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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산마리나 인천 중구 영종도 왕산 마리나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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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왕산마리나 시설이 10월 중 준공허가를 얻을 예정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대한항공 쪽과 협의를 거쳐 10월 중 준공허가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름 성수기를 다 보내고 난 뒤 결정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왕산마리나는 대한항공이 1500억원(국ㆍ시비 167억원 포함)을 투자해 왕산해수욕장 인근에 조성한 마리나 시설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 요트경기장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올해 초 감사를 진행한 인천시 감사관실이 '대한항공 쪽에 국ㆍ시비를 지원한 것은 잘못'이라며, 인천경제청에 167억원을 환수하라고 한 뒤 개장이 지연됐다. 인천경제청은 대한항공 쪽에 국ㆍ시비 환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협약에 따라 진행한 사업인데다, 문화체육관광부까지 검토를 마치고 지원한 사업이라 납득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인천시가 대한항공과 체결한 사업 협약서를 보면, 시가 공사용 가설도로와 진출입 도로를 개설하게 돼있다.

이 때문에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요청하거나 소송으로 치닫더라도 협약서대로 하면 대한항공 쪽이 불리할 것이 없다는 게 전반적인 분석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아시안게임대회지원법'에 따라 내부 심사와 검토를 거쳐 국비 50억원을 지원한 것인데, 인천시가 아시안게임 후 이는 부당하다며 환수하라고 한 것이라 파장이 컸다.

인천경제청과 대한항공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왕산마리나 개장은 지연됐다. 덩달아 차세대 해양레저관광산업으로 부각 받는 요트산업은 발목을 잡히게 됐다.

요트산업은 주변지역 상권 형성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요트 한 척당 요트크루(=승무원)가 적게는 3~4명, 많게는 5~6명 승선해야하고, 마리나 인근에는 요트 수리시설과 선박용품점이 들어선다.

현재 서해안에서 수도권을 배후에 둔 마리나 시설 중에 왕산마리나 만한 곳이 없다. 경기도 화성 전곡항에 마리나가 있지만, 이는 왕산마리나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왕산마리나는 덕적군도에 속하는 관광자원 섬을 수십 개나 안고 있다. 항로 또한 전곡항에 비해 안전하다.

반면, 전곡항에서 덕적군도 등이 포진해있는 서해로 나오려면 인천항 항로를 가로질러야하는 위험을 감수해야한다. 작게는 몇 천 톤에서 크게는 30만 톤에 이르는 국내외 상선과 크루즈가 지나는 항로를 지나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공사 끝내고도 개장 지연으로 비판 확산

이처럼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고 공사까지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마리나 개장이 지연되면서 인천시에 대한 비판으로 확산됐다.

사회적 비판에 난처하기는 대한항공도 마찬가지였다. 마리나를 조성하면서 대한항공 또한 인천시로부터 상당한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공사에 필요한 골재를 을왕산에 가져와 사용했는데, 인천시가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매입해 대한항공에 매우 저렴하게 공급했다.

게다가 대한항공이 설립한 왕산레저개발(주)의 대표이사가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 돼있었던 점이 사업 협약과는 무관하게 대한항공 쪽에 불리한 여론으로 작용했다. 이런 이유로 대한항공 또한 선뜻 소송에 나서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번에 인천경제청과 대한항공이 환수방식과 준공허가를 두고 이견을 좁히면서 마리나 산업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한강 여의도와 경인아라뱃길 김포마리나에 정박 중인 요트가 서해로 나오는 항로를 개발하는 일, 왕산마리나 인근에 수리시설을 조성하는 일, 한-중 요트 기항을 확대하는 일, 인천공항 환승객 대상 관광 상품 개발 등이 그 대상으로 꼽힌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167억원을 어떻게 환수할 것인가를 두고 대한항공 쪽과 협의를 진행했다. 현금으로 받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기에 현물로 받는 방식을 협의 중이다. 구체적인 현물방식을 언급하기는 어렵다. 왕산마리나와 그 주변지역에 필요한 시설이 될 것"이라며 "10월 중 준공허가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