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토크 콘서트 <여자의 사생활 시즌2-잘나가는 여자들>의 막을 올린 방송인 박경림

지난 7일 토크 콘서트 <여자의 사생활 시즌2-잘나가는 여자들>의 막을 올린 방송인 박경림 ⓒ 코엔


오전 10시 30분 이화여대. 학교를 찾은 학생들과 중국인 관광객 사이로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눈에 띄었다. 아들 셋을 학교와 유치원에 보내고 서둘러 집을 나선 엄마, 결혼 후 첫 명절에 찾은 시댁에서 "일어나서 음식 장만하자"는 말 대신 베개를 치워버린 시어머니 때문에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잠에서 깬 며느리 등 600여 명의 여성들이 공연장으로 향했다.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박경림의 토크 콘서트 <여자의 사생활 시즌2-잘나가는 여자들>이 열렸다. 지난 2014년 10월 <여자의 사생활>이라는 제목으로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던 박경림은 시즌2에서는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에서도 토크 콘서트를 이어가게 됐다.

평소 '00 엄마', '00의 아내'로 불리던 관객들은 공연장에 들어서기 전, 자신의 이름 석자가 쓰인 이름표를 받아들었다. 갖가지 이야기를 쏟아냈지만, 이들의 바람은 하나였다. 남편이 그리고 가족이 내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줬으면 좋겠다는 것. 서로의 이야기에 울고 웃다가 자신의 목소리를 보탠 관객들은 소통을 통해 그간의 응어리를 풀어갔다.

속에 꾹꾹 담아놨던 이야기를 하나둘씩 털어놓게 만든 박경림은 이렇다할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대신 택한 것은 '공감'이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맞아요 맞아"라고 추임새를 넣으며 공연장을 소통의 장으로 만들었다. 브레이크 댄스와 함께 랩을 선보이기도 한 박경림은 "이제 일상으로 잘 돌아갔다가 서러움이 북받칠 때 우리 또 만나기로 하자"고 다음을 기약했다.

박경림의 토크 콘서트에는 남자 게스트들이 깜짝 게스트로 등장한다. 이날은 배우 하정우였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 촬영에 한창인 그는 "영화 쇼케이스나 제작보고회에서 박경림이 큰 도움을 줬다"면서 "언젠가 박경림이 주인공인 무대에 나가서 뭔가 일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오게 됐다"고 무대에 오르게 된 계기를 밝혔다.

"배우로 활동한 10년간 쉬지않고 일했다더라"는 박경림의 말에 하정우는 "중간에 많이 쉬려고 노력했다"면서 "휴식도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고 응수했다. 이어 그는 "2주 뒤면 영화 촬영이 끝나고 한달 정도 시간이 나는데 무작정 여행을 가려고 한다"면서 "추신수 선수의 팬이라서 텍사스 레인저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면 경기를 보러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그룹 SG워너비의 김진호는 여자의 일대기를 샌드아트로 구성한 퍼포먼스 이후에 모습을 내비쳤다. 낭만유랑악단 정인성의 기타 반주 하나에 노래한 김진호는 급기야 마이크를 내려놓고 목소리로만 공연장을 꽉 채워 감동을 전했다. 김진호는 "무대 뒤에서 보다가 '우리 어머니 보여드리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뭉클한 감정을 전하기도 했다.

박경림의 토크콘서트 <여자의 사생활 시즌2-잘나가는 여자들>은 오는 11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계속된다. 부산 공연은 11월 14일 센텀시티 소향씨어터 롯데카드홀에서 열린다.

 지난 2014년에 이어 토크 콘서트 <여자의 사생활>을 연 방송인 박경림. 시즌2의 부제는 '잘나가는 여자들'이다.

지난 2014년에 이어 토크 콘서트 <여자의 사생활>을 연 방송인 박경림. 시즌2의 부제는 '잘나가는 여자들'이다. ⓒ 코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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