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훈남 미소'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사옥에서 열린 월화드라마<육룡이 나르샤>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유아인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유아인 '훈남 미소'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사옥에서 열린 월화드라마<육룡이 나르샤>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유아인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이희훈


2015년은 배우 유아인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입대를 앞두고 선택한 작품 속에서 유아인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단숨에 대세 배우가 됐다. 무려 1300만을 넘은 <베테랑>에 이어 600만 관객을 넘어선 <사도>, 그리고 첫 회부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두 자리 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까지. 유아인은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업그레이드시키며 '대체 불가 배우'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고 있다. <사도>에 함께 출연한 송강호마저 '유아인에 묻어가고 싶다'는 진담 섞인 농담을 던질 정도니 유아인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는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방영 전부터 <육룡이 나르샤>는 화제성이 짙었다. 이미 영화로 2연타석 홈런을 친 유아인의 출연은 이 드라마에 쏟아지는 관심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예상대로 <육룡이 나르샤>는 강했다. <대장금>, <선덕여왕>, <뿌리 깊은 나무> 등을 쓴 작가진에 김명민, 유아인, 변요한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육룡이 나르샤>는 첫 회에 이어 2회에서도 12%를 넘기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삼연타석 홈런이 거의 확실시되는 유아인의 성공가도에는 유아인의 치열하고 치밀한 전략이 숨어있다. <베테랑>부터 <육룡이 나르샤>까지 유아인의 선택은 평범하지 않다. 20대 남자배우들은 주로 로맨틱 코미디 등에서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역할을 맡으며 그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그러나 유아인이 맡은 역할들을 상기해보자.

<베테랑>에서는 다른 인간의 생명조차 한낱 오락거리로밖에 생각지 않는 타락한 재벌 3세였다. <사도>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을 주체할 수 없는 아들인 동시에 뒤주에 갇혀 생을 마감하는 역할이었다. <육룡이 나르샤>에서도 이방원을 연기하며 정치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한다. 복잡한 사연과 심정을 지니고, 때로는 잔인하고, 때로는 불안하며, 때로는 카리스마 넘친다. 이런 폭넓은 연기력을 가지고 있는 20대 배우는 흔치 않다.

 작품 속 유아인의 모습. (왼쪽부터) 영화 <베테랑>의 조태오, 영화 <사도>의 사도세자,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이방원.

작품 속 유아인의 모습. (왼쪽부터) 영화 <베테랑>의 조태오, 영화 <사도>의 사도세자,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이방원. ⓒ CJ, 쇼박스, SBS


그리고 또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유아인 혼자만의 원맨쇼가 아니라는 점이다. <베테랑>에서는 황정민이, <사도>에서는 송강호가,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김명민이라는 연기파 배우들이 유아인과 합을 맞췄다. 유아인은 그 속에서 조화를 이뤄내며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낼 뿐이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이 과정 속에서 가장 빛나고 시선이 가는 것이 바로 유아인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유아인이 그 속에서 그 인물을 제대로 표현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평범하지 않은 역할을 맡으면서 그 역할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자신의 역량을 펼쳐보이는 것은 대단한 재능이다. 그 재능이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대중의 뇌리 속에 각인된다는 것은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이 돋보이려는 연기가 아니라 그가 맡은 인물을 돋보이게 하는 연기는 오래 잔상이 남는다. 유아인은 뛰어난 상대 배우들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자신이 맡은 인물들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그가 함께 출연한 연기파 배우들, 이를테면 황정민이나 송강호에게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보인 것만으로도 그의 역량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는 평범하지 않은 길을 택했다. 자신이 원탑이어야 한다는 자만함도 없다. 그 자리를 자신이 맡은 바를 다 하는 성실함과 재능이라는 자존심으로 채웠다. 그러자 오히려 대중의 사랑을 획득하고 있다. 유아인은 결국 욕심을 내려놓고 배우가 됨으로써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맞본 것이다.

뻔하디 뻔한 한류스타 공식이 아니라, 연기자는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기본에 충실한 까닭에 유아인은 삼연타석 홈런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의 유일한 아쉬움은 군입대 뿐이다. 그러나 그가 두려울 것이 없는 것은 그가 이미 훌륭한 연기자로 성장했기 때문일 것이다. 인기는 부침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가 보여주는 연기는 단순한 스타가 아니라 진정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게 하는 강력한 무기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유아인 육룡이 나르샤 베테랑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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