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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국정감사가 8일로 마무리 됐습니다. 국회 운영위원회, 정보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원회의 일정이 남아 있지만 대부분의 정부부처를 대상으로 한 감사는 일단락 됐습니다.

지난달 10일부터 시작한 이번 국정감사는 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로, 내년 4월에 치러지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진행됐습니다. 국회의원들이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초반부터 '부실국감'의 우려가 제기 됐습니다.

사실 짧은 기간 동안 많은 피감기관을 감사해야 하는 턱에 '부실국감'은 매년 지적돼 온 것입니다. 또 야당은 무기력하고 여당은 정부 감싸기에 급급하기 때문에 국감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무용론'도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감에서도 정부의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수많은 보좌진들이 날밤을 새웠고, 국감장에서는 설전이 오고갔습니다. 수천 건의 보도자료가 배포됐고, 많은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오마이뉴스>도 그동안 '국감파일'이라는 제목으로 다양한 국감소식을 전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한 달 동안 진행된 국감에서 독자들이 <오마이뉴스> 페이스북을 통해 가장 많이 공감을 표해 주신 기사 5개를 추려 봤습니다. .

[국감, 이 기사①]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문재인 공산주의자'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나와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문재인 공산주의자'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나와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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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정감사 과정에서 가장 '핫' 했던 인물을 꼽자면 바로 이분,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일 것입니다. 공안검사 출신인 고 이사장은 과거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공산주의자'라고 한 과거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고 이사장은 영화 <변호인>으로 유명한 부림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였죠. 당연히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야당 의원들은 해당 발언을 가지고 고 이사장에게 집중 질의를 했습니다. 잘못된 발언이라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고 이사장은 더욱 황당한 발언을 이어 갔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변형된 공산주의자"라고 하는가 하면, "사법부에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는 발언도 했습니다. 5.16군사쿠테타는 "정신적으로 혁명"이라고 했고, "국사학자 90%가 좌편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고 이사장의 발언에 새정치연합은 물론이고 변호사협회와 대법원 등 법조계도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역시 "답변에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새정치연합이 해임을 결의한 상황에서 고 이사장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관련 기사 : "5.16은 정신혁명... 노무현은 변형된 공산주의자")

[국감, 이 기사②] 또 한 명의 '문제아'

조남풍 재향군인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금품선거 의혹과 인사전횡, 향군사태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조남풍 재향군인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금품선거 의혹과 인사전횡, 향군사태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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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주 이사장만큼은 아니지만 국감장에서 황당한 답변으로 주목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조남풍 제향군인회 회장입니다. 육사 17기인 조 회장은 지난 4월 제향군인회장 선거에서 금품을 살포한 혐의와 취임 이후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조 회장은 취임 직후 제향군인회가 임대한 에쿠스 차량의 계약을 해지하고(위약금 4312만600원) 7월 '제네시스 G380 프레스티지'를 새로 구입했습니다 구입비가 8100만 원이었다니 위약금까지 합하면 1억 2천여만 원이 소요된 셈입니다.

이에 조 회장은 "(기존의) 에쿠스는 (임대료가) 1억6천만 원으로, 빚을 진 재향군인회의 격에 안 맞다고 판단했다"라며 "이후 제일 나쁜 차인 오피러스를 타고 다녔는데, 장거리 운행 등에 적절치 않아서 제네시스를 타고 다닌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럼 제향군인회의 빚이 얼마인가. 무려 5900억 원입니다. 조 회장은 임대료가 비싸서 해약을 했다지만 그러고 나서 또 8100만 원이라는 돈을 썼다는 건 이해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검찰 수사에 방만한 운영까지 문제가 된 조 회장, 계속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요?

