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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싸이.
 가수 싸이.
ⓒ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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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3일 오전 10시]

"가수 싸이도 예술가인데, 같은 예술가들에게 소송을 거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카페 '테이크아웃드로잉'(아래 카페 드로잉) 공동대표 송현애씨의 말이다. 카페가 세 들어 있는 곳은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8)가 소유한 건물이다.

싸이 쪽은 카페 쪽에 가게를 비워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카페는 전 주인과 '매년 연장 계약이 가능하다'는 조건으로 계약했다면서 새롭게 협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싸이 쪽은 3월과 4월 강제 집행을 시도했다.

지난 5월 양측은 양현석 YG 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중재로, 카페가 일정 금액을 받고 오는 11월 말까지 가게를 비우는 것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법적 조정 절차가 결렬되면서 합의 이행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 싸이와 '카페 드로잉'은 이후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많은 예술가들도 싸이 쪽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싸이는 왜 예술가들에게 소송을 제기했을까.

싸이, 예술가들과 소송전을 벌이다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8) 측의 한남동 카페 매입 과정에서 불거진 법적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신제현 미술작가는 지난 4월과 7월 동일한 내용으로 초상권 침해 등으로 인한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고, 해외에 있던 탓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현재 집안 가전제품에 빨간 가압류 딱지가 붙은 상태다.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8) 측의 한남동 카페 매입 과정에서 불거진 법적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신제현 미술작가는 지난 4월과 7월 동일한 내용으로 초상권 침해 등으로 인한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고, 해외에 있던 탓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현재 집안 가전제품에 빨간 가압류 딱지가 붙은 상태다.
ⓒ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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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예술가들은 전시공간이기도 한 카페 드로잉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싸이 쪽과 카페 드로잉의 분쟁이 격화되면서, 예술가들은 "카페 드로잉의 문화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3월 강제 집행 당시 많은 예술가들이 카페 공동대표 편에 선 이유다.

미술작가 신제현씨는 지난 3월 강제 집행 현장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었다. 그 다음 달 소송을 당했다. 신씨가 싸이 측 변호사가 나온 사진을 언론사에 뿌려 초상권을 침해하는 등, 명예를 훼손했으니 700만 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이었다.

신씨는 "억울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통화에서 "싸이 쪽은 제가 싸이 변호사 쪽 사람들의 얼굴이 찍힌 사진을 언론에 배포했다고 한다. 하지만 저는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라면서 "싸이 쪽은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소송을 걸었다. 소송을 남발해 우리를 위축시키려는 것 같다. 다른 작가들도 저처럼 소송당할까 조심한다"라고 말했다.

신씨는 싸이 쪽이 동일 사건에 대한 '중복 제소'로 자신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7월에도 소장을 받았다. 4월에 받은 소장과 내용이 비슷했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 숫자와 손해배상액이 줄었을 뿐이다. 당시 전시회 참석 탓에 해외에 있던 신씨는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집안 곳곳에 빨간 압류딱지가 붙었다.

신씨는 "당연히 같은 사건인 줄 알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 했는데, 각각의 소송이었다"라면서 "싸이 쪽은 카페 쪽에도 강제집행문을 엉뚱한 주소로 보내는 등 골탕을 먹였다, 이번 소장에도 제대로 된 증거 사진조차 없다"라고 말했다. 반면 싸이 측 변호사는 "당시 현장에서 신씨가 기자를 사칭해 사진을 찍었다"고 주장한다.

그래픽 디자이너 권준호씨 역시 싸이 쪽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지난 3월 강제 집행을 막다가 운영진이 다쳐서 병원에 실려갔고, 권씨는 당시 상황을 인터넷에 올렸다.

송현애씨는 "싸이 쪽은 저희를 주거침입·감금·업무방해 등으로 고소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소송을 걸어 압박하는 치졸한 방식을 쓴다"라고 말했다. 실제 카페 공동대표 3명도 각각 명예훼손 등으로 소송을 당했다.

