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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에 국편이 만든 중학교 <국사> 국정교과서의 184쪽 내용.
 1982년에 국편이 만든 중학교 <국사> 국정교과서의 184쪽 내용.
ⓒ 국사편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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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공산군의 남침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정부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를 구성한 뒤, 과감한 개혁을 추진했다. …그 후, 국민 투표로 확정된 새 헌법에 따라 당선된 전두환 대통령이 취임하여 제5공화국이 출범하였다.(1981년)"

11일, 1982년도에 나온 고교<국사> 국정교과서를 살펴봤더니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일으킨 12.12 정변과 광주학살은 이렇게 미화되었다. 이 교과서를 만든 곳은 국사편찬위원회(국편)였다. 연구진 가운데 한 명은 당시 고려대 교수였던 김정배 현 국편위원장인 사실도 새로 확인됐다.

국편의 국정교과서, 전두환 정부를 민주정부로 추켜세우기

현 정부는 '균형 잡힌 교과서를 만들라'면서 오는 2017년부터 배포할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 제작을 국편에 맡길 예정이다.

1982년에 나온 교과서는 176쪽 '민주 복지 국가로의 지향'이란 글에서 전두환 정부를 다음처럼 '민주정부'로 추켜세웠다.

"제5공화국은 정의로운 사회의 구현과 민주 복지 국가로의 발전을 지향하고, 민족의 분단을 종식시키며, 조국의 평화적인 통일을 이룩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 또, 국제무대에서의 대한민국의 국제적 지위를 확고하게 부각시킬 제반 외교적 정책을 강력히 펴 나가고 있다."

같은 해 나온 중학교 <국사> 검정교과서는 '전두환 정부 찬양'이 한 발 더 나아간다. 이 교과서 역시 국편이 만들었다.

이 교과서는 '제5공화국'이란 글에서 "(국보위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사회의 안정을 좀먹던 불안 요소를 제거하면서 사회 정화를 이룩하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수많은 국민을 탈법적으로 감금하고 살해한 삼청교육대 등을 미화한 것이다.

이어 전두환 정부에 대해서는 다음처럼 "절대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국보위의) 개혁은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고, 정치, 사회 질서가 바로잡혀 갔다. 그리하여, 새 헌법에 의한 선거를 통해 당선된 전두환 대통령이 취임하여 제5공화국이 출범하였다(1981)."(184쪽)

체육관 선거 또한 '새 헌법에 의한 선거'로 치장됐다. 이어 교과서는 "제5공화국은, 성실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정의 사회 구현과 민주 복지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여 새로운 역사의 창조에 나서게 되었다"고 칭송했다.

이 같은 국정교과서 연구진 가운데 한 명은 현 국편위원장인 김정배 당시 고려대 교수였다. 이런 김 위원장은 33년만에 국정교과서 제작 책임자로 승급하게 됐다.

1982년에 나온 국정교과서인 중학교<국사>에 실려있는 연구진 이름.
 1982년에 나온 국정교과서인 중학교<국사>에 실려있는 연구진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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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배 국편위원장, 연구진에서 33년만에 책임자로 승급

국편은 1970년대에 나온 국정 중고교 <역사>도 만들었다. 박정희 정부는 1974년부터 중고교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돌려세웠다.

1979년에 나온 고교 <역사> 교과서를 보면 "군부의 박정희 장군을 중심으로 하여 일어난 혁명군은... 6개조의 혁명공약을 발표하여 그 이념과 당면과제를 제시하였다"(297쪽)고 서술했다.

하지만 이 교과서에는 역사 조작도 포함돼 있었다. 같은 부분에 '혁명공약' 6개조를 소개했는데 그 가운데 제6조를 엉뚱한 내용으로 다음처럼 바꿔치기 해놓은 것이다.

"6. 이와 같은 우리의 과업을 조속히 성취하고 새로운 민주 공화국의 굳건한 토대를 이룩하기 위하여, 우리는 몸과 마음을 바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한다."

하지만 조작되기 전 원래 내용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6. 이와 같은 우리의 과업이 성취되면 참신하고도 양심적인 정치인들에게 언제든지 정권을 이양하고 우리들 본연의 임무에 복귀할 준비를 한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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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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