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자정결의대회 지난 9월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공제회관에서 열린 'KBL 자정결의대회'에서 울산 모비스 선수 양동근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KBL 10대 강령을 낭독하고 있다.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이날 10개 구단 소속 선수와 코칭 스태프, 임직원, KBL 사무국 임직원, 심판들이 참석한 가운데 불법 행위 근절을 다짐했다.

▲ KBL 자정결의대회 지난 9월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공제회관에서 열린 'KBL 자정결의대회'에서 울산 모비스 선수 양동근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KBL 10대 강령을 낭독하고 있다.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이날 10개 구단 소속 선수와 코칭 스태프, 임직원, KBL 사무국 임직원, 심판들이 참석한 가운데 불법 행위 근절을 다짐했다. ⓒ 연합뉴스


또 다른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2015~2016 KCC 프로농구가 1라운드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시즌 전, 농구계는 감독과 선수의 승부조작 연루, 불법 스포츠도박 가담 사건이 터지면서 팬들과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번 시즌은 KBL 처지에서 본다면 하루하루가 고통과 고민의 연속일 것이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 수는 예년보다 눈에 띄게 감소했다. 개막 2연전 평균 관중은 4106명으로 KBL 개막주간 역대 최소관중을 기록했다. 중계방송은 국민스포츠 야구에 밀려 IPTV 채널이나 인터넷 중계로 대체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악재 속에서도 분위기 반전을 위한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9월 23일부터 10월 3일까지 중국 창사에서 열린 2015 FIBA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회 일정을 끝내고 KBL에 복귀한다. 2라운드에서는 2007~2008시즌 이후 자취를 감췄던 외국인 선수 2인 출장제도가 3쿼터에 한해 부활한다.

과연 이러한 기회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까? 흥행의 꺼져가는 불씨를 미약하게나마 되살릴 수 있는 팀은 어느 팀일까?

국가대표의 복귀, 위기의 빠진 팀을 구할 구세주

드디어 그들이 중국 코트가 아닌 한국 코트를 밟는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여한 대표팀이 4일 인천공항 귀국을 끝으로 공식일정을 마무리하고 각자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프로농구의 스타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이들의 공백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1라운드였다.

하지만 이제 그들이 돌아온다. KBL 판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우선 국가대표차출이 없었던 서울 SK와 인천 전자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8개 팀의 전력은 1라운드보다 좋아질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에이스의 부재에 시달렸던 삼성은, 득점 기계 문태영이 합류하게 되어 포워드 진의 깊이가 한층 더 깊어졌다. 다만, 문태영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극심한 컨디션 난조로 부진에 빠진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문태영이 모비스 시절의 모습이 아닌 이번 국가대표팀에서의 모습으로 삼성에 복귀한다면 이상민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또한 kt 역시 팀의 에이스 조성민이 돌아오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기대가 상당하다.

4일 기준으로 3승 6패, 9위에 쳐져 있는 kt로선 3점 슛뿐만 아니라 팀의 공격과 수비에서 상당한 공헌을 하는 조성민이 합류한다면 2라운드부터는 중위권으로 치고 나갈 힘을 키울 수 있다.

KCC는 2명의 선수가 합류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을 만하다. 부상으로 국가대표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하승진과 지난 시즌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절치부심해야 할 포인트가드 김태술이 돌아온다. 하승진은 예년에 비해 다소 폼이 떨어진 상태지만 221cm의 신장은 존재만으로도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준다.

그가 10~20여 분의 시간 동안 골 밑을 지켜준다면 KCC로서는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태술은 앞서 언급한 삼성의 문태영처럼 국가대표팀에선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소속팀에서 또 다른 포인트가드 전태풍과의 호흡을 통해 현재 상승세인 KCC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모비스는 팀의 정신적 지주 양동근이 돌아오지만, 국가대표팀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며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경기를 치르면서 허리와 아킬레스건의 통증이 생기는 바람에, 당장 복귀해서 모비스의 야전사령관으로 활약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외에도 부상으로 낙마했다가 회복한 동부의 윤호영, KGC의 이정현, LG의 기둥인 센터 김종규가 코트에 복귀하면서 각자의 소속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대표팀 합류 기간 동안 상처를 입은 KGC의 박찬희, 오리온의 이승현 같은 경우엔 각각 손가락 골절과 발목부상 같은 다소 회복 기간이 걸리는 부상을 당했다. 소속팀에 복귀하기까지의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수 2인 출전 부활, 흥행을 위한 승부수 될까?

7년여 만에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출전한다. KBL은 지난 9월 22일 이사회를 열고 애초 4라운드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외국인 선수 2인 출전제도를 2라운드로 당겨 시행하기로 했다.

2, 3라운드는 3쿼터에 한해서만 2명이 동시에 출전하지만, 4라운드부터는 기존안 그대로 2, 3쿼터에서 2명이 동시에 뛰게 된다. 당장 다음 주부터 시작될 2라운드부터 국가대표팀 선수 복귀와 더불어 리그판도에 영향을 줄 만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단신 외국인 선수의 기량이 좋은 KCC, 모비스, kt가 바뀐 제도의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KCC는 테크니션 외인 안드레 에밋과 리카르도 포웰이 함께 경기에 나서게 되면서 폭발적인 득점력과 함께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화려한 농구가 기대된다. 그러나 변수도 있다. 두 선수의 신장은 차이가 나지만 플레이 스타일이나 행동반경이 겹치는 경향이 있으므로 추승균 감독이 이를 적절히 조절하면서 경기에 나서야 할 것이다.

모비스는 기대를 모았던 리오 라이온스가 아킬레스건 파열로 시즌 아웃 되면서 큰 우려를 낳았지만, 곧바로 지난 시즌 모비스 우승에 일조했던 아이라 클라크를 재빠르게 영입하면서 라이온스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KCC와 달리 기존 선수인 커스버트 빅터와 클라크의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고 외곽보다 골 밑에서 더욱 강세를 보이는 단신 외국인 선수 빅터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점으로 보아 더욱 상승세를 탈 수 있을 전망이다.

kt도 내·외곽을 오가면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마커스 블레이클리와 아직까진 다소 부진하지만 언제든지 골 밑에서 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코트니 심스가 함께 뛴다면 kt의 전력은 지금보다 더욱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안드레 스미스와 알파 뱅그라가 함께 뛰는 전자랜드, 로드 벤슨과 라샤드 제임스의 원주 동부 역시 전력향상이 기대되는 팀이다. 반면, 여기에 언급되지 않은 나머지 팀들의 상황은 다소 암울하다.

기대를 모았던 단신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좋지 않아 제도가 바뀐다고 한들 팀 전력의 크게 보탬이 되지 않으리라고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기엔 교체할 수 있는 인재 풀(pool)이 턱없이 부족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외국인 선수의 기량이 팀 전력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KBL에선 이번 제도변경으로 인해 1라운드와는 전혀 다른 양상의 시즌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러한 두 가지 반전요소를 통해 올라가는 팀과 내려가는 팀은 어느 팀이 될까? 국가대표 선수 복귀는 10월 6일 KCC와 전자랜드 간의 경기부터, 외국인 선수 3쿼터 2인 출전은 10월 8일 kt와 KCC 경기부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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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태익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blog.naver.com/kti0303)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KBL 프로농구 국가대표 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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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를 좋아하는 대학생입니다. 부족하겠지만 노력해서 좋은 내용 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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