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턴` 포스터

영화 `인턴` 포스터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잘 나가는 인터넷 의류 쇼핑몰 CEO(최고 경영자, Chief Executive Officer)인 줄스(앤 해서웨이 분)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전화번호부 업체에서 부사장까지 역임한 70대 인턴사원 벤(로버트 드 니로 분). 공통점이라곤 전혀 없는 이 두 사람이 과연 별 탈 없이 직장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까?

창업 1년 반 만에 성공신화를 이룬 줄스는 CFO(자금 총괄책임자, Chief Financial Officer)의 제안으로 시니어 인턴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복잡한 면접 절차를 거쳐 벤을 입사시켰다.

스마트폰이 아닌 구형 피처폰을 쓰고, 노트북 전원도 제대로 켤 줄 모르는 70세 인턴 사원을 보며 줄스는 이렇다한 업무 조차 맡기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벤은 특유의 인화력을 발휘하고, 40년 직장 경력 경험을 토대로 회사 내 어린 선배 직원들에게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지난 24일 개봉된 영화 <인턴>은 남녀, 30대와 70대, CEO 대 인턴이라는 구도를 만들어 직장과 가정 생활 속 다양한 이야기를 유쾌한 드라마로 풀고 있다.  

설명이 필요없는 노장 로버트 드 니로는 최근 그의 작품 중에선 보기 힘들 만큼 예의와 멋을 겸비한 신사로 분했다. 여기에 키다리 아저씨 같은 멘토로서 면모를 잘 드러냈다. 할리우드 미녀 스타 앤 해서웨이는 빼어난 의상 감각을 앞세우며 30대 커리어 우먼의 교과서 같은 모습을 영화 내내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그간 낸시 마이어스 감독은 <왓 위민 원트>(2000), <사랑할 때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2003), <사랑은 너무 복잡해>(2009) 등 주로 중장년 남녀를 전면에 내세운 로맨틱 코미디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해왔다. 이번 영화로 그는 공통점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워킹맘들의 어려움, 은퇴한 아버지 세대의 고민 등을 가볍지만 결코 경솔하지 않은 방식으로 그려냈다.

 영화 `인턴`의 한 장면

영화 `인턴`의 한 장면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인턴>은 어떤 면에선 '어른들을 위한 직장 동화'라고 불러도 좋을 법하다. 이른바 '악역'으로 분류할 캐릭터가 없을 만큼 순박한 방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여타 할리우드 작품들에선 찾아보기 힘든 착한 영화다.

덕분에 자칫 지루해 보일 수도 있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감독은 중간중간에 가벼운 개그와 뭉클함을 느낄만한 요소를 넣었다. 영리한 선택으로 보인다.

영화 처음을 장식하는 프로이드의 명언 '사랑하고 일하라. 일하고 사랑하라. 그게 삶의 전부다'는 바로 이 영화가 지향하는 목적이 아니었을까. 요즘 유행하는 스타트업 기업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유쾌한 인생 이야기, 영화 <인턴>이 지닌 미덕이다.

닮은 듯 다른 영화 <인턴쉽>

 영화 `인턴쉽` 포스터

영화 `인턴쉽` 포스터 ⓒ 20세기 폭스


지난 2013년 미국에서 개봉된 <인턴쉽>은 세계 최고의 인터넷 기업 구글을 배경으로 직장을 잃은 40대 영업맨 빌리(빈스 본 분), 닉(오웬 윌슨 분)의 좌충우돌 인턴 사원 연수기를 그린 코미디 물이다.  

<박물관은 살아있다>시리즈를 히트 시킨 숀 레비 감독 특유의 유머 감각을 살려 영화로 만들었지만 평단으로 부터 "120분짜리 구글 CF"라는 혹평을 받으며 아쉽게 흥행에도 실패했다. (심지어 영화 제목은 구글 로고 디자인을 그대로 따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IT 명문대생이라면 앞다퉈 입사를 희망하는 구글의 신입사원 채용과정을 흥미롭게 담아낸 점은 나름의 성과로 볼 수 있다. 특히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의 카메오 출연(영화에도 실명 그대로 나왔다)은 가장 흥미로운 대목 중 하나다. 


인턴 로버트 드니로 앤 해서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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