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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의 유네스코 분담금 삭감 및 중단 검토 발언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의 유네스코 분담금 삭감 및 중단 검토 발언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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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대학살 문건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외교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일본은 유네스코가 중국의 요청에 따라 난징대학살 문건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유네스코 분담금을 삭감하거나 중단하는 방안을 공식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13일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회견에서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 심사 과정이 불투명하다"라며 "(일본으로서는) 중국 정부가 제출한 자료의 진위 여부도 검증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과 중국의 역사적 견해가 전혀 다른 사안의 자료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은 중립을 지켜야 할 국제기구로서 문제가 있다"라며 "세계기록유산 제도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스가 장관은 "유네스코 지원금의 지불 정지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재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공식 석상에서 유네스코 분담금 지원 중단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의 작년 기준으로 37억 엔(약 352억 원)의 유네스코 분담금을 지원했다. 이는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며, 유네스코 연간 예산의 약 11%에 해당한다. 유네스코로서는 일본이 분담금 중단 압박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중국 "일본의 유네스코 위협 충격적"

중국은 일본의 유네스코 압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회견에서 "일본의 노골적인 유네스코 위협은 충격적이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항의했다.

화 대변인은 "난징대학살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 군국주의가 저지른 범죄이며, 국제사회가 공인하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중국이 제출한 자료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의 심사 기준에 부합하고 등재 절차도 적법하게 진행됐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이 유네스코 분담금을 줄이겠다고 위협할 수는 있어도, 역사의 오점까지 지울 수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들의 검은 얼룩을 지우려고 덧칠할수록 오히려 더 검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중국은 '난징대학살 문건'(Documents of Nanjing Massacre)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으나, 함께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자료 : 성노예'(Archives about "Comfort Women" : the Sex Slaves for Imperial Japanese Troops)는 보류 판정을 받았다.

전날 중국 정부는 "유네스코가 위안부 자료 등재를 보류하며 다른 위안부 피해국과의 공동 신청을 장려했다"라며 한국 등과 공조하여 다음 회의가 열리는 2017년 재신청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으로서는 난징대학살 문건 등재를 구실로 반발하고 있으나, 사실상 일본군 위안부 자료의 등재를 저지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무릅쓰고 유네스코 분담금까지 거론하며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태그:#유네스코, #난징대학살, #세계기록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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