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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순천시 가곡동에 터를 잡은 사회적기업 순천YWCA 해피락(주) 사옥. 해피락은 공공급식과 단체 도시락, 행사도시락 등 도시락 전문업체다. 해피락은 사회적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는 있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전남 순천시 가곡동에 터를 잡은 사회적기업 순천YWCA 해피락(주) 사옥. 해피락은 공공급식과 단체 도시락, 행사도시락 등 도시락 전문업체다. 해피락은 사회적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는 있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 강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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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의 가장 큰 숙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사회서비스 제공 등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려는 의지만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 양질의 일자리 유지와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가능한 일이다.

사회적 가치 실현과 영리 추구. 어느 한 쪽이 기울면 사회적기업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한 사회적기업가는 "사회적기업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늘 풀어야 하는 숙제다"라며 "정부 지원 의존도가 높은 곳일수록 재정 기반이 약해 사회적 가치는 요원한 것 같다"라며 토로했다.

많은 사회적기업이 흑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역공동체와 함께 성장해 가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맛있고 안전한 친환경 도시락으로 승부"...경쟁력·판로개척으로 성장

 해피락의 공공급식 도시락 브랜드 '행복도시락'.
 해피락의 공공급식 도시락 브랜드 '행복도시락'.
ⓒ 해피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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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2일 <오마이뉴스> 꿈틀버스 3호가 방문한 해피락(주식회사·대표 최영자)도 그 중 하나다. 전남 순천시 가곡동 한 마을에 터를 잡은 해피락은 도시락 전문 기업으로 사회적기업 성공 모델로 꼽히는 곳이다.

지난 2006년 순천YWCA가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 6호점'을 개소·운영하면서 해피락을 설립했다. 행복도시락 사업은 결식아동에게 양질의 공공급식 도시락을 제공하기 위한 사회공헌 사업으로, SK그룹 행복나눔재단이 시설비 등을 지원해 순천YWCA가 운영을 맡았다. 순천시 5개 동 주민자치센터과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하루 평균 결식아동 공공급식 도시락 90여개를 생산, 판매했다. 처음 적자 운영을 면치 못했던 해피락은 적극적인 상품 개발과 판로개척에 나서 서서히 안정을 찾아 갔다.

'공공급식 도시락'과는 별개로 교육·문화·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민단체·복지기관·아동복지센터, 학교 등 단체급식용 도시락 상품 개발을 서둘러 흑자 경영의 기반을 닦았다. 사업 초기 6000여만 원 이었던 매출 규모는 2012년 15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그만큼 지역사회에 나눌 수 있는 수익금 규모도 커지고, 사회서비스 활동도 다양해졌다.

해피락의 성장에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었을까. 이 기업만의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이나 마케팅 전략이 따로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물론 다양한 상품 개발·가격 결정, 브랜드 개발 등 전략적 판단도 주효했지만, 해피락의 경쟁력 중 하나는 기본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맛있고 안전한 친환경 도시락'으로 고객의 입맛을 잡았다. 위생 관리(HACCP, 식품위해요소 위생관리시스템) 역시 철저히 챙기며 신뢰를 쌓았다.

"주위에 '착한 일을 하는 곳이니 이용해 달라'고 하면 한 번은 산다. 그러나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재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착한 기업이나 착한 가격이라고 강조하지 않았다. 안전하고 맛있는 도시락이니 먹어 보라고 어필했다. 지역에서 나는 신선한 농산물과 천연 조미료를 사용해 안전하고 건강한 메뉴로 도시락을 채웠다. 균일한 맛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했다."

김문정(41) 해피락 본부장은 "사회적 가치에 앞서 이윤 추구만 강조해서는 안 되지만 초기에 경영 마인드가 부족해 살아남지 못한 사회적기업들이 많았다"라며 "우리는 사업 초기부터 시장 경쟁력 확보에 집중했고, 그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경영이 안정되면서 해피락은 지난 2011년 순천YWCA에서 독립해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주식회사로 전환한 이후 가곡동 사옥을 신축하고 행사·야유회·나들이 때 이용할 수 있는 행사도시락과 출장·웨딩뷔페 등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복지 사각지대 보살피는 '행복도시락'... 수익금 100% 사회환원

 현재 해피락은 지난 2006년 도시락 사업을 시작할 당시 하루 100여개에 그쳤던 공공급식과 단체급식 도시락만 2000여개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한 직원이 도시락 배달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해피락은 지난 2006년 도시락 사업을 시작할 당시 하루 100여개에 그쳤던 공공급식과 단체급식 도시락만 2000여개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한 직원이 도시락 배달을 준비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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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사업 초기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한 공공급식 도시락의 비율은 50%로 줄었다. 대신 단체 도시락·행사 도시락 매출이 늘었다. 새로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셈이다. 현재는 해피락은 결식아동 공공급식 도시락(20개 읍·면·동 1200여 명 분)과 단체 도시락(학교·유치원·지역아동센터 등 800여 명 분)만 하루 평균 2000여 개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해피락의 성장에는 정부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았다는 점과 인사관리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해피락도 지난 2008년부터 5년 동안 '사회적일자리지원사업'을 통해 인건비를 지원 받았지만 그 규모를 최소화했다. 지원 받을 수 있다고 무리하게 직원 수를 늘리지도 않았다. 연도별 '자립률' 목표를 정해, "인건비 지원이 끝난 후에도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만 지원 받았다.

