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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공산주의자'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나와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 입술 깨문 고영주 이사장 '문재인 공산주의자'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나와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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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국감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 청문회였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6일 오후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의 과거 '이념 편향' 발언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공영방송인 MBC 관리감독 기구 수장으로서 공정성과 중립성이 의심된다는 이유였다.

공안 검사 출신인 고 이사장은 부림 사건 변호사를 맡았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공산주의자'라고 한 과거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고 이사장은 문재인 대표 관련 발언에 대해선 명예훼손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직접적 언급을 삼갔을 뿐 다른 질문에는 이념 편향 발언을 거침 없이 이어갔다.

최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국민도 공산주의에 동조한 이적 행위자인가"라고 묻자, 고 이사장은 "(나는) 공안 전문가라 일반인이 모를 때(에도) 먼저 안다"면서 "일반 국민이 대남 적화 전략을 알 수가 없다, 알면서 뽑으면 동조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노무현은 민중민주주의자... 공산주의와 비슷"

고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진보 인사에 대해사도 거침없이 '이념 잣대'를 들이댔다.

새정치연합 최민희 의원은 이날 고 이사장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민중민주주의자'라고 지칭한 점을 들어, "민중민주주의가 변형된 공산주의라고 했는데 노 대통령도 공산주의자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고 이사장은 "민중민주주의자라고 했다"면서도 "변형된 공산주의가 공산주의 아닌가"라고 되묻자 "비슷하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내 진보 운동 경력 인사도 고 이사장의 잣대를 피해가지 못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에 대해선 "과거 그런 활동하다가 확실히 전향했다고 표시했다"고 밝혔고,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도 '전향한 공산주의자'로 분류했다.

지난 4일 방문진 국감에서 문제가 된 '사법부 일부 좌경화' 발언도 공무원은 물론 경찰, 검찰 조직까지 확장했다. 최민희 의원이 "(고 이사장이) 1964년 김일성이 고시 준비해서 사법부에 침투하라고 교시했다고 했는데 지금도 우리 사법부에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 의원이 "공무원이나 경찰에도 (김일성 장학생이) 있나"라고 묻자 "물론이다, 건국 직후에도 경찰에 프락치가 있었다"면서 "가능성이 있다, 있을 수 있다고 보고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법부뿐 아니라 검찰에도 '김일성 장학생'... 대비해야"

'문재인 공산주의자'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나와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 곤혹스런 고영주 이사장 '문재인 공산주의자'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나와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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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식 의원이 사법부 좌경화 근거를 묻자 "사법시험 3차 시험 심사위원을 했는데 대한민국 정통성을 물어보니 정통성이 북한에 있다는 사람이 10명 중 8명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 좌경화에 대해서도 "2005년 검찰 임용시험관을 했는데 사법연수원 2년을 거치며 하나도 안 변하고 똑같이 대답해 놀랐다"면서도 "검찰은 층층시하 교육해 대부분 교정된다"고 밝혔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고 이사장의 '사법부 좌경화' 발언에 대해 "사법권의 독립을 뒤흔드는 일"이라며 사퇴를 촉구한 데 대해서는 "(당시 공안 수사를) 잘 몰라서 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또 '국사학자 90%가 좌편향'이란 발언과 관련 구체적 인사를 거론하기도 했다.

고 이사장은 "이름은 몰라도 몇 년 전에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분명하다고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정하자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 위원 9명이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아니라고 사퇴했는데 (사퇴한 위원들을) 좌경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2011년 9월 당시 역사 교육 과정 각론에서 '민주주의'란 용어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꾼 데 항의해 사퇴한 학자들을 구체적으로 지칭한 것이다.

최원식 의원이 "검찰, 국사학자, 사법부에 포진한 좌경 세력과 어떻게 싸우겠나"라고 묻자 고 이사장은 "통합진보당이 위헌 정당이라는 이론적 근거를 내가 만들어 정치권에 침투된 통진당을 해산시켰다"면서도 "우리나라는 사상의 자유가 있어 좌경사상이 행동으로 나타나기 전에 방법이 없고 그런 행위를 해야 처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고 이사장은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도한 5.16 쿠데타에 대해선 "형식은 쿠데타인데 정신적으로는 혁명"이라고 본 반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주도한 12.12 쿠데타에 대해선 법원 판결을 근거로 '쿠데타'로 규정하기도 했다.

"60년 전 '매카시 광풍' 몰아쳐... '고카시'가 살아 돌아왔나"

전병헌 의원은 고 이사장을 1950년대 공산주의 척결 운동을 펼친 매카시 미국 상원의원에 빗댔다. 전 의원은 "위원회가 6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이 매카시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면서 "아무나 전직 대통령까지 확장해서 '변형된 공산주의자'로 단정하고... 매카시가 한국으로 '고카시'로 살아 돌아온 건지 당혹스럽고 어이없다"고 꼬집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고 이사장에게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방문진 이사 임명권자인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에게도 해임을 촉구했다.

이에 최성준 위원장은 "(방통위가) 법률적으로 임명권은 있지만 해임이나 임명 철회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 "이사장 임명 전 행위를 가지고 앞으로 업무를 편향적으로 할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고, 이사장 임명 이후에 그 자리의 중요성을 스스로 깨닫고 이사장으로 올바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 편집ㅣ박순옥 기자



태그:#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방통위, #미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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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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