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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7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긴급 의총 참석하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7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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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재신임 정국을 돌파한 지 보름이 넘게 지났다. 문 대표는 재신임 논란이 일단락 된 후 "재창당에 가까운 뉴파티(New Party, 새 정당) 비전을 밝히겠다"라고 말했지만 아직 별다른 구상을 내놓고 있지 않다. 당초 높아진 당 장악력을 바탕으로 통합과 혁신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추석연휴 동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합의한 것 이외에는 정국을 주도하지도 못했다. 이후 양당 대표의 합의를 놓고 김 대표와 청와대가 난타전을 펼치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한 것 역시 문 대표에게 차별화 된 모습을 보여줄 기회였지만 그마저도 놓쳐버린 듯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지만 여론의 반향은 높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당 일각에서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와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제기 되고 있다. 재신임 논란이 진화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지도체제 개편이 재거론 되면서 '재신임 효과'는 사실상 효력을 잃고 있다. 문 대표는 여전히 이러한 요구를 방어하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다시 터져 나오는 '지도부 개편' 목소리

'조기 전대' 개최를 강하게 요구하는 것은 박영선 전 원내대표다. 그는 지난 5일 "늦어도 (내년)1월 중에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라며 "이미 신당을 하겠다고 나간 분들이 있기 때문에 통합의 계기를 마련하고 국민에게 '저분들이면 정권을 맡길 수 있겠다'는 신뢰감을 주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전열정비가 필요하지 않나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전당대회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빅텐트 안에 모두 모여야 총선에서 확실한 승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미 당을 탈당한 천정배 의원과 정동영 전 의원 등을 포함해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당내 중도성향 인사들의 모임인 '통합행동'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성향의 중진인 민병두·조정식·정성호 의원, 김부겸·송영길·김영춘·정장선 전 의원 등으로 구성된 통합행동은 지난 5일 회동에서 이 같은 방안을 논의 했지만 최종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다만 "새 정당 구상, 뉴 파티(New Party) 계획을 조기에 밝혀야 한다"라고 문 대표를 압박했다(관련기사: 새정치 중도 인사들 "문재인, 새 정당 계획 밝혀야").

또 당내 비주류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도 조기 전대론과 조기 선대위 등을 제기하려고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지원·강창일 의원 등도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출범시켜 공천 문제를 논의하자는 '조기 선대위' 구성을 국정감사가 끝난 후 공론화 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창일 의원은 지난달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비롯해 이종걸 원내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및 민집모 소속 문병호 의원, 주승용 최고위원 등 비주류 성향 의원들에게 '조기선대위 제안서'를 보낸 바 있다. 이 같은 요구는 문 대표가 당과 관련한 공무만 맡고 총선과 관련한, 특히 공천 권한을 선대위에 이양하라는 요구라 논란을 다시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별도의 혁신안을 준비 중인 안철수 전 공동대표까지 가세하게 되면 논란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 안 전 공동대표는 '낡은 진보 청산', '부정부패 척결', '인재영입' 등을 주제로 한 혁신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늦어지는 게 아니라 준비에 시간 걸리는 것"

문 대표와 주변 인사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불편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 5일 조기전대 요구에 "지난 간 얘기 아니냐"라고 일축했다. 7일에는 "시기가 이르다"라며 "우리 당의 단합이 먼저라고 본다"라고 선을 그었다.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여러 목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구상대로 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다음 총선 승리를 위해서 야권이 함께 통합이 돼야한다. 통합을 위한 방안으로 통합전대를 생각해볼 수 있다"라며 통합 전대의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그는 "통합이 되려면 통합할 상대방들과 통합을 하자는 원칙에 대한 이런 합의가 이뤄지고, 그 후에 통합의 방안으로 이런저런 방안들이 논의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리더십 논란은 재신임 정국을 거치며 마무리된 문제"라며 "거기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기 선대위를 꾸리자는 것 역시 결국 대표를 식물로 만들고 비대위로 가자는 건데, 그렇게 되면 계파 수장들의 나눠먹기가 될 수밖에 없다"라며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다"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이어 "평가위원장, 검증위원장, 총선기획단 같은 실무 인사가 있어야 선대위 구성이 가능하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총선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면서 다 외부 인사로 구성한 것처럼 우리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형태로 가야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합행보가 늦어지는 게 아니라 준비가 필요한 작업이라 그렇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장 문 대표의 구상이 늦어질수록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 문 대표는 조만간 비주류 인사들을 대거 포함한 특보단을 구성하고 4선 이상 중진 연석회의를 출범시켜 본격적인 통합 행보를 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특보단 대상 선정도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태그:#문재인, #박영선, #전당대회, #재신임,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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