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병선 다음 카카오 이사(왼쪽 뒤)와 윤영찬 네이버 이사(오른쪽)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앞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병선 다음 카카오 이사(왼쪽 뒤)와 윤영찬 네이버 이사(오른쪽)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앞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포털 길들이기'에 나선 새누리당 의원들이 연일 '헛발질'을 하고 있다. 이번에도 포털의 '악마의 편집'을 문제 삼으려다 언론사의 선정적 보도 행태를 비판하는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은 4일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이 아침마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를 평균 5.4건씩 노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매일 오전 8시 네이버·다음 포털 메인 화면(PC)에 노출된 기사 제목 1만4742건을 조사했더니 10%에 이르는 1477건에 '성(性)·자살·폭력·테러·살인 등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단어'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김학용 의원은 "포털이 광고 단가를 높게 책정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선정적 기사를 이용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간에 배치하는 '악마의 편집'을 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 술 더 떠 네이버는 선정적 단어를 사용한 기사가 236건으로 3.6%에 그친 반면, 다음은 1241건으로 15.5%를 차지했다며 '다음'을 정조준했다. 

다음 뉴스를 운영하는 카카오가 먼저 발끈했다. 카카오는 5일 오후 "다음 뉴스에 노출되는 기사 제목은 언론사가 정하는 것이며, 이에 대한 선정성 여부를 포털이 일방적으로 규정할 수 없다"면서 "특히 자살, 살인, 폭력 등의 사건/사고 기사는 실제 언론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사안인 만큼 단순히 해당 키워드를 포함했다고 해서 이를 모두 선정적인 기사라 볼 수 없다"고 반박하고 사실상 언론사에 공을 넘겼다.

조사의 신뢰성은 둘째 치고 둘 사이에 낀 언론사들만 어정쩡해졌다. 실제 김학용 의원 보도자료를 보도한 언론사들 가운데는, 김 의원이 직접 제목에 선정적 단어를 사용한 기사로 꼽은 곳도 포함돼 있었다.

김 의원은 지난 9월 6일 다음 메인에 걸린 '일본군의 한국소년 처형장면 담긴 사진 공개돼', 9월 19일 '19금 영어배우세요 온라인 강사들 노출 경쟁', 9월 29일 ''파격적 의상'으로 뽑힌 앵커 "새로운 방법"' 등을 참고 사례로 들었다. 언론사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다음 메인 톱 기사 목록을 찾아보니 각각 <한국일보>, <조선일보>, <이데일리> 기사였다.

특히 <이데일리> 기사는 실제 가슴골이 드러난 여성 앵커 사진까지 실은 '선정적 기사'였지만 다음 메인에 걸려 237개의 댓글과 513개 공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데일리>는 지난 4일 오전에도 김학용 의원의 보도자료를 인용해 "네이버·다음, 선정·자극적 기사 오전 8시 집중 노출" 기사를 내보냈다. 물론 자사 보도가 문제 사례로 언급됐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3일 여의도연구원의 포털 뉴스 보고서를 토대로 네이버·다음 뉴스에 정부·여당 비판 기사 비중이 높다고 비판했지만, 역시 언론사에서 송고한 기사 비중이나 제목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반박이 나오면서 '포털 길들이기'라는 역풍을 맞았다. 특히 김학용 의원은 지난달 12일에도 '포털 상대 언론중재신청 건수가 신문·방송의 5배'라는 보도자료를 냈지만 이는 KBSi 등 방송사닷컴까지 포함된 수치로, 실제 포털3사는 신문·방송의 1/3~1/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포털 전쟁' 선포한 새누리 의원들의 헛발질)


태그:#카카오, #김학용, #포털 뉴스, #다음, #네이버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