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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그룹 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 KEB하나은행 본점 영업부에서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등 그룹 CEO 11명, 박세리 선수 및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등 유명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년구직과 일차리 창출 지원을 위한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 가입 행사를 가졌다.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 가입 후 통장을 들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김정태 하나금융그룹회장, 박세리 선수,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하나금융그룹 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 KEB하나은행 본점 영업부에서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등 그룹 CEO 11명, 박세리 선수 및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등 유명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년구직과 일차리 창출 지원을 위한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 가입 행사를 가졌다.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 가입 후 통장을 들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김정태 하나금융그룹회장, 박세리 선수,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 KEB하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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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하러 오신 분은 처음이네요."

24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KEB 하나은행. 기자가 '청년희망펀드'를 가입하겠다고 말하자, 창구 직원 A씨는 의아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말했다. A씨는 "공익 신탁이기 때문에 돈을 내면 그냥 기부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해서 설명했다.

청년희망펀드는 지난 15일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청년 일자리 재원 마련을 위해 직접 제안한 것으로 KEB 하나, KB국민, 우리, 신한, 농협 등 5대 은행이 21, 22일 곧장 출시했다. 이 상품은 가입 금액에 제한이 없다. 이름은 펀드이지만, 원금과 수익금을 돌려받을 수 없는 기부금이다.

"청년 실업 해소 위해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펀드, 은행만 등쌀 터져"

 청년희망펀드 상품설명서
 청년희망펀드 상품설명서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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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희망펀드 상품설명서
 청년희망펀드 상품설명서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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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 상품설명서'를 건네며 중요 부분에 형광펜으로 밑줄을 쳤다. 이 상품의 목적은 "청년 취업기회 확대, 구직애로 원인 해소, 민간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될 가칭 '청년희망재단'이 추진하는 사업 지원 등"이라고 적혀있었다. 기부자는 기부금액의 15%(3000만 원 초과분은 25%)의 세제 공제혜택을 받는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청년 취업을 해결하는데 왜 나라에서 돈을 내지 않고 직장인들한테 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지난 22일 청년희망펀드가 출시된 이후, 지점장은 전 직원에게 상품에 가입할 것을 권유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펀드인 만큼, 은행들은 실적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씨는 자신의 이름으로 1만 원을 신탁했고, 또 남편의 이름으로도 가입했다.

그는 "말이 권유지 지점장이 가입하라는 말은 사실상 강제나 다름없다"면서 "은행 직원들 내역은 은행에서 다 볼 수 있어서, 눈치가 보여 빨리 남편 것까지 가입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다른 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서대문구에 있는 KB국민은행 창구직원 B씨는 "솔직히 이걸 자발적으로 가입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면서 "은행원들을 쥐어짜서 마련하는 '은행원 절망 펀드'"라고 꼬집었다.

B씨는 "이 펀드는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다는 타이틀만 있지 구체적인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정부는 은행들로부터 이 펀드의 실적을 보고받을 텐데, 실적 경쟁을 해야 하는 은행들만 등쌀 터지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KB국민은행 "추석까지 펀드 실적 보고하라" 빈축

 KB국민은행 윤종규 은행장은 22일, 명동영업부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을 지원하는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상품을 가입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윤종규 은행장은 22일, 명동영업부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을 지원하는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상품을 가입하고 있다.
ⓒ 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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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희망펀드'에 은행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단순 접수창구의 역할을 넘어 정부 눈치를 보며 실적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호 가입자로 등록된 KEB 하나은행의 경우, 직원들에게 가입을 강요하는 메일을 보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기부를 강요한다'는 논란이 일자 KEB 하나은행은 '의무'가 아니라 '자발' 가입이라며 해명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도 청년희망펀드의 가입을 강요하다가 여론이 악화하자 철회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22일 영업본부에서 '추석 전까지 청년희망펀드 예상 실적을 보고하라'는 내용의 공지를 지점장들에게 보냈다"며 "사실상 직원들에게 가입을 강제 할당하란 얘기"라고 지적했다.

신한은행도 직원들에게 청년희망펀드 가입을 요구하다가, 노조의 반발로 물러서기도 했다. 사측에서 가입을 사실상 강요하자, 신한은행 노조는 '본인 의사에 반해 펀드 가입을 한 직원은 정정하고 향후 강제 할당 지시를 받으면 노조로 신고를 바란다'는 내용을 노조원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사측도 영업본부에 "강제로 가입한 직원은 취소하라"고 해명했다.

현재 은행들은 청년 희망 펀드 가입 지시를 자제하는 분위기이지만, 영업점에서는 실적 경쟁 때문에 자체적으로 가입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은행들은 가입 첫날엔 실적을 공개했지만, 현재는 '정부의 줄 세우기' 논란이 일자 발표를 꺼리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5개 은행 신탁자산 총액은 13억2782만8000원, 위탁자는 4만3204명에 달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며 "청년들 고용문제는 정부가 세금을 마련해 해결할 일이지 민간의 팔을 비틀어 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돈을 모아서 앞으로 어떻게 쓸 것인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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