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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군 추부면 마전리 한 야산이 약 1200제곱미터(350평) 정도의 야산이 깎여 나갔다. 그 위에 약 4000 세제곱미터(톤) 가량의 골재가 채워져 있다.
 충남 금산군 추부면 마전리 한 야산이 약 1200제곱미터(350평) 정도의 야산이 깎여 나갔다. 그 위에 약 4000 세제곱미터(톤) 가량의 골재가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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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미터 아래까지 순환골재를 쏟아 부었다. 중간중간 나무가 골재에 묻혀 있다.
 약 30미터 아래까지 순환골재를 쏟아 부었다. 중간중간 나무가 골재에 묻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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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의 야산 골짜기가 골재로 메워지고 있다.

이미 약 1200㎡(350평) 정도의 야산이 깎여 나갔다. 골짜기에는 약 4000㎥(톤) 가량의 골재가 채워져 있었다. 골재 속에는 일부 폐기물까지 섞여 있다. 비탈진 곳에 서있는 나무 밑동은 골재에 파묻혔다. 골짜기 약 30미터 아래로 골재를 쏟아 부은 것이다. 앞으로도 6000여 ㎥의 골재가 더 들어갈 예정이다.

골재 대부분은 시멘트 덩어리를 부순 순환골재(건설폐기물을 파쇄 등 처리 과정을 거쳐 건설공사에 재활용하는 골재)다. 일부에서는 자원 재활용과 환경보전을 위해 순환골재 사용을 권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순환골재 더미를 파헤치자 철근 토막과 비닐, 스티로폼, 아스콘 덩어리가 들어 있다. 한 주민은 가전제품 부속 덩어리를 들어 보였다.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이곳에 투입된 골재들이 '철사와 철근 등이 섞인 불량 순환골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금산군청 환경과는 "불량골재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골재를 납품한 업체 관계자도 "일부 이물질이 있지만, 허용 기준치 이내"라고 밝혔다.

"흙 실어다 성토하겠다더니 실제로는 순환골재 매립"

한 마을주민이 골재속에서 철근 등 이물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폐가전품과 스치로폼도 들어 있다.
 한 마을주민이 골재속에서 철근 등 이물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폐가전품과 스치로폼도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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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군은 순환골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물질이 섞여 있다. 주민들은 불량 순환골재라고 주장하며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금산군은 순환골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물질이 섞여 있다. 주민들은 불량 순환골재라고 주장하며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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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추부면 마전리 산 1-119번지(준보전산지) 일대. 야산 수백여 평이 싹둑 잘리고, 골짜기가 순환골재로 메워진 이유는 무엇일까? 금산군 관계자는 "지난 7월 토지소유주가 4900㎡(약 1500평)에 임산물 생산시설을 설치한다고 산지 전용 신고를 해 지난 8월 협의해 줬다"고 밝혔다.

당시 토지소유주의 신청 서류에는 1800여㎡의 산을 절개하고, 1만 3000톤의 흙을 쌓는 것으로 돼 있다. 이중 부족분 1만 2000톤 정도는 금산군 내 임야에서 객토용 흙을 실어다 메우겠다고 신고했다. 그런데 신고와는 달리 대전에 있는 모 폐기물처리업체에 의뢰해 순환골재를 실어다 메웠다.

골짜기 아래 직선 약 150여 미터에는 작은 저수지가 있다. 이곳은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주민들이 민물고기인 미꾸리를 키워 내는 곳이기도 하다.

한 주민은 "폐콘크리트 시멘트 가루가 빗물에 씻겨 내려가 소류지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다"며 "올해 들어 녹조마저 심해졌다"고 말했다. 기자가 손으로 순환골재를 쥐었다 놓자 허연 시멘트 가루가 그대로 묻어났다.

이에 금산군 산림정책과 관계자는 "애초 흙을 실어다 성토하겠다고 해놓고 순환골재를 실어다 메워,계획과 다르다"며 "도시과에 일단 공사중지명령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전원주택단지 조성 의심..."  인근에도  임산물 생산시설이 전원주택단지로...

사업주는 흙을 퍼다 매립하겠다고 신고하고는 실제로는 이물질이 포함된 순환골재로 채웠다.
 사업주는 흙을 퍼다 매립하겠다고 신고하고는 실제로는 이물질이 포함된 순환골재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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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지로부터 150미터 아래에는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작은 저수지가 있다.
 매립지로부터 150미터 아래에는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작은 저수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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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문제 삼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토지소유주가 손쉽게 하우스재배사를 설치할 수 있는 땅 대신 임야를 깎아내 석축을 쌓고 골짜기를 메워야 하는 곳을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고 주민들은 주장한다.

백명현 (사)지구촌환경지킴이국민운동본부 충남지역총괄 부본부장은 "전원주택단지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산군 산림정책과 관계자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일을 미리 예측해 협의를 안 해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바로 옆 임야는 금산군이 지난 2011년, 3개년 계획으로 임산물 화훼단지를 설치한다고 해 산지전용 협의를 해준 곳이다. 면적만 모두 2만 6470㎡에 달한다. 하지만 임산물화훼단지를 조성하다던 그 곳에는 이미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다.  준보전산지(임산물 화훼단지)가 전원주택지로 뒤바뀐 것이다(관련기사: 송두리째 밀어버린 야산, 너무하네 )

당시에도 <오마이뉴스>는 전원주택단지 등 다른 목적으로 산림을 파헤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당시 당시 금산군 산림과 관계자는 "(전원주택단지 등으로) 전용허가를 해오면 그때가서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주는 약속과는 달리 전원주택단지를 만들어 이득을  취했고, 금산군도 약속과는 달리 별다른 고민 없이 전원주택지를 허가했다.

이에 대해 금산군 관계자는 "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과거의 일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했다.

인근 지역주민들은 "이미 임산물 화훼단지로 신고했다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한 사례가 있는데도 금산군이 산림훼손을 허용한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행정"이라며 "금산군의 주먹구구식 행정에 울분이 터진다"고 말했다. 마을이장 등 주민들은 "저수지 오염과 산림훼손 등 2차 피해를 막기위해서라도 반드시 공사를 저지 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태그:#금산군, #산림훼손, #폐기물, #순환골재, #마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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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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