(관련 기사 : 빚 5900억원인데 고급차 구입... 막가파 향군 회장)

[국감, 이 기사③] 군인만 문제? 경찰도 문제

재향경우회의 조선일보 광고 <새정치민주연합은 해산되어야 한다> 광고.
 재향경우회의 조선일보 광고 <새정치민주연합은 해산되어야 한다> 광고.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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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신문에 실린 "새정치민주연합은 해산돼야 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기억하시나요? 당시 신문사에 광고를 의뢰한 건 퇴직 경찰관들의 조직인 재향경우회(경우회)입니다. 지난해에는 보궐설거에 출마한 권은희 새정치연합의원을 비난하는 광고를 실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경우회의 이 같은 신문광고가 관련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이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습니다. 노웅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의뢰를 받은 국회입법조사처가 해당 광고와 관련해 "'정치활동 금지행위'에 위반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는 것입니다.

입법조사처는 "경우회의 이름으로 특정 정당의 옹호나 지지를 위한 신문광고 게재나 정치단체 결성과 같은 정치적 활동을 할 수 없다"라며 "경우회가 정치활동을 금지한 법률을 위반한 경우에는 국가로부터 받은 보조금의 전부나 일부를 삭감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권은희 의원 광고로 인해 재판을 받고 있는 재향경우회 간부가 항소심에서 형을 크게 감경받았다고 합니다. 권 의원을 비난했다는 사실은 인정됐지만 원심에서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것은 재향군인회 선거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과하다며 벌금 70만 원을 부여했다는 건데요. 참...

(관련 기사 : "재향경우회 '새정치 해산' 광고는 위법")

[국감, 이 기사④] 여직원 성희롱하고 1억 퇴직금 챙기고

자원외교 비리 의혹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한국석유공사가 이번에는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미성년자인 여성 직원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해온 간부에게 1억 원 이상의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석유공사 팀장인 A씨는 14개월 동안 회사나 회식 장소에서 미성년자인 여성 직원 B씨의 가슴과 허벅지를 만졌고, 심지어 이 직원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배 부위를 만지면서 껴안는 등 상습적인 성추행을 저질러왔습니다.

관련 내용을 제보받은 석유공사는 조사 끝에 A씨를 파면조치했습니다. 그런데 파면된 A씨에게 1억 원이 넘는 퇴직금뿐만 아니라 조사 기간 동안 매달 650만 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했습니다. 현행 공무원 보수규정상 파면 의결을 요구받은 사람은 봉급의 30%가 깎이고, 파면이 결정되면 퇴직금도 50%만 받을 수 있는데도 말이죠.

비리 의혹에 이어 도덕적 해이 논란으로 비판이 끊이지 않는 한국석유공사. 언제쯤 '좋은 뉴스'로 국민 앞에 설 수 있을까요?

(관련 기사 : 미성년 여직원 가슴 만진 간부, 퇴직금 1억 넘게 챙겨)

[국감, 이 기사⑤] 참 잘 아끼셨습니다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은 매번 적자의 원인으로 지적 됩니다. 많은 의원들이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은 48억6200만 원을 절감하고도 비판을 받았습니다.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일하는 청소노동자를 쥐어짜서 돈을 아꼈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정부 기준 일반 청소노동자의 노무비는 1일 6만 3326원이지만, 코레일은 2014년 최저임금인 시간당 5210원을 적용해 1일 4만 1680원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은 지난해 보다 1일 최고 5066원에서 최저 3166원이 더 적게 설계 됐습니다.

이미경 새정치연합 의원은 "결국 열차 청소노동자는 '공사의 낮은 노임단가 설계'와 '수주업체의 단가 하향 조정' 등으로 이중으로 인건비 후려치기를 당했다"라며 "또한 차량별로 노임설계 단가를 달리 설정한 것도 객관성을 상실한 주먹구구식 행정의 전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코레일은 지난 2014년 예산절감으로 출범 후 1034억 원이라는 영업 흑자를 냈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지침까지 어겨가며 가장 어려운 위치에 있는 청소노동자들의 허리띠를 강제로 줄일 필요가 있었을까요?

(관련 기사 : 코레일, 지난해 '청소노동자' 임금 깎아 48억 절감)


태그:#국정감사, #고영주, #공산주의자, #코레일, #성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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