직원을 채용할 때는 요리 경력이나 외식산업 경험 유무보다 사회적기업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이해, 가치관을 눈여겨 봤다. 단순히 일자리가 필요한 '직장인'이 아니라 해피락의 비전에 공감하고 함께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우리가 왜 사회적기업을 하는지, 함께 이루려고 하는 사회적 가치가 무엇이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런 부분에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동의가 없으면 '행복한 나눔이 있는 선순환 지역공동체'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이루기 어렵다." - 김문정 본부장

이런 탓인지 해피락의 이직률은 낮고 근무 연한은 길다. 정부 지원으로 채용한 직원들도 여전히 함께 일하고 있다. 다른 사회적기업와 비교해 급여수준, 후생복지 등 근로환경도 좋다.

배달팀에서 9년째 일하는 장정경(63)씨는 "현재 직원 14명 중 초창기 멤버들이 여럿이고 7, 8년 근무한 사람들이 많다"라며 "어려움이 많았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도 있고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영이 안정화되면서 해피락은 공공사업 규모와 프로그램 역시 확대해 왔다. 특히 2011년 주식회사로 전환한 이후에는 수익금의 100%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회사 정관에 '기업 이윤의 전액을 사회에 환원한다'라고 명시했다. 현재 해피락은 독거 노인과 장애인 80여 명에게 매일 무료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결식아동을 위한 나들이·문화활동·멘토링 등 정서지원 프로그램, 생활용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결식아동의 경우 한 해 평균 1300여 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3년째 매출 정체..."새로운 도전으로 돌파구 마련"

 해피락은 안전하고 맛있는 식단과 브랜드를 끊임없이 개발, 시장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매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맛있고 믿을 수 있는 도시락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어,  2012년 매출 규모 15억원 달성했다. 사진은 해피락 홍보에 활용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해피락 직원들의 모습이다.
 해피락은 안전하고 맛있는 식단과 브랜드를 끊임없이 개발, 시장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매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맛있고 믿을 수 있는 도시락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어, 2012년 매출 규모 15억원 달성했다. 사진은 해피락 홍보에 활용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해피락 직원들의 모습이다.
ⓒ 해피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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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익 전 '사회적기업활성화 전남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해피락의 '사회적 성장' 배경을 '공공성 실현 의지와 확고한 경영 마인드의 조화'에서 찾았다.

그는 "사회적 가치 실현이 본래의 목적이지만 경쟁력이 없다면 공공성을 실현하는데 한계가 있다"라며 "시장경쟁력 확보와 이윤창출을 위한 경영 마인드와 사회적 가치실현을 위한 사회환원, 두 가치의 건강한 긴장 관계가 해피락의 비결인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해피락은 지난 2008년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인증 이후 고용노동부 장관(2회)과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고, 지난해에는 전라남도 선도형 사회적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성공한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김문정 본부장은 "성공했다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라고 되받는다.

2012년 그 동안 모아 온 적립금과 은행대출금으로 사옥을 신축하고 사업을 확장했지만 성장세가 정체됐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최근 경기 침체와 외식산업 시장의 변화, 해피락의 경쟁력과 사업 다변화 등을 그 어느 때보다 세심히 살피고 있다.

"현재의 사업 모델로 끝까지 갈 수 있을까, 우리 전문성을 살릴 파생 사업은 무엇일까, 식품 등 먹거리 사업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다."

김 본부장은 "기업도 성장 주기가 있다. 제일 큰 걱정은 2012년 이후 3년째 매출이 15억 원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라며 "성장보다 정체돼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내년 창립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을 준비 중이다"라며 "새로운 도전과 도약의 계기를 만들어 사회적기업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2006년 행복도시락에서 자원봉사하다 해피락에 눌러 앉았다"는 장정경씨는 "방문 배달을 하다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본다. 그 사연을 알게 되면 안타깝고 눈에 밟힌다"라며 "우리가 더 많은 이들을 도움을 주는 회사로 성장해 가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해피락은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된 결식이웃을  발굴해 하루 평균 무료 도시락 80여개를 제공하고 있다.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안타까운 사연을 대면하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회복지기관 등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직접 나서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ㄷ.(자료사진)
 해피락은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된 결식이웃을 발굴해 하루 평균 무료 도시락 80여개를 제공하고 있다.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안타까운 사연을 대면하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회복지기관 등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직접 나서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ㄷ.(자료사진)
ⓒ 해피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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