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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하는 이석우 공동대표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발생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수사당국의 검열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날 이 공동대표는 카카오톡 검열 논란과 관련해 "감청 영장에 대해 지난 7일부터 집행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응하지 않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 검열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하는 이석우 공동대표 이석우 전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지난해 10월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발생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수사당국의 검열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날 이 공동대표는 카카오톡 검열 논란과 관련해 "감청 영장에 대해 지난 7일부터 집행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응하지 않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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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감청(통신제한조치) 재개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카카오가 6일 김진태 검찰총장 국정감사 발언에 맞춰 1년 만에 감청 영장 불응 방침을 철회하면서, 한동안 잠잠하던 '사이버 사찰' 반대 여론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진보넷 등 2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사이버사찰긴급행동(긴급행동)'은 7일 이번 결정이 '카카오와 정보·수사기관의 야합'이라고 규탄했다.

"감청 위험 감수하고 카톡 쓰라고... 다시 텔레그램 망명?"

긴급행동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사이버 사찰을 금지하려고 정보·수사기관의 필요에 따라 전기통신에 대해 광범위한 사찰과 정보 수집을 허용하고 있는 현행 법제도를 개선하라고 요구해 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톡이 정보·수사기관의 편의를 위해 여전히 편법적인 방식으로 감청 협조를 재개한다는 것은 모든 카카오톡 이용자들의 정보인권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식을 접한 카카오톡 이용자들도 "카카오톡 바로 삭제... 메신저가 카카오톡만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감청의 위험을 감수하고 쓸 일이 없지..."(오마이뉴스 '블루**'), "많은 분들이 이 기사를 보고 텔레그램으로 망명하셨으면 좋겠습니다"(오늘의유머 '4시44분***') 같은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때마침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의 '이념 편향' 발언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등 현 정부의 '매카시즘(반공주의)'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면서 '사이버 사찰' 불안감을 더 키웠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활동가는 "지난해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사이버 망명에서 돌아온 건 당시 카카오가 감청 영장을 거부하는 등 성의 있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인데, 1년 만에 감청 협조로 정부·수사기관 코드 맞추기에 나서 배신감을 느끼는 것"이라면서 "카카오톡 이용자가 3700만 명이 넘어 지배적 사업자가 돼 사실상 '사이버 망명'이 어렵다는 자신감이 작용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반면 오길영 신영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악법도 법인 상황에서 적법 절차를 따라야 하는 사기업이 양심만으로 버틸 순 없다"면서 "세무 조사가 터지고 정부에서 정치적 압박까지 하는데 이 정도면 선방한 것"이라고 밝혔다.

"단톡방 익명 처리는 '조삼모사'... 법원 영장 요구해야"

 '카카오톡과 공권력의 사이버사찰에 항의하는 시민모임' 회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다음카카오' 한남동 사무실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을 사찰하는 검찰과 사법부 및 정보제공에 협조한 카카오톡을 규탄했다. 이들은 검찰이 압수수색한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의 카톡 대화방에 함께 있었다며, "공권력 앞에 발가벗겨진 느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카카오톡과 공권력의 사이버사찰에 항의하는 시민모임' 회원들이 지난해 10월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다음카카오' 한남동 사무실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을 사찰하는 검찰과 사법부 및 정보제공에 협조한 카카오톡을 규탄했다. 이들은 검찰이 압수수색한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의 카톡 대화방에 함께 있었다며, "공권력 앞에 발가벗겨진 느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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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카카오는 이번 조치에 대해 "단체대화방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시가 그대로 수사기관에 노출되었던 문제를 개선하게 되었다"고 자화자찬했다.

과거 '단체대화방(단톡방)' 대화 내용을 수사기관에 제공할 때 수사 대상자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신원이 노출되는 게 문제여서 익명 처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사기관에서 공문으로 공범으로 추정되는 다른 대화 참여자의 전화번호 등 신상 정보를 요구하면 법원 영장이 없더라도 추가 제공하기로 해 '조삼모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이 감청 영장으로 대화 내용을 가져간 뒤 공문으로 대화방 참여자 100명 가운데 나머지 90여 명 정보를 모두 달라고 해도 사실상 통제할 수단이 없다"면서 "2단계로 나눴다고 해도 결국 검찰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법원에서 감청 영장 발부한 뒤에 이뤄지는 '통신자료(이용자 이름 등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신상정보)' 제공이라고 해도 일단 대화 내용을 가져가면 수사 상황은 한번 끝나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통신자료)를 가져갈 때는 법원에서 영장을 다시 발부받는 게 맞다"면서 "수사기관 공문만으로 카카오톡 대화방 상대방 정보를 제공하는 건 '영장 없는 통신자료 제공'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포털 업체들은 지난 2012년 11월 참여연대가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한 뒤 법원 영장 없이 수사기관에서 요청하는 통신자료 요청을 모두 거부하고 있다.

오길영 교수도 "카카오가 법원 영장 없이 수사기관 공문만으로 추가 정보를 제공하기로 한 건 아쉽지만 검찰이 익명 정보 제공을 받아들인 건 '절반의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이라면서 "이젠 사법부에서 나서 수사기관이 추가 정보 요청 시 공문 대신 영장을 제출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장여경 활동가는 "대화방 참여자 익명 처리는 결국 '조삼모사'일 뿐"이라면서 "카카오가 대화방 실시간 모니터링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1주일 단위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서버에 모아뒀다가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편법 감청'이 핵심 문제인데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진보네트워크는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6월 카카오톡 감청을 의무화하려고 발의한 '감청의무화법안' 철회와 함께,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사이버사찰금지법안'을 통과시켜 정부·수사기관의 광범위한 사찰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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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