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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국경없는의사회' 병원 건물이 미군의 공습에 폭격을 당해 최소 19명이 숨졌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탈레반에 일시 점령당해 교전이 격화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쿤두즈의 국제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이 미군의 폭격을 받아 의료진과 환자 19명이 사망했다. 숨진 환자 가운데 3명은 어린이로 전해졌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이날 새벽 2시 10분께 쿤두즈의 트라우마 센터가 30분 가까이 수차례 폭격을 당했다"라며 "중상자가 많고,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도 있어 사망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아프간, 미국, 탈레반 등 교전에 나선 모든 곳에 의료 시설의 정확한 위치를 사전에 통보했음에도 폭격을 당했다"라며 "당시 병원에는 환자와 보호자 105명, 의사와 간호사 등 80명의 직원이 머물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날 폭격이 발생하자 대다수 서방 언론은 탈레반의 소행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군의 오폭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곧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성명을 내고 미군의 공습이 병원을 폭격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나토는 "미군이 자국군을 위협하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공습에 나섰고, 그 폭격으로 인근에 있던 병원이 부수적인 피해(collateral damage)를 당했을 수 있다"라며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도 나섰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은 "비극적인 사고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진상 규명에 착수하겠다"라며 "미국은 동맹국인 아프간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강력 비난... "전쟁 범죄일 수도 있다"



'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번 공습을 강력히 비난했다. 이 단체의 바트 얀센 운영국장은 "이번 공격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최근 쿤두즈에서 교전이 계속되어 병원 수용 능력을 초과해 환자를 돌보고 있으니 안전한 보호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끔찍한 비극"이라며 "보건 시설과 의료진에 대한 공격은 도움이 절실한 아프간 사람들을 돕고 있는 인도주의 구호단체들의 능력을 해친다"라고 주장했다.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비극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며, 심지어 전쟁 범죄일 가능성도 있다"라며 "이번 폭격에 대한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가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쿤두즈는 지난달 28일 탈레반에 점령당했다가 사흘 만에 미군과 나토군의 특수부대 지원 공격에 힘입어 아프간군이 탈환했다. 그러나 탈레반과 미군은 전략적 요충지인 쿤두즈를 두고 교전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1971년 창설된 '국경없는의사회'는 전 세계 군사분쟁이나 자연재해가 발생한 곳을 찾아가 의료구호활동을 펼치는 단체로서 70여 국가에서 3만 명이 참가하고 있으며, 199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만약 나토의 조사 결과 미군의 오폭으로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이 폭격당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태그:#국경없는의사회, #아프가니스탄,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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