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때아닌 '포털 길들이기' 논란이 거세다. 문제의 발단은 최형우 서강대 교수의 연구 보고서 때문이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최 교수에게 용역을 줘서 만든 이 보고서는, 포털에 7:1 비율로 정부·여당에 부정적인 기사가 많다는 내용이 주다.

이 보고서를 근거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포털의 편향성 문제를 제기했다. 급기야 포털사 대표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야당과 시민단체는 포털 길들이기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 문제를 지속해서 취재해 온 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를 만나 문제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미디어오늘>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금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새누리당, 선거 때마다 유사한 패턴"

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 <미디어오늘> 사무실에서 금준경 기자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 <미디어오늘> 사무실에서 금준경 기자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이영광

관련사진보기


- 새누리당이 국정감사에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 대표의 증인 채택을 주장했잖아요. '포털 길들이기' 아니냐는 논란이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이미 정무위원회에서 증인채택이 된 상황이죠. 흐름을 보면 보고서 발주부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 국정감사 상임위의 포털사 대표 증인 채택까지 이어졌습니다. 이걸 언론이 받아쓰며 이슈를 확대·재생산하죠. 이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벌이는 포털 길들이기로 비칠 수 있습니다. 실제 선거 때마다 유사한 패턴이 이어져 왔고요.

이런 정황 중 하나가, 카카오의 경우 세무조사를 미묘한 시기에 많이 받았어요. 국세청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홍종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7년간 세무조사를 받은 기업 가운데 3회 이상 세무조사를 받은 기업은 17곳으로 전체 조사 시행 법인 2만8662곳 가운데 0.06%에 불과합니다.

카카오는 광우병 사태 당시인 2008년과 세월호 참사 이후인 2014년에 이어 올해 메르스 사태 직후 세무조사를 받았습니다. 타이밍이 묘하죠. 그래서 이번에도 포털을 길들이기 위해 정부 여당이 직접 나선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포털을 길들이려는 목적은 아마도 선거 때문일 텐데 얼마나 영향이 있나요?
"이런 식으로 압박하면, 정부 여당에 부정적인 기사를 포털에서 위축하는 효과가 있어요. 포털이 자기 검열하게 하죠. 현재 포털 사업자가 카카오택시 등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사업에 많이 진출하잖아요. 정부 입장에서는 없는 규제의 틈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시장입니다. 규제가 새로 만들어져야 하므로 포털은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그래서 길들이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죠.

굳이 근거를 대라고 한다면, 이명박 정부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의 언론 기사 비중을 보면 <연합뉴스> 기사 비중이 엄청나게 높아요. 전체 25~30% 육박하는데, <연합> 기사는 기계적으로 중립적인 기사가 많잖아요. 예를 들어 광화문 광장에 10만여 명 모여 집회하고 대한문 앞에 어버이 연합이 100명 모였어요. 그러면 '촛불 대 맞불' 이런 식으로 이슈 본질을 흐리는 보도를 한다는 거죠. 그런 보도를 양산했다는 자체가 결과적으로 정부·여당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죠. 새누리당이 선거 때마다 포털 길들이기 하려는 건, (실제로) 효과가 있으니 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근거가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서강대 최형우 교수에게 의뢰한 보고서 때문인데, 보고서에는 무슨 내용이 담겨 있나요?
"보고서 내용을 핵심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지난 1월부터 6개월 동안 모바일 네이버와 카카오의 기사 제목을 30분 간격으로 추출해 분석했습니다. 그랬더니 우리나라 양대 포털 모두 굉장히 '친야권적' 성향이 강하다는 겁니다. 첫 번째 근거는 야당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가 여당보다 10배나 적다. 두 번째 근거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노출 빈도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노출 빈도보다 많다는 겁니다. 문제는 보고서가 엉터리라는 점입니다."

- 왜 엉터리라고 보죠?
"6가지 정도 문제를 지적할 수 있습니다. 먼저 기사의 제목만 갖고 기사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기사는 복합적입니다. 기사의 리드와 본문 등 내용을 살펴야 하고, 사진 등의 요소도 같이 살피는 등 다방면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기사를 매우 단순하게 분류하고 자의적으로 판단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기사를 긍정, 중립, 부정으로 나눴는데 매우 단순한 분류법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기사를 이렇게 나누는 방법이 합당한지 그 자체가 의문이 될 수 있어요. 또한, 조사연구원이 6명이 어떤 기준으로 나눠야 할지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은 채 인상비평하듯이 평가한 게 문제가 되죠.

