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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주 방송문회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문진 대상 국정감사에서 지난 2013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해 '공산주의자'라고 색깔공세를 편 데 대한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답변태도 지적에 고영주 이사장 '곤혹' 고영주 방송문회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문진 대상 국정감사에서 지난 2013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해 '공산주의자'라고 색깔공세를 편 데 대한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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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막말 논란을 보다 못한 후배 법조인들이 나섰다.

6일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고 이사장의 '사법부 일부가 좌경화됐다'는 과거 발언은 "사법권의 독립을 뒤흔드는 일"이라며 사퇴 촉구 성명을 냈다. 이들은 "뼈아픈 반성을 해야 할 선배 법조인이 아직도 '합숙수사' 운운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에 후배 법조인들은 얼굴을 들 수 없을 만큼 부끄러울 따름"이라고도 했다.

공안검사 출신인 고영주 이사장은 영화 <변호인>의 소재였던 '부림사건(1981년 부산에서 일어난 사회과학독서모임의 국가보안법 위반사건)' 담당 검사였다. 그런데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부림사건 재심 무죄확정 판결이 나오자 그는 "사법부 일부가 좌경화됐다"고 비난했다. 2013년 1월에는 당시 변호를 맡았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를 "공산주의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2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방문진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고 이사장의 이 발언들을 문제 삼았다. 전병헌 새정치연합 의원은 특히 그의 '사법부 좌경화' 표현은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부정한 것"이라고 추궁했다.

하지만 고 이사장은 "문재인 대표와 한명숙 전 의원이 대법 판결 뒤 사법부 전체를 부정한 것으로 안다"며 "거기에 비하면 사법부 일부의 좌경화를 걱정하는 제 죄는 자유민주주의체제와 전혀 상관없다"고 맞섰다.

6일 서울변호사회는 "자신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이 나온다고 '법원이 좌경화됐다'고 말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고 이사장을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 누구나 부당하게 생각되는 판결을 비판할 수 있고, 정당한 비판으로 사법부를 견제·감시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한 일"이라면서도 "(고 이사장의 좌경화 발언은) 사법부에 자신의 정치색을 받아들여 판결하라고 직접적인 강요를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또 "본인과 뜻이 다른 이들에게 '좌경' 딱지를 붙이는 그의 행태에서 광기 어린 '매카시즘'이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서울변회는 고 이사장이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한다고도 했다. 대법원은 부림사건 재심 판결 때 피해자들이 영장 없이 체포·감금된 채 고문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고 이사장은 "(강제구금이 아니라) 여관에서 당사자 동의 아래 합숙하면서 수사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변회는 이 발언이 "대법원이 명확하게 인정한 불법체포와 감금사실을 아무 근거 없이 부정한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을 조금도 존중하지 않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그가 '반성'을 모른다고 꼬집었다. 서울변회는 "진실을 호도하여 국민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데 관여한 법조인들의 엄중한 책임 추궁과 진실된 참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고 이사장은 MBC의 대주주이자 민주적이고 공정하며 건전한 방송문화의 진흥을 목적으로 설립된 방문진 수장임과 동시에 인권을 옹호하고 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임에도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부끄러운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태그:#고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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