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한밤의 TV연예>측에서 사용한 암살 포스터는 일베 콘텐츠로 확인됐다.

지난 16일 <한밤의 TV연예>측에서 사용한 암살 포스터는 일베 콘텐츠로 확인됐다. ⓒ sbs


SBS가 또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에서 만들어진 합성 이미지를 사용했다. SBS가 일베 콘텐츠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16일 방송된  <한밤의 TV연예>는 연예계 표절 논란을 조명하며 최근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암살>을 언급했다. 최종림 작가가 제작사를 상대로 표절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 화면에 삽입된 <암살> 포스터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가짜였다. 원본에는 배우 최덕문이 자리한 곳이다.

SBS는 곧장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측과 시청자에 사과했다. 17일 오전 SBS는 "방송되지 말아야 할 이미지가 어떤 이유로든 전파를 탄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해당 영상은 즉시 삭제했다"고 밝혔다. 또 SBS는 "생방송 프로그램의 특성상 최신영화의 이미지를 급하게 찾는 과정에서 자료에 대한 검증을 소홀히 한 잘못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재발방지시스템 구축 약속 이후 또 사고 발생

그러나 SBS가 일베에서 제작된 콘텐츠를 사용해 물의를 일으킨 것은 한두번이 아니며, 특히 문제가 반복되자 지난해 말 방송국 차원에서 사과와 재발방지 시스템 구축을 약속한 이후 이번에 또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SBS는 더욱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대표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인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 일베에서 만들어진 가짜 연세대학교 로고를 사용한 것(2014년 3월 2일)을 비롯해, 교양 프로그램인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선 신윤복 화백의 그림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합성된 이미지를 넣었다(2014년 10월 16일).

특히 보도 부문에선 사고가 잦았다.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8뉴스>는 일본산 수산물에 함유된 방사능에 대한 공포를 다룬 기사에 일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이미지를 합성해 만든 자료를 사용(2013년 8월 20일)하고, 관광버스의 불법 영업을 고발하는 기사엔 일베에서 만든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썼다(2015년 5월 24일). 또 헌법재판소가 '선거운동 기간 동안엔 인터넷 실명제를 적용하는 것은 합헌이다'라는 결정을 내렸다는 기사엔 일베산 헌법재판소 로고가 들어갔다(2015년 7월 30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서도 이 같은 사건들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2013년 당시 SBS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인 '주의' 조치를 받았으며, 헌법재판소 로고 문제를 다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에서는 "지상파에서 일베와 관련해 제재를 받은 17건 중 1/3이 SBS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비판이 거세자 SBS는 2014년 11월 자체 이미지 DB를 구축하고 이중 검증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또 일베 콘텐츠 문제가 일어나면서 SBS는 다시 체면을 구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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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일베 한밤의 TV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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