세 번째 문제는 정부 여당과 야당은 동등한 대상이 아닌데 단순 비교했다는 점입니다. 야당은 원내 진출 정당 기준으로 지금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까지 2개입니다. 정부·여당은 새누리당, 청와대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정부 부처와 산하 기관까지 다 포함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보면 KTX에 대한 비판, 정부에서 만든 앱에 대한 비판, 일선 경찰에 대한 비판까지도 정부 여당 비판으로 묶었더라고요.

정부부처와 야당은 당연히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걸 대충 비교해서 정부·여당 비판이 많으니 편향적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겁니다. 순전히 정부·여당의 덩치가 크다는 것뿐 아니라, 언론의 역할은 비판이잖아요. 정부는 정책을 추진하는 당사자로 이에 대한 비판 기사가 많은 게 당연하죠. 언론이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할 역할이기도 하고요. 실제 대부분이 중립 기사입니다. 보고서를 보면 전체 기사 중 정부·여당에 부정적인 기사비중은 2%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적다고 봐야겠죠.

네 번째는 문재인 대표가 김무성 대표보다 기사 노출 빈도가 높다는 사실만으로 편향을 단정 지은 부분입니다. 둘이 일정을 소화하는 정도 등이 다르잖아요. 제가 장담하는데, 현재 조사하면 김 대표가 훨씬 많을 걸요. 사위 문제와 아버지 친일 문제가 있잖아요. 포털이 문재인 대표 기사와 김무성 대표 기사를 언론으로부터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도 고려를 해야 합니다. 실제로 네이버 발표에 따르면, 김무성 대표가 해당 기간 17만 건이었고요. 문재인 대표의 기사가 20만 건이었어요. 애초에 문재인 관련 기사가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더 노출된 것은 왜곡이라고 볼 수 없는 거죠.

다섯 번째는 OEM 방식 자체의 문제점인데요. 이 보고서는 새누리당에서 용역을 줘서 만들어진 보고서입니다. 4대강과 미디어법 때 문제가 있는 용역 보고서의 사례를 많이 보셨잖아요. 김성해 대구대 교수는 이 같은 사례를 가리켜 '고용된 지식'의 문제라고 하더라고요.

여섯 번째는 보고서 작성자의 권위에 대한 문제입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이 이 분야에 얼마나 정통한 분인지 조사해봤어요. 최 교수는 언론 분야와는 완전히 무관한 사람이에요. 마케팅 전문가로, 서강대에는 지난해에 임용됐습니다. 저널리즘 관련 연구 실적이 없어요. 담당 과목 역시 디지털 콘텐츠 기획으로 저널리즘 분야가 아니죠.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과 홍문종 미방위원장은 방송에서 '언론 분야 최고 전문가' 혹은 '권위자'의 보고서라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권위자는커녕 이 분야에서 일해본 적도 없는 사람인 거죠. 이런 보고서는 권위자가 만들었다고 해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 분야에서 연구도 안 해본 사람이 맡은 거죠. 전문적인 경험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하면 애초 권위자라고 거짓말은 안 했어야죠. 그저 서강대 커뮤니케이션 학부에 들어가 있고 교수란 직위를 새누리당이 이용한 거죠."

"포털 통제, 민주주의 가치 훼손될 수 있다"

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 <미디어오늘> 사무실에서 금준경 기자가 인터뷰에 답변하고 있다.
▲ 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 <미디어오늘> 사무실에서 금준경 기자가 인터뷰에 답변하고 있다.
ⓒ 이영광

관련사진보기


- 보고서가 정당성을 가지려면 10년 전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 그리고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비교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저 또한 그게 상식적인 방법이었다고 생각하죠. 물론 10년 전이다 보니 뉴스시스템이 다르니까 정확한 비교는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보고서를 내는 건 말도 안 되죠."

- 포털 길들이기란 주장에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포털이 언론의 기능을 하고 있다"면서 "게이트키핑 기능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닌가"라고 발언했습니다.
"포털은 뉴스의 유통만 담당합니다. 단, 영향력이 막강해진 탓에 언론처럼 규제해야 한다는 비판이 있어요. 포털을 언론으로 여겨야 한다는 분위기 자체에는 동의합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포털의 편집권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거 아닌가요? 예를 들어 <조선일보> 1면과 <TV 조선> 머리기사에 박근혜 대통령을 더 많이 노출한다고 <조선일보> 개혁을 주장하진 않잖아요. 왜 유독 포털만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는지 질문을 던질 수 있죠."

