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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동아시아와 유럽, 평화를 향한 동맹'을 주제로 열린 '10.4남북정상선언 8주년 국제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동아시아와 유럽, 평화를 향한 동맹'을 주제로 열린 '10.4남북정상선언 8주년 국제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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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서 제대한 복학생들이 '북괴'라는 표현을 쓴다. 군에서 안보교육을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1972년 7.4공동성명때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앞으로 '북괴'라고 쓰지 말자고 했는데, 21세기에 다시 이렇게 쓰고 있다."

노무현재단·한국미래발전연구원·한반도평화포럼·통일맞이가 10.4남북정상선언 8주년을 맞아 '동아시아와 유럽, 평화를 향한 동행'을 이라는 주제로 2일 세종문화화회관에서 연 국제심포지엄 제1세션 '10.4남북정상선언과 남북관계 그리고 동아시아평화' 토론회에서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이렇게 우려했다.

사회자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지금 10.4 선언을 이행한다고 했을 때 변화된 현실에서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하겠느냐"고 묻자 김 교수는 "북핵 문제는 굉장히 악화됐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도 무력화 된 지 오래됐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여론인데, 현재 (정부와 보수세력에 우호적인) 언론 환경과 맞물리면서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과 남북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굉장히 악화됐다"며 이렇게 답했다. 우리 사회가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이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려는 동력이 현저히 약화돼 있다는 진단이다.

김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10.4선언은 철학은 계승하되, 설득 방법은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며 "특히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삶과 연결시키지 못하면 젊은 20대들을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 (현 정부가 의도하는 대로) 군비경쟁 논리를 그대로 따라가게 되고, 야권도 평화정착 의지가 흔들리면서 이를 뒤따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10.4선언의 주역 중 한 명인 백종천 전 청와대 안보실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도 많은 국민들이 보수는 안보를 잘하고, 진보는 안보를 못한다고 한다"며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지뢰폭발사건 등 남북간 충돌로 50여 명의 병사가 죽었지만, 김대중 정부에서는 10명이 채 안 죽었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충돌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참여정부에서 일하면서 얻은 교훈은, 어려운 일이 많지만 남북간에 군사문제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조정해가면 충돌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역사에서 진보가 군사적 충돌을 방지했다는 것이 제 견해인데, 찬성하면 박수를 쳐달라"고 말해, 박수와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김만복 "청와대가 아니라 국정원에 북한과 핫라인 있었다"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동아시아와 유럽, 평화를 향한 동맹'을 주제로 열린 '10.4남북정상선언 8주년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동아시아와 유럽, 평화를 향한 동맹'을 주제로 열린 '10.4남북정상선언 8주년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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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는 패널 중 한 명으로 참석한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노무현·김정일 수시로 직접 통화했다"는 <중앙일보> 보도와 관련해 자신의 발언이 잘못 전달됐다며 부인하기도 했다.

"남북 정상이 직접 통화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청와대에는 북한과 직접 통화할 수 있는 전화기도 없었다. (북한과의) 핫라인이 국정원에 있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다만 남북 정상간에 핫라인을 통한 의사소통 구조가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 쪽에는 국정원에 있었는데 상시 대기하고 있다가 연락이 오면 김정일 위원장의 뜻으로 알고,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가 됐다. 남북정상간에 의사소통이 쉽게 이뤄졌다는 뜻이다. 이걸 상세하게 설명을 할 수가 없었는데, 그게 제목에 '직접 통화'한 것으로 보도가 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잘못됐다면 잘못된 것이라고 말씀 드리겠다."

청와대 NSC사무차장 출신인 이 전 장관은 같은 내용을 백종천 전 안보실장에게도 확인한 뒤 "저도 청와대에 3년 반을 근무했는데 청와대에는 그런 전화기 자체가 없었다"며 "아침에 해프닝이 발생해서 바로 잡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자신과 이재정 전 교육감의 대담을 담은 이 기사에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비밀 창구를 활용했느냐는 질문에 "이미 양국 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이 개설돼 있어 그럴 필요가 없었다. 양 정상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통화가 가능했다. 핫라인을 통해 남북 정상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이에 대해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이 존재했고 남북 정상 간 수시로 통화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편 심포지엄 2세션 'EU경험과 동아시아 평화체제 구축방향'은 제임스 에드워드 호어 전 북한 주재 영국대사관 대리대사와 존 닐슨 라이트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 아시아프로그램 담당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3세션 '지방자치단체와 북한의 교류 활성화 방안' 토론회는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사회를 맡고 박원순 서울시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원희룡 제주 지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이날 심포지엄 제 1세션의 자세한 내용은 팟빵과 아이튠즈에서 들을 수 있다.

☞ 팟빵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 아이튠즈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태그:#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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