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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가족협의회는 최근 단원고등학교 2학년 교실(명예 3학년) 10개를 추모공간으로 보존하고, 이에 따른 부족한 교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동 증축 방안 등을 경기도교육청에 건의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단원고와 재학생 학부모 등과 합의를 이뤄내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문제 해결을 위한 안산시민대책위원회는 13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교육청과 이재정 교육감이 단원고 교실 존치문제를 해결하라"며 단원고 교실 보존을 촉구하고 나섰다.

13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세월호 문제 해결을 위한 안산시민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에 이어 도교육청도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 교육청과 이재정 교육감이 단원고 교실 존치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 '단원고 교실존치 문제 해결하라' 13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세월호 문제 해결을 위한 안산시민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에 이어 도교육청도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 교육청과 이재정 교육감이 단원고 교실 존치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 박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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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대책위 관계자 20여 명이 참가한 이날 회견은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묵념에 이어 릴레이 '촉구발언', 기자회견문 낭독 순으로 이어졌다.

"이재정 교육감은 세월호 참사를 잘 해결하라는 하늘의 명령을 받고 당선됐으나 현실은 참담하다. 현재 세월호 참사의 원형이 사라지고 있다. 배는 가라앉은 데다 학교 교실마저 존폐 위기에 처해 참사를 기억할 장소와 공간이 사라지고 있다. 원형이 없이 안전한 사회는 결코 오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의 잘못을 교육감마저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 경창수(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단원고 교실을 직접 보지 않고 세월호 참사를 얘기할 수 없다. 엄마들은 4월 16일 이후 가만있으라는 교육이 아니라 416을 교훈으로 삼는 교육이 되지 않는다면 우리 아이들이 계속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416 이전과 이후의 교육은 달라져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단원고에서 기억을 지우고 가만있으라는 교육을 또다시 되풀이하겠다는 말인가."
- 정세경(엄마의 노란손수건 공동대표)

"삼풍백화점 참사 터에 지금 주상복합 아파트가 세워져있다. 대형 참사는 계속 이어지고 있고. 결국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의 문제다. 단원고 교실존치 여부에 앞서 먼저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교육을 바꿀 것인가를 논의하는 게 순서인데 현실은 어긋나고 있다. 이 교육감은 정치인이 아니라 교육자로서 이 문제를 바라보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 강소영(안산새사회연대 일:다 사무국장)

"단원고 교실 존치 문제를 안산만의 문제, 지역 주민의 문제로 치부하고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정의와 책임을 회피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이 교육감은 교실 문제를 당사자 간의 문제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정의가 무엇이고, 어떻게 정의를 세울 것인지의 문제로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 김해정(안산여성노동자회 회장)

"경기도 교육청, 박근혜 정부처럼 골든타임 놓쳐"

세월호 문제 해결을 위한 안산시민대책위원회가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동안 도교육청 외벽에 게시된 ‘(세월호 참사를)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세월호 문제 해결을 위한 안산시민대책위원회가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동안 도교육청 외벽에 게시된 ‘(세월호 참사를)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 박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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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대책위는 이날 발표한 회견문에서 "아이들을 구할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박근혜 정부에 이어 도교육청도 단원고 정상화와 안산 공동체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며 "지금 단원고 교실 존치문제를 대하는 도교육청과 교육감의 대응은 흡사 세월호 침몰 당시 대통령과 정부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단원고내 추모관 설립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교실 문제가 이슈가 될 것으로 예견됐었다"면서 "하지만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을 조율할 시간을 그냥 보내 버리고 8월에 와서야 단원고 대책 특별위원회가 열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충분한 조율과 협의의 시간과 절차가 보장되지 않다 보니 세월호 유가족들과 재학생 부모 사이의 갈등으로 비화되기에 이르렀다"며 "'당사자 간의 합의를 존중한다'라는 교육감의 입장은 결국 당사자들 간의 싸움을 통한 문제 해결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대책위는 촉구문을 통해 '교실 문제로 유가족과 재학생 부모들과의 갈등이 시작된다면, 재학생 학부모들이 유가족을 가장 가까이에서 위로하고 참사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했던 이웃이라는 점을 볼 때 지역 공동체의 심각한 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대책위는 "지금은 공식적인 권한과 책임이 있는 교육감이 이 문제에 뛰어들어 모든 비난과 불편을 감수하며 풀어야 한다"며 "교육의 수장이 본인의 모든 것을 걸고 단원고 교실 문제에 뛰어들어 교육 행정을 진두지휘하며 재정적, 절차적,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어 "교육감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이 있을 때 교실 문제는 해결될 것이고, 단원고는 우리 아이를 보내고 싶은 학교가 될 것이며 안산 공동체는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이 교육감을 면담하고 서한을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일정 문제로 15일 면담하기로 했다.

한편 안산대책위는 14일부터 도교육청 앞에서 피켓시위를 매일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4·16 연대와 경기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단원고 교실 존치를 위한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태그:#단원고 2학년 교실 존치 , #단원고 명예 3학년 교실, #세월호문제해결을위한안산시민대책위원회, #이재정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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