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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 전망대 아래 설치된 조류제거시설, 주변으로 녹조만 가득하다.
 백제보 전망대 아래 설치된 조류제거시설, 주변으로 녹조만 가득하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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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빗이끼벌레가 금강에서 사라졌다. 죽은 물고기만 눈에 들어온다. 탁한 물빛에 녹조 찌꺼기와 부유물이 뒤섞여 수심을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날파리만 날아드는 강변은 악취로 가득하다.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면서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 가고 있다. 가뭄에도 물이 가득한 보 주변에는 여전히 녹조가 피어오르고 있다. 유지관리를 맡은 수자원공사는 볏짚과 마이크로버블기 및 각종 수생식물을 이용한 조류제거 시험시설을 운영 중이다.

물은 탁하고, 녹조 제거용 거품기 근처에는 쓰레기만

녹조만 가득한 강물을 뱀 한 마리가 머리를 내밀고 힘겹게 건너고 있다.
 녹조만 가득한 강물을 뱀 한 마리가 머리를 내밀고 힘겹게 건너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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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 전망대 인근에 녹조 제거를 위해 수자원공사가 수생식물을 가져다 놓았다.
 백제보 전망대 인근에 녹조 제거를 위해 수자원공사가 수생식물을 가져다 놓았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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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백제보 상류는 가을에도 녹조가 강물을 퍼렇게 물들이고 있다. 백제보 전망대 아래에는 조류제거 시험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각종 수생식물까지 둥둥 떠다니면서 녹조를 잡아보려고 하지만 여전히 녹조는 극성이다.

상류 선착장에도 띠를 형성하며 녹조가 발생했다. 주변의 풀과 바위, 자갈은 온통 녹색으로 물들어 버렸다. 조류 사체가 뒤엉킨 곳에서는 수백 마리 날파리만 윙윙거리며 날아다닌다. 금강의 비경으로 손꼽히던 왕진 나루터에는 이따금 죽은 물고기가 눈에 들어온다.

단골 코스인 공주보 상류 쌍신 공원 주변은 더 심각하다. 사람 키 높이보다 더 자란 외래종 단풍잎 돼지풀과 가시박이 군락지로 세력을 넓히면서 토종식물이 사라지고 있다. 몇 발짝 걸을 때마다 죽은 물고기가 보인다. 강물은 탁하고 검은 빛에 가깝다. 조류 사체와 뒤엉킨 수초는 썩어가고 있다.

마이크로버블기 소음으로 가득한 수상공연장의 풍경도 가관이다. 미세 기포를 쏘아내는 버블기 부유물 차단을 막기 위해 수자원공사가 오탁 방지막을 설치하면서 각종 쓰레기가 걸려있다. 늪지로 변한 안쪽엔 습지식생인 '마름'만 가득하다. 인근엔 진흙 속에서 자라는 연꽃까지 자리를 잡았다.

충남 공주시 공주보 상류 쌍신공원 주변 물빛이 탁하다. 죽은 물고기만 드문드문 눈에 들어온다.
 충남 공주시 공주보 상류 쌍신공원 주변 물빛이 탁하다. 죽은 물고기만 드문드문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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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쌍신 공원 인근에서 밤낚시를 하고 나오던 주민은 모처럼 3명이 밤새워 낚시했는데 입질 한 번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그 많던 물고기가 다 어디로 갔는지 날이 갈수록 낚시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토박이 낚시꾼은 "모래사장이 펼쳐진 강변에서 수영하고 낚시하면서 즐겁게 살았는데 이제는 냄새만 나고 물이 더러워서 찾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흐르는 물을 막아 놨으니 썩어가는 것이야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창궐하기 시작한 큰빗이끼벌레가 지난 8월 이후 금강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하루가 다르게 수질이 변하고 있다. 녹조와 부유물 덩어리만 둥둥 떠다니는 금강은 갈수록 시민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 편집ㅣ김준수 기자



태그:#4대강 사업, #녹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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