한에도 있는 것처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북한군의 양민학살 만행은 축소하고, 미군과 국군에 의한 민간인 희생을 강조한 걸 가르친다"라며 "김일성이 야간에 보천보에 있는 파출소를 습격한 걸 '보천보 전투'로 김일성 우상화하는 교육을 시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현행 역사교과서가 북한의 주체사상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는 주장도 그대로였다. 김 대표는 "왜 우리 아들딸들이 북한의 김일성 주체사상을 배워야 하나"라며 "'김일성 나이 70살 되는 해에 주체사상탑을 만들었는데 70살 기념을 위해 탑에 계단이 70개, 그리고 전국에서 2만5000개 화강석을 만들었다'는 이런 걸 왜 대한민국 학생들이 배워야 하느냐"라고 말했다.

'국정화 반대는 곧 이북도민들을 상처 입히는 것'이란 주장도 폈다. 김 대표는 "좌편향 역사교과서는 전쟁의 혼란 속에서 대한민국을 선택한 이 자리에 있는 이산가족 여러분의 가슴에 비수를 한 번 더 꽂는 나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또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쓰는 것은 지난 65년 간 분단으로 인해 통한의 세월을 산 여러분들의 눈물을 씻는 일이고 대한민국의 지속적 번영과 평화통일의 초석을 놓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도 김 대표는 문 대표를 겨냥해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라고 비난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4일 부산 진구 부전역 앞에서 열린 재보선 지원유세에서 "아직까지 집필진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역사교과서가 한 페이지도 쓰여지지 않았는데도 제1야당 문재인 대표는 우리 국민들에게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를 미화하는 역사교과서를 만들려 한다는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면서 "며칠 전에 대통령 모시고 회의하다가 내가 하도 화가 나서 문 대표는 이제 그런 억지 그만 부리라고 큰 소리 한 번 쳤다"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부산 사상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린 지원유세에서는 친일·독재 미화 논란으로 사실상 채택율 0%대를 기록한 교학사 역사교과서 사태에 대해 "좌파들이 총준동해서 '교학사를 불질러버리겠다' '사장의 목을 따 죽여버리겠다' '칼로 쑤셔 죽이겠다'고 테러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국 25개 학교에서 이(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려다 공갈협박에 겁이 나서 다 포기하고 부산 부성고등학교 한 군데만 이 교과서를 채택하게 됐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검인정 교과서로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시겠나"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10%가 밀리고 뒤집혔다 해서 걱정들 많이 하시는데 전혀 걱정하지 마시라"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이것은 투표로 결정하거나 여론조사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라고 국정화 강행 의사를 재차 밝혔다.

지난 23일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 국정화 반대 의견(47%)이 찬성 의견(36%)을 10%p 이상 앞선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20~22일, 전국 성인남녀 101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현 상황이 지난 12일 국정화 행정예고 후 여론수렴 기간임에도 그 결과와 관계없이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셈이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한 오찬간담회에서도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정부가 행정고시를 하면 그만"이라며 "그 이후부터는 논란이 잦아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미 텔레비전에 역사교과서 문제가 나오면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감지된다"라면서 내년 총선에서 국정화 역풍이 불 것이란 관측도 일축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정화 반대 여론이 커지는 만큼 수도권 등에서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여론조사에서도 현행 교과서에 문제가 있다는 응답이 더 많다"라고 말했다.

장외 나선 야권에 '총선용 전략' 이미지 덧씌우기

'국정화 여론전'에 나선 것은 김 대표만이 아니다. 신의진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야권의 '진실과 거짓 교과서 체험전'을 겨냥, "집필진이나 내용이 확정도 안 된 교과서에 나쁜 이미지를 덧씌우고, 이를 핑계로 '야권 야합'이란 얄팍한 꼼수를 쓰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즉, 야권의 장외 여론전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핑계 삼은 총선 선거전략으로 규정한 것이다.

신 대변인은 또 "민생법안, 경제살리기 법안을 볼모로 장외투쟁을 벌이는 야당에게 과연 민생은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라며 "결국 이런 정당이 '민생 외면 정당' 아니고 무엇이겠나, '역사 교과서'를 핑계로 거리를 떠돌 것이 아니라 일하는 국회를 위해 여의도로 돌아와 주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태그:#김무성,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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