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프로야구 포스트시즌(PS) 생애 첫 타석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린 두산 베어스 외야수 박건우(25)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아직도 내가 뭘 했는지 모르겠다"며 얼떨떨해했다. 하지만 그는 곧 "기분좋다"며 살포시 웃었다.

박건우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서 3-3으로 맞선 10회말 대타로 나서 짜릿한 끝내기 안타를 때려 두산에 4-3 승리를 안겼다.

1사 후 최주환이 넥센 투수 김택형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고 밥상을 차려주자 오재일 타석에서 대타로 출전한 박건우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천금같은 적시타를 날렸다.

포스트시즌에서 '대타' 끝내기 안타가 나온 것은 통산 두 번째이며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처음이다.

외야수 정수빈, 내야수 허경민 등과 입단 동기인 박건우는 프로 7년 차이지만 '가을야구'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첫 타석에서 '기분좋은 사고'를 쳤다.

박건우는 "김택형의 직구가 좋아 빠른 공을 노리고 들어갔는데 오른손 타자이다 보니 바깥에서 몸쪽으로 들어오는 타이밍이 잘 맞아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고 짜릿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6회 정도부터 계속 준비하라고 하셨다"면서 "계속 기회가 없어 '오늘은 안 나가는구나' 싶었다. 데이빈슨 로메로가 나갈 줄 알았는데 투수 앤서니 스와잭이 계투로 나선 때문에 내게 기회가 왔다"고 털어놓았다.

두산은 이날 선발투수로 더스틴 니퍼트를 내보내고, 스와잭을 8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려 한 경기에서 쓸 수 있는 외국인선수 두 명을 모두 활용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조차도 경기에 몰두한 나머지 애초 로메로를 대타로 내보내려다가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박건우에게 기회를 줬다고 한다.

박건우는 야수 자원이 풍부한 두산에서도 기대를 모으는 외야수 중 하나다. 올 시즌 7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2(158타수 54안타)에 5홈런 26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재능있는 선수다.

하지만 그동안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데다 잔부상도 많았다.

그는 입단 동기인 정수빈과 허경민이 주축 선수로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정수빈과 허경민은 이날도 두산의 1,2번 테이블세터로 선발 출전했다.

박건우는 동기들을 부러워했다. 그러면서 늘 격려해주는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는 정수빈이 함께했다. 박건우는 "오늘도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수빈이가 '네가 할 수 있다. 끝내고 와라'라고 해줘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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