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프리미어리그(EPL) 맨시티 소속의 케빈 데 브루잉(Kevin De Bruyne)은 골이면 골, 패스면 패스로 유명한 선수다. 특히 지난 시즌 볼프스부르크에서 활약했던 데 브루잉은 45경기 15골 25도움을 기록하며 분데스리가 올해의 선수의 영예를 안았다.
케빈 데 브루잉은 국내축구 팬들에게 개성 있는 캐릭터로 이름을 알린 지 오래다. 이름의 이니셜 앞글자인 K, D, B를 한글로 쉽게 표현하여 주로 '김덕배'로 불린다.
2012년 첼시에서의 실패를 기억하는 듯, 2015년 맨시티에서 데 브루잉은 다르다. 더욱더 날카로운 패스와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자타공인 맨시티 에이스 다비드 실바의 빈자리가 무색할 정도다. 이대로라면 실바의 짝꿍이 나스리가 아니라 데 브루잉이 될 가능성도 크다. 나스리에게 부족했던 공격진에서의 날카로움과 정확성을 바로 데 브루잉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비드 실바의 대체자이자 짝꿍으로 거듭날 자원 데 브루잉과 다비드 실바가 만났을 때, 맨시티의 득점포는 끊이질 않았다. 지난 3일 뉴캐슬과의 리그 경기에서 6-1 대승을 거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이 경기에서 페예그리니 감독이 그토록 원했던 2선이 완성될 수 있었다. 바로 왼쪽에 스털링, 중앙에 다비드 실바, 오른쪽에 데 브루잉이다.
다비드 실바는 부상에서 복귀하자마자 2도움으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여기서 실바의 짝꿍으로 나왔던 데 브루잉도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다비드 실바-데 브루잉 조합이 총 5개의 공격 포인트를 만들어낸 것이다. 공격포인트 뿐만 아니라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크로스와 패스를 반복했다. 뉴캐슬을 시종일관 괴롭히는 것에 다비드 실바와 데 브루잉 2명이면 충분했다.
맨시티의 페예그리니 감독은 4-2-3-1의 스쿼드를 자주 활용한다. 여기서 데 브루잉은 3, 즉 2선 어디에나 위치할 수 있다. 그만큼 전술적인 활용도가 매우 높은 선수이다. 다비드 실바도 동일하다. 닮은 듯, 다른 두 선수의 조합이 앞으로 더욱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맨시티 오른쪽 공격의 화룡정점이 될 수 있다보통 축구에서 상대팀의 선수진은 중앙에 빽빽하게 밀집해있는다.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수비 방법이다. 그렇다면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중앙을 기점으로 하여 양쪽 측면으로 빠르게 공격을 전환시켜야 한다. 그래야 상대팀의 중앙에 빈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것을 그라운드에서 잘 구현해내는 팀이 골을 넣을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맨시티는 특히 왼쪽에서의 공격이 활발하다. 콜라로프-다비드 실바-스털링의 호흡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부터 두각을 보인 이 조합은 현재 맨시티의 주된 공격 루트가 되고 있다. 반대편인 오른쪽에서는 주로 나바스가 배치됐었다. 나바스는 직선적인 돌파 이후에 크로스를 즐겨하는 선수다. 공격에 대한 정확도나 위력이 세밀한 패스로 만들어가는 왼쪽보다 낮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왼쪽에 치우쳐져 있는 공격을 오른쪽으로도 분산시킬 필요성이 있는 맨시티였다.
이러한 부분을 바로 데 브루잉이 점차 해결하고 있다. 오른쪽에서도 사발레타-다비드 실바-데 브루잉 조합이 맨시티의 공격력을 더욱더 강하게 하고 있다. 데 브루잉은 나바스에 비해 패스 능력과 골 감각이 좋다. 이것을 활용한다면 오른쪽 측면에서도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에 이은 기회 창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사발레타의 폭발적인 오버래핑이 더해진다면 맨시티의 양쪽 측면에서의 공격력은 극대화 될 것이다.
첼시는 휘청이고, 맨유가 치고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맨유는 아직도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데 브루잉의 가세로 더욱더 강해진 맨시티. 다시 리그 우승의 도화선에 불을 지필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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