- 새누리당은 포털이 제목을 바꾼다고 주장하던데 이는 사실인가요?
"법적으로 포털은 제목을 못 바꾸게 되어 있어요. 제목을 바꾸면 저작권법에 걸리는 거예요. 하지만 제목을 바꾸는 경우가 없지는 않아요. 어떤 경우냐면 스마트폰으로 네이버 기사를 봤는데 제목이 한 줄을 넘을 때, 제목을 줄여서 여기에 맞춥니다. 단, 원래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붙죠.

포털이 자의적으로 제목을 바꾸면 언론사에서 난리가 나겠죠. '악마의 편집'은 거짓말입니다. 정말 황당한 건 이재영 의원이 포털의 자의적 제목 편집을 비판하며 들고나온 게 '미즈넷'이란 사이트였어도. 거긴 커뮤니티거든요, 거기서 제목을 바꿨다고 뭐라 하는 거예요."

- 홍 의원은 포털에서 실시간 검색어의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실시간 검색어의 장·단점이 있겠죠. 현안과 여론을 파악한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에게 좋고, 포털 입장에서는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장사할 수 있는 거죠.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경우 사람들이 관련 기사를 찾아보게 되고, 포털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그런 식으로 유도를 하는데, 저도 실시간 검색어 자체에는 부정적입니다.

실시간 검색어의 가장 큰 문제는 어뷰징 기사잖아요. 포털이 그걸 내버려두는 것도 문제고,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어뷰징 기사 쓰기를) 조장하는 것도 문제긴 해요. 그렇다고 그런 기사를 쓰는 언론사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잖아요. 같이 다룰 문제라고 생각해요. 특히 <조선>, <동아>, <매일경제>가 엄청난 어뷰징을 쏟아 붓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제재를 안 하죠."

- 포털이 길든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포털이 자기 검열을 하게 되고, 위축 효과가 생기잖아요. 그러면 이용자들이 정말 필요한 뉴스를 못 보게 될 수 있다는 거죠. 우리나라는 대부분 포털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게 사실입니다. 포털이 중요한 뉴스를 정부의 압박으로 가리거나, 의혹을 숨기게 되면 이용자에게 피해가 오죠. 그건 정권 비판 차원에서도 문제입니다. 이런 식으로 뉴스가 포털에서 통제되면 다양성이라는 민주주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습니다."

- 새누리당의 주장과 별개로 뉴스가 포털에서 소비되는 게 문제인 건 사실입니다. 규제가 필요한 건 맞지 않나요?
"그렇죠. 우리나라 언론과 여론이 포털에 종속되어 있잖아요. 대부분의 독자는 언론사 홈페이지보다 포털에서 뉴스를 소비하니까, 언론사가 힘들어진 것도 맞아요. 이용자들 역시 다양한 뉴스를 접해야 하는데, 언론이 선택한 뉴스 가운데 포털이 다시 선택한 뉴스만 보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포털에는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기사가 많아요. 그건 정당한 비판을 마치 싸움처럼 묘사하고, 이슈를 물타기 해서 희석하는 효과가 있죠.

포털이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어쨌건 막강한 역할을 지녔습니다. 뉴스제공이라는 공적 역할을 하고 있으니 책임을 다해야겠죠. 하지만 권력이 직접 압력을 가해 규제를 한다는 건 포털의 편집권을 무시하는 처사죠. 시민사회와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 뉴스편집에 반영하는, 정말 독립적이고 다양성을 담보할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드는 게 하나의 방법이겠죠."

- 포털이 올바른 역할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려운 문제죠. 일단 언론사 입장에서는 포털 이외의 유통경로를 뚫는 게 시급합니다. 이용자도 포털에 의존하기보다는 뉴스를 적극적으로 찾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한 건데 공허하죠(웃음). 포털의 경우에는 기계적 중립 기사(의 선택·배치)를 줄여야 하겠죠. 기계적 중립 기사는 결과적으로 편향적인 기사입니다. 두 회사(네이버, 카카오)가 내부에 자체 뉴스평가위원회를 두고 있지만, 뉴스편집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낼 필요성이 있습니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