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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시 서면 지본마을 9988쉼터. 9988쉼터는 독거 노인들의 생활공동체 공간이다.
 순천시 서면 지본마을 9988쉼터. 9988쉼터는 독거 노인들의 생활공동체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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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행복지수 1위 도시' 만들기에 나선 전남 순천시가 추진하는 행복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순천시가 다양한 행복의 조건에 주목해 구상한 '통합복지정책'이 그것이다.

어르신들의 생활공동체 공간인 '9988쉼터', 이동진료소와 다양한 나눔에다 사회서비스를 결합한 '달리는 행복24시 사랑방', 건강·복지·생활문제를 동시에 보살피는 '행복동'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조충훈 순천시장이 "창조복지모델"이라고 자부하는 9988쉼터는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시설이 아니라 사람과 그 관계에 주목한 일석삼조의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민 반응도 좋다.

어르신들의 생활공동체 '9988쉼터'..."함께 지내는 것이 복지"

 9988쉼터 현황판에 적힌 보호자 연락처가 눈에 띤다. 서로 안부를 살피며 건강 등에 이상이 생길 경우, 곧바로 자녀 등 보호자에게 연락 할 수 있다.
 9988쉼터 현황판에 적힌 보호자 연락처가 눈에 띤다. 서로 안부를 살피며 건강 등에 이상이 생길 경우, 곧바로 자녀 등 보호자에게 연락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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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노인들은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으로부터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농촌은 농촌대로, 도시는 도시대로 각각의 사정에 따라 홀로 노년을 보내는 이들이 많아졌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3%. 2023년에는 그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돼 독거노인 문제는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혼자 사는 노인들끼리 모여 산다면 어떨까. 밥도 같이 해먹고, 잠도 같이 자고, 이곳저곳  함께 놀러 다니고…. 낮에 잠깐 경로당에서 만나는 친구가 아닌 언제든 얼굴을 맞댈 수 있는 가족이 된다면 어떨까. 이 고민에서 공동주거 공간이 탄생했다.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자'라는 의미의 9988쉼터. 순천시가 쉼터를 처음 계획한 건 지난 2013년이다. 마을 경로당 한편에 혼자 사는 노인들이 24시간 생활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든 것이다. 매월 난방비 20만 원과 부식비 4만 원(1인당), 쌀 20kg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처음 쉼터에 선정되면 평균 500여만 원을 지원했다. 전자제품·침구류 구매와 도배 비용 등인데, 이는 평소 경로당 지원비로 충당할 수 있어 추가 비용은 아니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9988쉼터는 42개로, 노인 305명이 생활하고 있다. 지난 9월 8일, 순천시 서면 지본마을 9988쉼터를 찾았다. 방에 들어서자 가지런히 정리된 이불과 할머니들의 이름이 적힌 사물함(?)이 눈에 띄었다. 방 한쪽 벽면에는 9988쉼터에 사는 노인들의 이름과 연락처, 보호자 이름과 연락처가 빼곡히 적힌 게시판이 붙어 있었다.

지본마을 이이남(79) 할머니는 "밥도 같이 해먹고, 드라마도 같이 보고 안 심심해서 좋다"며 "처음엔 서로 달라서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이제 다 적응해서 가족 같이 지내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할머니는 거듭 "안 외로워서 좋다"고 강조하며 "자식들도 다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객지에 사는 자식들에게 내 어머니, 아버지를 다른 누군가가 쳐다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이겠나. 혈압으로 쓰러진 할머니를 다른 할머니가 발견해 급히 119에 신고, 목숨을 건진 사례처럼 몸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누군가 곁에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될 뿐 아니라 그 자체로 복지다.

김청수 순천시 사회복지과장은 "어르신들 특성상 자식들에게 어디 아프다는 말을 잘 안 하지 않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쉼터에서 어르신들끼리) 서로 보고 있으면 행동이나 상태가 이상한 걸 보고 병이 있는지 알아챌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과장ㅇㄴ "얼마 전 한 어르신이 이상하다 싶어 병원에 모시고 갔더니 의사가 '머리에 물이 차 있어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보통 노인복지를 위해 큰돈을 들여 별도로 복지관을 짓곤 하는데 9988쉼터는 그럴 필요가 없어 예산을 대폭 아낄 수 있다"라며 "현재 42곳인 9988쉼터를 2018년까지 1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버스가 나타나면 웃음꽃이 피는 이유... 구석구석 누비는 '행복24시'

 전남 순천시의 '건강·돌봄·나눔·복지 통합정책 중 하나인 '달리는 행복24시 사랑방'이 서면 지본마을을 찾았다. 마을 경로당에서 주민들이 한방 물리치료와 침 처방을 받고 있다. 행복24시는 순천의 대표적인 행복정책으로 이동진료소와 다양한 나눔과 사회서비스를 결합한 서비스다.
 전남 순천시의 '건강·돌봄·나눔·복지 통합정책 중 하나인 '달리는 행복24시 사랑방'이 서면 지본마을을 찾았다. 마을 경로당에서 주민들이 한방 물리치료와 침 처방을 받고 있다. 행복24시는 순천의 대표적인 행복정책으로 이동진료소와 다양한 나눔과 사회서비스를 결합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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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시원해라, 욱신욱신 안 쑤시는 데가 없었는데. 좋구만."

