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친박(박근혜)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5일 공천제도 문제를 놓고 공개 설전을 벌이는 등 정면충돌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당헌·당규에 규정돼 있는 '우선추천제'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언급한 김 대표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거론하면서 "개인이 마음대로 하는 것을 이제는 용서하지 않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언론 보도 내용까지 제가 책임져야 하느냐"라고 반박하는 등 불쾌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공천제도 문제를 논의할 당 특별기구 출범을 앞두고 친박 대 비박 간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서청원 "김무성, 언론플레이로 호도하면 사달 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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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무성 옆에 팔짱 낀 서청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옆에 앉은 서청원 최고위원이 5일 오전 국회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팔짱을 끼고 앉아 있다. |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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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이날 보도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전략공천제도가 지난해 당헌·당규 개정 때 없어진 대신 특별한 경우에 적용하는 우선 추천지역 제도가 신설됐다"라며 "전략공천은 수용할 수 없지만 당헌·당규에 있는 우선추천은 실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천 룰을 논의하는 특별기구에서 당헌·당규대로 공천하자고 결론을 내리면 수용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또 "당 특별기구가 당헌·당규대로 당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자고 의결하면 그것도 수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의 대안으로 주장해온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포기하고, 전략공천을 주장해온 친박계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사실상 청와대와 친박의 압박에 '백기'를 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서 최고위원은 사전에 당내 논의 없이 김 대표가 언론을 통해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서 최고위원은 "오늘 아침 신문을 보면 우선추천제는 고려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미) 당헌·당규에 있는 것을 (대표가) 떡 주무르듯이 할 수 있다는 말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야당과 합의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가 월권을 했다는 비판도 이어갔다.
서 최고위원은 "당의 주인은 당 대표가 아니라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이 주인인데 안심번호만 해도 여기 앉아 있는 최고위원들은 내용도 모른다"라며 "청와대와 상의했다고 하는데 왜 일개 수석하고 이야기하나, 당에서 최고위원들과 (상의하는) 그런 절차도 안 밟고 청와대 수석하고 이야기하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표가 회의 때 이야기를 해야지 매번 기자들과 언론플레이하면서 최고위원들이 전략공천을 원하는 것처럼 호도한다면 사달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라며 "모든 문제는 당 특별기구가 만들어지면 당헌·당규대로 하면 된다"라고 밝혔다.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청와대를 겨냥해 "오늘까지만 참겠다"라고 한 발언을 겨냥해 "나도 참고 있다"라며 "개인이 마음대로 하는 것을 용서하지 않겠다, 앞으로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불쾌한 김무성 "그만 하자"... 서청원 "뭘 그만하나,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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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굳은 김무성-서청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5일 오전 국회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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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최고위원은 공세가 이어지자 김 대표도 반박에 나섰다. 김 대표는 "당헌·당규대로 하면 싸울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한 게 전부다, '전략공천과 우선공천이 뭐냐'는 질문에 대해 작년 2월에 전략공천이 있지만 폐해가 많아 이것을 없앴고 취약지역에 우선공천할 수 있도록 돼 있다는 설명을 했을 따름인데 이것을 그 언론사에서 보도한 것까지 제가 책임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당헌·당규대로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당론으로 정해진,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약속을 지키면 싸울 일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 번에 걸쳐 공개 발언, 비공개 발언을 구분해 달라고 말했는데 이게 지켜지지 않아 아쉽다"라며 자신을 겨냥한 공개 비판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러자 서 최고위원이 "나도 한마디 하겠다"라며 "김 대표가 공개 발언과 비공개 발언을 구분해달라는데 솔직히 말해서 김 대표가 너무 언론플레이 자주 한다"라고 재반박했다.
이에 김 대표는 "이런 얘기 그만 하자"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고, 서 최고위원은 "뭘 그만하나 조심하라, 자기 할 말은 다해놓고 우리는 할 말을 못 한다고 하면 공당의 논리에도 맞지 않는다"라고 쏘아붙이는 등 신경전을 이어갔다.
다시 김 대표가 "국민이 보는 앞에서 그만 하자"라고 하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