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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난민 소녀를 비하하는 삽화를 올린 일본 극우 만화가 하스미 도시코의 페이스북 계정 갈무리.
 시리아 난민 소녀를 비하하는 삽화를 올린 일본 극우 만화가 하스미 도시코의 페이스북 계정 갈무리.
ⓒ 하스미 도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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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우 만화가 하스미 도시코가 그린 '세이브 더 칠드런'의 시리아 난민 소녀 원본 사진.
 일본 극우 만화가 하스미 도시코가 그린 '세이브 더 칠드런'의 시리아 난민 소녀 원본 사진.
ⓒ 세이브 더 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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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극우 만화가가 시리아 난민을 비하하는 삽화를 올렸다가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8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여성 만화가 하스미 도시코는 지난달 초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리아 난민 소녀를 그린 삽화를 올렸다. 국제구호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의 사진가 조너선 하임스가 시리아 국경 인근 레바논 난민 캠프에서 찍은 6살 소녀의 사진이 삽화의 원본이다.

그러나 하스미는 쓸쓸하고 처연한 소녀의 눈빛을 날카롭고 이기적으로 바꿔 그렸다. 그리고 삽화에 "안전하게 살고 싶다. 청결한 삶을 살고 싶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 자유롭게 놀고 싶다. 사치하고 싶다. 노력하지 않고 마음대로 살고 싶다. 그렇다, 난민이 되자"라는 글을 넣었다.

한창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마음껏 뛰어놀아야 할 어린 나이에 전쟁과 가난을 피해 목숨을 걸고 고향을 탈출한 6살 소녀의 사진을 자의적으로 왜곡하여 조롱한 것이다. 하스미는 이전에도 종군 위안부와 박근혜 대통령을 비하하는 삽화를 올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하스미가 왜곡한 시리아 난민 소녀의 삽화에 일본의 극우 성향 누리꾼들이 지지 여론을 보내자, 국제사회에서 비난이 쏟아졌고 일본에서도 '국가적 망신'이라며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누리꾼도 "부끄러운 줄 알아라"... 삭제 서명운동

▲ '세이브 더 칠드런'의 사진 속 처연한 모습의 시리아 난민 소녀는 하스미 도시코의 삽화에서 이기적인 느낌으로 바뀌었다.

삽화의 원본 사진을 찍은 하임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순진한 아이의 사진이 비뚤어진 편견을 표현하기 위해 이용된 것에 큰 충격과 슬픔을 느낀다"라며 "(하스미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라고 격노했다.

'세이브 더 칠드런'도 성명을 통해 "원본 사진의 전후 관계를 무시하고 이 시리아 난민 소녀와 가족, 그리고 모든 난민을 아주 모욕적인 방식으로 이용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며 "즉각 삽화를 삭제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하스미는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라고 비판하며 일본 누리꾼들이 페이스북에 이 삽화의 삭제를 요청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을 전개하며 현재까지 1만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일본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고이치는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해 이런 삽화를 그린 것"이라며 "평화롭게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연한 가지고 있는 감정을 부정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하스미의 삽화는 난민에 대한 일본의 인종 차별과 혐오를 반영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 BBC도 이 삽화를 소개하며 "일본 아베 정권은 시리아 난민에 대한 거액의 자금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난민을 직접 수용하는 것은 거부했다"라고 지적했다.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자 하스미는 결국 삽화를 내렸다. 그러나 하스미는 "모든 난민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위장 난민을 비판한 것"이라며 "좌파 운동가들이 나를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고 항변했다.

앞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도 터키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시리아 3살 난민 소년 아일란 쿠르디를 조롱하는 삽화를 올렸다가 비난을 받는 등 풍자를 가장한 난민 비하가 국제적인 논란이 되고 있다.



태그:#시리아 난민, #하스미 도시코, #세이브 더 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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