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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황유미씨 아버지, 몸이 불편한 한혜경(삼성 LCD 뇌종양 피해자)씨와 어머니도 노숙했다. 절박한 심성으로 삼성은 더이상 피해자들을 우롱하지 말라고 온몸으로 외치고 있다.
▲ 삼성본관 앞, 삼성의 진정어린 사회적 대화를 요구하며 농성 시작 고 황유미씨 아버지, 몸이 불편한 한혜경(삼성 LCD 뇌종양 피해자)씨와 어머니도 노숙했다. 절박한 심성으로 삼성은 더이상 피해자들을 우롱하지 말라고 온몸으로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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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과 맛집으로 발랄한 서울 강남역, 그것도 많은 이들이 취업하고 싶어 하는 번쩍이는 삼성본관 앞에 삼성직업병 피해자와 반올림이 자리를 깔았다. 삼성 직업병 문제를 지속적으로 알려온 반올림은 2013년부터 삼성과 진행해온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판단, 농성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7일 강남역 8번 출구에서는 삼성직업병 피해자 이어말하기가 열렸다. 반올림 교섭단도 그 자리에 함께 했다.

반올림 교섭단이 7일 조정위원회를 다녀와 삼성의 보상위원회의 실체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이어말하기에 참여하고 있는 반올림 교섭단 반올림 교섭단이 7일 조정위원회를 다녀와 삼성의 보상위원회의 실체에 대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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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정옥(반올림 교섭단 간사): "오늘 삼성이 조정위원회에 와서 "보상위원회는 내부 자문기구다. 자문 받은 의견을 가지고 신청한 피해자들을 한명 한명 찾아가서 협상하고 합의서가 나오는 거다"라고 하더라구요."

손진우(사회자): "사회적 대화인 조정에 와서 삼성이 개별 합의를 얘기하다니요? 예상은 했지만 너무 하네요!"

작년 5월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가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사회적인 대화에 임하겠다고 한 말은 무엇이었을까. 삼성의 기만적인 행보에 마음을 다친 반올림 활동가들과 삼성 LCD에서 일하다 뇌종양으로 몸이 불편한 혜경씨와 그의 어머니, 벌써 8년째 싸움 중인 황상기님은 분노를 삭히지 못하고 강남 한복판에서 하얗게 밤을 새웠다.

황상기님(영화 <또하나의 약속> 실제 주인공, 삼성 백혈병 피해자 고 황유미 아버지): "삼성은 조정위가 내놓은 안에 대해서 어떠한 답변도 준비해 오지 않았습니다. 삼성에서 반복해서 하는 말은 '조정을 보류하자'였습니다. 일방적으로 만든 보상위원회, 보상에 집중해야 해서 조정할 시간이 없다 했습니다."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던 23살의 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뒤 진실 규명이 시작됐다. 아버지 황상기씨는 노동안전, 인권활동가, 의사, 변호사와 함께 반올림을 꾸렸다. 그리고 근로복지공단으로 법원을 뛰어다니다 작년에서야 딸의 죽음이 산재임을 밝혀냈다. 그 후 삼성에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했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라고 외쳤다. 그랬던 그가 지금 삼성 본관 앞에 자리를 잡고 불통의 삼성 교섭단 교체하라며, 사회적 대화에 진심으로 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직업병 피해자들의 이어말하기는 9월 21일(월)부터 강남역 8번 출구에서 계속되고 있다.
▲ 삼성의 중심에서 '나를 말하다' 삼성직업병 피해자들의 이어말하기는 9월 21일(월)부터 강남역 8번 출구에서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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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가족대책위(줄여 가대위) 일부를 이유로 들며 피해자들이 원하니, 빠른 보상을 해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보상위원회를 꾸렸다. 하지만 반올림과 삼성직업병 피해자들은 이를 사회적 합의를 통한 보상이 아니라 개개인 별로 돈을 주어 이 문제를 덮으려는 삼성의 꼼수라고 주장한다. 결국 지난 9월 21일부터 삼성본관 앞에서 이어말하기를 진행하고 있다.

김희진(가명, 삼성반도체 갑상선암과 상피내암, 뇌수막염, 류마티즘 아들 선천성 거대결장애)님은 반짝이는 삼성 건물을 쳐다보던 열심히 일하다 잃은 자신의 건강과 고통 받고 있는 아들을 생각하며 울분을 토했다.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던 동생이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윤은진님 언니도 반올림을 통해 개인적인 질병이 아님을 알았다고 삼성의 책임을 물었다. 고 황유미씨와 같은 일을 했던 이혜정님은 전신경화증으로 점점 자신의 몸이 굳어 간다고 더 이상 자신과 같은 병이 안 걸리길 바랐다.

전신홍반성루프스로 투병 중인 구성애님은 1000억 원 기부가 그리 대단하냐며 예방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감시 감독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성배님은 지금 대화하다 혼자서 '잘 해결됐다' 하면 되는 거냐며 삼성의 어이없는 태도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 LCD에서 일한 지 3개월만에 재생불량성빈혈에 걸려 13년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윤슬기님의 어머니는 삼성이 그토록 홍보하는 보상위원회에 내 딸은 포함도 안 된다며, 가대위는 200여 명의 피해자를 결코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발성 경화증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김미선님은 모든 피해자에게 충분하게 보상해야 한다고, 삼성은 사회적 대화를 똑바로 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반올림은 삼성의 진정성 있는 사회적 대화를 촉구하며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불통의 삼성 교섭단의 교체를 요구하고, 삼성의 사회적 대화에 빠른 시일 내에 진정성 있게 나서라는 것이다.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 어르신과 한혜경, 김시녀 어머니는 강남역 8번 출구 삼성 본관 앞에서 밤을 새며 삼성 직업병 문제를 알리고 있다.

삼성이 삼성직업병 문제 해결에 올바로 나설때까지 삼성직업병 피해자 이어말하지는 계속된다.
▲ 삼성직업병 피해자 이어말하기는 24시간, 매일 이어져 삼성이 삼성직업병 문제 해결에 올바로 나설때까지 삼성직업병 피해자 이어말하지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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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권영은 시민기자는 반올림 상임활동가입니다.



태그:#삼성직업병, #반올림, #조정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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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황상기 씨의 제보로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이후, 전자산업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시민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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