지난 10일 지본마을 주민들은 오랜만에 한방 물리치료와 침 처방을 받으며 화색이 돌았다. 혼자하기 힘겨워 미뤄뒀던 이불 빨래며 집안 청소와 도배도 해결했다. 이날 오후 '달리는 행복24시 사랑방'과 '이동빨래방'이 함께 마을을 찾은 덕분이다.

'달리는 행복24시 사랑방'은 의료 등 통합복지 서비스로 지난 2007년부터 추진됐다. 행복24시는 의료 서비스가 중심이다. 한방과 양방 2개 팀이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의료취약계층을 위해 운영하는 일종의 '이동진료소'다.

행복24시 운행이 특별한 것은 의료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의 봉사단체 등과 연계해 다양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행복24시에는 미용, 발마사지, 장수(영정)사진 촬영, 도배, 장판교체, 농기계 수리, 전자제품 수리, 집 청소, 건강체조, 방충망 교체 등 15개 분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최민자(75) 할머니는 "노인네들은 다리고 허리고 안 아픈 곳이 없다"라며 "일하다 허리를 다쳐 병원 가기도 힘들었는데 이렇게 찾아와서 침도 놔주고 물리치료도 해주고 얼마나 좋소"라며 손뼉을 쳐가며 반겼다. 주민들과 한의사 최금애(36)씨 등 의료진은 살갑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한방 치료를 했다. 행복24시 버스에서는 안마기에 앉아 아픈 허리를 달래기도 했다.

이날 순천 예림디자인학원 봉사팀은 정순애(87) 할머니 집 등 2곳에서 도배와 집안 청소를 했다. 정순애 할머니는 "언제 벽지를 발랐는지 기억도 안 난다, 혼자 살다보니 엄두를 못 낸다"라고 반겼다. 정 할머니는 "집 안 어디에서 물이 새는지 온 방에 곰팡이가 피어서 냄새가 고약했다"라며 "이렇게 대벽도 해주고, 집안도 정리해 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라며 고마워했다.

박재희 예림디자인학원 원장은 "우리 자체적으로 8년 전부터 한 달에 한 번 꼴로 도배 봉사를 하고 있다"라며 "순천시와 우리 같은 봉사단체가 연계해 다양한 도움을 주는 것이 훨씬 효과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9월 10일 '달리는 행복24시 사랑방'과 함께 서면 지본마을을 찾은 예림디자인학원 대벽 봉사팀이 정순애 할머니 댁에서 대벽을 하고 있다. 행복24시는 의료서비스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복지, 나눔단체와 연계해 생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9월 10일 '달리는 행복24시 사랑방'과 함께 서면 지본마을을 찾은 예림디자인학원 대벽 봉사팀이 정순애 할머니 댁에서 대벽을 하고 있다. 행복24시는 의료서비스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복지, 나눔단체와 연계해 생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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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지대 없는 통합 복지정책 추진...행복문화 확산시킬 것"

주민들에게 '부족한 것은 없느냐'라고 물으니 "자주 오면 더 낫겠지만 이것으로도 좋다"라고 만족했다. 마을 경로당 총무를 맡은 김명수 순천시 노인대학 학장은 9988쉼터와 행복24시 등을 거론하며 "객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보다 지자체와 시민들이 우리의 건강, 생활을 더 잘 살펴주니 웃음꽃이 피어난다"라며 "구석구석까지 살피는 정책을 추진하고 마음을 나누니 '살기 좋은 도시 순천'이 피부로 느껴진다"라고 평가했다.

행복24시 버스는 올 8월까지 총 3023차례 운행했다. 44만여 명이 이용했고 함께한 자원봉사자는 1만3000여 명에 이른다. 올 4월부터 시작한 이동빨래방은 11개 읍·면 지역 110가구를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박정숙 순천시 행복돌봄과장은 "행복24시뿐 아니라 이동빨래방은 찾아가는 통합복지정책으로, 지자체는 물론 나눔을 실천하는 지역 자원을 연계해 추진하면서 사회통합 기능도 충분히 하고 있다"라며 "보다 더 꼼꼼히, 구석구석 살펴 사각지대가 없는 통합 복지정책를 추진하고 행복문화를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전남 순천시는 올 4월부터 이동빨래방 운행하고 있다. 현재 11개 읍·면 지역 취약계층 가정 110가구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남 순천시는 올 4월부터 이동빨래방 운행하고 있다. 현재 11개 읍·면 지역 취약계층 가정 110가구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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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0일 서면 지본마을에서 '달리는 행복24시 사랑방'에서 운영됐다. 이 마을 9988쉼터에서 주민들이 건강체조 자원봉사자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주민들이 "나는 행복하다!"라고 외치며 함박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9월 10일 서면 지본마을에서 '달리는 행복24시 사랑방'에서 운영됐다. 이 마을 9988쉼터에서 주민들이 건강체조 자원봉사자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주민들이 "나는 행복하다!"라고 외치며 함박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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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박순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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