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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메르세데스-벤츠가 손을 들었다. 신성자동차(주)는 18일 벤츠 에스클래스(S-class) 차량을 골프채로 파손한 A씨와 최종적인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신성자동차는 벤츠코리아의 광주전남지역 공식판매회사다.

A씨는 훼손된 차를 새 차로 바꿔주기로 해당 업체와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새 차를 받는 대신 파손된 차의 복구비 일부와 사용 기간에 따른 차량 가격 하락분 등을 부담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A씨가 광주 판매점 앞에서 벤츠 차량을 크게 훼손한 지 일주일 만이다.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억 넘는 벤츠, 연이은 시동꺼짐에 반발... '파손 동영상' 일파만파

골프채로 벤츠 부수고 있는 장면.
 골프채로 벤츠 부수고 있는 장면.
ⓒ 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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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벤츠 판매점 앞에 차를 세웠다. 2억 900만 원짜리 벤츠 S63 AMG 차였다. 이어 트렁크에서 야구방망이를 꺼내 차를 부수기 시작했다. 야구 방망이가 강한 차체를 못 이기고 부러지자, 골프채를 꺼내 유리창과 차량 앞면과 옆면 등을 치기 시작했다.

그의 이 같은 행동은 고스란히 동영상으로 촬영됐고, 유튜브 등을 통해 퍼져나갔다. 그와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등에서 밝힌 내용을 종합하면, A씨는 지난 3월 B캐피털 업체와 리스 계약을 맺고 광주딜러사를 통해 차량을 인도 받았다.

A씨는 지난 6월 운행중에 시동이 꺼지는 현상을 경험했다. 단순 결함으로 생각한 그는 6월 25일 1차로 차량 수리를 접수했다. 회사쪽에선 해당 차량을 서비스센터로 보내 전자제어 프로그램 업데이트 등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은 반복됐다. A씨는 7월 27일 다시 차량 수리를 맡겼다. 그는 회사쪽으로부터 "또 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차량을) 교환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벤츠코리아쪽에선 당시 수리 과정에서 A씨가 임의로 부품을 개조한 사실을 발견했으며, 이의 원상복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 부산에서 광주로 가던 A씨는 언덕길에서 또 다시 차량 시동이 꺼졌다고 밝혔다. 그는 "차에 타고있던 임신한 아내와 다섯살 짜리 아들이 크게 놀라 실신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A 씨는 11일 해당 딜러사를 찾아가, 강하게 항의하며 차량 교환을 요구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사장이 출장중"이라며 명확한 답을 주지않았다. 2시간 가까이 업체와 실랑이를 벌이던 A씨는 결국 자신이 갖고 온 차량을 부수기 시작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목숨을 위협하는 결함 차량을 교환해주지 않겠다고 해서 차라리 없애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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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벤츠 파손 동영상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누리꾼 사이에서도 반응은 엇갈렸다. 대체로 "오죽했으면 2억 원이 넘는 차를 때려 부쉈겠는가"라는 의견이 많았다. 일부에선 "리스 차량은 소유주가 리스회사이며, 불법개조의 책임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해당 판매회사가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이어 경찰은 그를 불구속 입건했고, 재물손괴 혐의 등까지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미 해당 캐피털업체로부터 처벌 의사가 없다고 했는데도 경찰이 무리하게 혐의를 적용했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는 또 "자동차 운행 중 시동이 꺼지는 중대 결함이 이어졌는데도, 회사 쪽에서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오히려 경찰에 신고했다"고 주장하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게다가 그의 벤츠 파손 동영상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유력 자동차 매체 등에 실리면서 벤츠의 고급 서비스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고급 벤츠 차량의 파손 동영상이 국내 언론뿐 아니라 해외 유명 자동차 매체 등에도 보도되면서 (벤츠) 이미지가 크게 추락했다"고 전했다. 실제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쪽에서도 동영상 파문이 확산되자,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했다.

여기에 정부까지 나서서 해당 차량에 대한 결함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벤츠코리아의 부담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난 17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벤츠 동영상 논란에 대해 내부적으로 자세히 파악 중"이라며 "별도의 소비자 신고가 없더라도 사안에 따라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벤츠코리아 쪽에 해당 차량 관련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벤츠코리아는 세무당국으로부터 세무조사까지 받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엎친 데 덮친 격인 셈이다. 결국, 벤츠 파손 동영상 사건은 일주일여 만에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미 벤츠 동호회를 중심으로 비슷한 결함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1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여진이 남아있는 것이다.


○ 편집ㅣ박혜경 기자



태그:#메르세데스 벤츠, #S 63 A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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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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