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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건축 문화제 행사를 위해 지어진 임시 전시장이 성공회 서울 대성당의 모습을 막아서고 있다.
 서울 건축 문화제 행사를 위해 지어진 임시 전시장이 성공회 서울 대성당의 모습을 막아서고 있다.
ⓒ 김경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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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건축 문화제 행사를 위해 지어진 임시 전시장이 성공회 서울 대성당의 모습을 막아서고 있다.
 서울 건축 문화제 행사를 위해 지어진 임시 전시장이 성공회 서울 대성당의 모습을 막아서고 있다.
ⓒ 김경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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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게 뭐야. 지난번 왔을 땐 보기 좋았었는데..."

12일 오전 서울시청 옆 도로를 지나던 시민 김아무개(55, 은평구 녹번동)씨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건너편 성공회 서울 대성당 앞에 지난달만 해도 없었던 건물이 새로 생긴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8일부터 한 달간 제6회 서울건축문화제를 열면서 성당 앞 공터에 임시전시장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 건축상 수상작 ▲ 올해의건축가(2014) 조성룡전 ▲ 제6회 대학생아이디어 공모전 ▲ 한강건축상상전 등 7개 주제의 전시와 메타시티2, 건축비디오자료전, 메데인의 도시건축전 등 10개 주제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문제는 왜 하필 이곳에 전시장을 지었느냐는 것이다.

이 자리는 옛 국세청 남대문 별관 건물이 있던 곳이다. 애초 덕수궁의 일부였던 이 건물 터는 일제강점기인 지난 1937년 조선체신사업회관이란 이름으로 지어졌으나, 서울시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서울 역사회복 프로젝트의 하나로 '일제의 잔재'임을 강조하며 건물을 헐어 버렸다.

지난 8월 20일 건물 철거작업이 끝나고 국세청 별관 건물이 가리고 있던 이국적인 풍취의 성공회 성당 건물이 자태를 드러냈다. 그러자 시민들은 "서울에 이렇게 아름다운 건물이 있었는지 몰랐다", "마치 유럽에 온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8월 옛 국세청 별관이 철거되고 성공회 서울 대성당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8월 옛 국세청 별관이 철거되고 성공회 서울 대성당이 모습을 드러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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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놓은 점수 스스로 잃어버리는 서울시

그러나 건축문화제를 위해 임시 건물이 설치되자 성당 건물은 상당 부분이 다시 가려졌다. 이럴 거면 뭐하러 옛 국세청 건물을 철거했느냐는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회사원 박아무개(33)씨는 "평소 역사성 있는 건물을 철거하는 것에 반대했지만, 모습을 드러낸 성당 건물을 보고 허물길 잘했구나 생각했었다"며 "그런데 이런 임시 건물을 세워 성당 모습을 다시 막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무원 정아무개(35)씨는 "시청 건물 1층 전시장이나 지하 시민청, 혹은 DDP 등 기존 건물을 활용할 수 있었을 텐데, 굳이 저 자리에다 임시 건물을 지어 따놓은 점수를 스스로 잃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허탈해 했다.

이 행사를 주관한 서울시 건축기획과 관계자는 "행사를 다른 곳에서 할 수도 있었지만, 작년에는 DDP에서 진행했고, 올해는 주제가 '도시재생'이다 보니 가설건축물을 지어 행사하고 끝난 뒤 다른 곳으로 옮겨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너무 나쁘게만 보는 것 같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태그:#서울건축문화제, #성공회서울대성당, #국세청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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