이들을 돕는 한 자문변호사는 "정의 실현이 목적이 아닌 막무가내식 소송으로, 카페 관계자 모두에게 책임을 지우려는 '기획된 소송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단 점거" vs. "불법 강제 집행"... 3년째 계속되는 법적 분쟁

월드스타 싸이(본명 박재상)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건물을 매매하면서 카페 주인과의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싸이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아래 YG)의 대표가 긴급히 중재에 나섰지만, 카페 측도 상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곳은 영화 <건축학개론>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카페 '테이크아웃 드로잉(아래 카페 드로잉)'이다.
 월드스타 싸이(본명 박재상)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건물을 매매하면서 카페 주인과의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싸이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아래 YG)의 대표가 긴급히 중재에 나섰지만, 카페 측도 상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곳은 영화 <건축학개론>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카페 '테이크아웃 드로잉(아래 카페 드로잉)'이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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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쪽과 카페 드로잉의 악연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페 드로잉 공동대표 3인은 당시 주인과 "임차인(세입자)이 원할 때 매년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특약을 넣은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이후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 "재건축을 하겠다"며 카페 드로잉 쪽에 나가달라고 했다. 그 사이 건물 주인은 다시 싸이로 바뀌었다. 그리고 분쟁이 시작됐다.

싸이 쪽이 카페 집기를 직접 들어내는 등의 강제 집행을 시도한 것도 3월, 4월, 9월 등 세 차례다. 카페 쪽은 "3월 집행은 (법원) 집행문도, 집행관도 없이 용역 인부들을 사용해서 한 불법 침입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18일 금요일 법원은 강제 집행 중지를 명령했다, 이를 위해 공탁금을 마련하는 사이 싸이 쪽은 21일 월요일 오전 강제 집행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카페는 또한 "싸이 쪽이 언론을 이용해 사실 관계를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9월 싸이 쪽의 강제 집행의 경우, 카페가 법원에 공탁금 6000만 원을 내면서 중지됐다. 하지만 많은 언론은 카페의 '떼쓰기' 탓에 강제집행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지난 8월 싸이가 카페 쪽에 가게를 비워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싸이가 승소했다고 보도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들(싸이)이 피고(카페 드로잉)에게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카페 쪽이 건물을 불법 점유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카페 공동 대표 3명 중 최소연·최지안씨에 대한 소송은 '이유 없음'으로 각하됐다. 재판부는 송현애씨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만 싸이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싸이 쪽과 카페 드로잉의 싸움은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지안 대표는 "싸이 쪽이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고 각하 결정을 받아들였다. 저희는 합법적 임차인으로서 다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싸이 쪽 법률대리인인 정경석 변호사(법무법인 중정)는 카페 공동대표들과 예술가들이 싸이의 재산권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마이뉴스> 기자는 1일 여러 차례 정 변호사에게 전화했지만, 그는 "개인 일정이 있다"며 통화를 거부했다. 다만, 문자로 짧게 "(카페 쪽이) 소송 남발과 집회 시위 남용으로 싸이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법무법인 중정의 공식 블로그에는 지난달 29~30일 "최OO 등 임차인, 소송 남발로 싸이 재갈 물리기", "작가와 예술인들 동원해 싸이 발목 잡기" 등의 글이 올라왔다. "테이크아웃 짐 빼! 이 권한도 없는 무단 점유자들 (…) 단지 드러워서 피할 뿐"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관련기사]
가수 싸이 소유, <건축학 개론> 그 카페에서 무슨 일이...

10월 1일 싸이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중정의 공식 블로그에는 테이크아웃드로잉 카페 이름으로 지은 8행시도 올라와 있었다.
 10월 1일 싸이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중정의 공식 블로그에는 테이크아웃드로잉 카페 이름으로 지은 8행시도 올라와 있었다.
ⓒ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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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싸이 한남동, #싸이 카페, #가수 싸이 카페, #싸이 양현석 분쟁, #싸이 한남동 테이크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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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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