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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18일 오후 5시]

조남풍 재향군인회장이 18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금품선거 의혹과 인사전횡, 향군사태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 국감장에 선 조남풍 향군 회장 조남풍 재향군인회장이 18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금품선거 의혹과 인사전횡, 향군사태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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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선거'와 인사전횡 의혹 등으로 검찰로부터 수사 받고 있는 조남풍 재향군인회(아래 향군) 회장이 수천억 원에 이르는 향군의 부채 문제에도 불구하고 1억여 원을 들여 업무용 차량을 교체하거나 신규 사업 강행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국가보훈처에서 제출받은 향군 자료를 보면, 조 회장은 향군이 임대한 에쿠스 차량을 지난 4월 계약 해지하고 위약금으로 4312만600원을 지불했다.

이후 조 회장은 7월에 고급 차량인 '제네시스 G380 프레스티지'를 새로 구입했다. 차량 구입비를 위한 예산으로는 8100만 원이 배정됐다. 기존 차량 임대 해지 위약금까지 더하면 총 1억2천여만 원이 소요된 셈이다. 향군은 '본부 차량 교체 방안 검토 보고'라는 문건을 통해 차종 교체시 "회장으로서의 대외 위상 적합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의 전용차는 향군 산하업체인 중앙고속을 통해 마련했다. '본회 업무용 차량 구입 검토(보고)' 문건에는 "본회(향군)는 재정 악화에 따라 신규차량 구입이 곤란"하다며 "당사(중앙고속)가 신규 차량을 구입한 후 (향군에) 기부"한다는 사유가 적혔다. 향군 본부가 부채 문제로 예산 집행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자, 우회적인 방법으로 전용차를 새로 마련한 것이다.

김 의원은 "향군의 부채가 5900억 원에 이르는 시점에서 1억 원이 넘는 돈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했다는 점은 향군이 얼마나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회원들의 권익증진과 복지기금에 사용돼야 할 돈이 아무런 제재도 없이 조 회장 한 사람을 위해 사용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김 의원은 "조 회장이 향군의 부채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회의를 통해 신규 사업 강행을 지시했다"라며 "신규 사업에 착수하면 제2금융권 등에서 자금을 빌릴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향군의 부채는 더욱 커지게 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향군은 최근 이사회 회의에서 조직․복지활동 등의 신규 사업을 명목으로 21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켰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조남풍 회장은 신규 차랑 구매와 관련해 "(기존의) 에쿠스는 (임대료가) 1억6천만 원으로, 빚을 진 재향군인회의 격에 안 맞다고 판단했다"라며 "이후 제일 나쁜 차인 오피러스를 타고 다녔는데, 장거리 운행 등에 적절치 않아서 제네시스를 타고 다닌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김 의원이 "그렇다고 해서 1억여 원의 비용을 추가로 들일 필요가 있었나"라고 묻자 "장기적으로는 아끼는 결과가 된다"라고 답했다.

조 회장은 또 신규 사업 추진과 관련해서는 "지회 운영비와 규탄대회 등의 행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막무가내' 조남풍, 보훈처 감사 결과도 '시치미'

조 회장은 이날 국감장에서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물론 감독기관인 국가보훈처의 감사 결과까지 부인해 의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그는 국감을 앞두고 해외로 외유성 출장을 떠났다는 지적과 관련해 "미국 재향군인회 초청으로 다녀온 것"이라며 "저는 책임을 회피하는 일을 용서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돈 선거' 의혹을 두고도 조 회장은 "향군 선거 당시 자원봉사 해준 분들을 위해 식비와 여비를 제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신의 선거 캠프 출신들을 대거 채용했다가 국가보훈처로부터 지적받은 뒤 다시 공모 절차를 진행한 사실 역시 "그렇지 않다"라고 부인하며 '막무가내'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민병두 새정치연합 의원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에게 "향군이 보훈처 감사에서 적발 된 후 공모 절차에 들어간 것 아닌가"라고 물었고, 박 처장은 "맞다"라고 대답했다.

박승춘 처장은 "현재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조 회장이) 향군을 원활하게 이끌어가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라며 조 회장의 직무 정지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보훈처는 법제처에 조 회장의 직무정지 여부 관련 유권해석을 요청한 상태다.


태그:#조남풍, #재향군인회, #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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