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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군인들의 총구를 막아서는 호통치는 팔레스타인 노인의 영상을 소개하는 영국 <인디펜던트> 갈무리.
 이스라엘 군인들의 총구를 막아서는 호통치는 팔레스타인 노인의 영상을 소개하는 영국 <인디펜던트> 갈무리.
ⓒ 인디펜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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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의 한 노인이 맨몸으로 이스라엘 군인들의 총구를 막아서며 전 세계에 경종을 울렸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12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헤브론에서 팔레스타인 소년들에게 총을 겨누는 이스라엘 군인들을 막아서고 호통을 치는 한 팔레스타인 노인의 영상을 전했다.

영상에 따르면 이 노인은 팔레스타인 소년들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이스라엘 군인들을 막아서고 총구를 움켜쥐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물러서지 않으면 발포하겠다"라고 위협했지만, 노인은 오히려 호통을 치며 가까이 다가섰다.

"아이들을 향해 총을 겨누지 마라. 부끄럽지도 않은가? 아이들을 체포를 하더라도 총은 쏘지 마라. 오늘도 두 명이나 땅에 묻었다. 당신들도 인간이지 않은가? 개인가? 돼지인가?"

노인의 진심어린 호통에 이스라엘 군인들도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노인을 향해 몇 차례 위협사격까지 가하고 거칠게 밀쳤으나 전혀 물러서지 않자 결국 이스라엘 군인들은 총구를 내리고 노인의 호통을 묵묵히 지켜봤다.

그러나 호통을 치던 노인은 갑자기 가슴을 쥐고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당시 노인과 군인들의 대치를 카메라에 담고 있던 외신 기자들이 몰려와 노인을 부축해 병원으로 옮기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65세 노인 할릴 "팔레스타인의 저항 보여준 것"


올해 65세의 이 노인은 지야드 아부 할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쓰러질 때 약간의 타박상을 입었지만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응급 치료를 받고 무사히 퇴원했다.

할릴은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내가 보여준 행동은 즉흥적인 것이 아니었다"라며 "나의 고향을 점령하려는 이스라엘을 향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아직도 저항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10명의 자녀를 두고 있던 할릴은 지난 1991년 병을 앓고 있던 세 살 배기 아들을 병원으로 데려가려고 했으나 이스라엘 군인들이 통행을 금지하면서 결국 아들을 잃고 말았던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성인이 된 다른 6명의 아들도 이스라엘을 상대로 무력 항쟁을 벌이다 모두 투옥된 상태다. 그는 "이스라엘은 우리의 육체와 피를 모두 가져갈 수 있지만, 우리의 결의를 중단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 충돌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날도 팔레스타인 소년 2명이 이스라엘 군인의 총에 맞아 숨졌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임신부와 두 살배기 딸이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청년들도 이스라엘 민간인을 흉기로 공격하며 보복에 나서는 등 사태가 악화되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양측 수반에 전화를 걸어 자제를 촉구했다. 국제 사회도 우려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태그:#팔레스타인, #이스라엘, #가자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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