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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철버거 창업자 이영철씨 지난 30일, 서울시 성북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영철버거 창업자 이영철(48)씨. 이씨는 "영철 버거를 하면서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라며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이건 실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영철버거 창업자 이영철씨 지난 30일, 서울시 성북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영철버거 창업자 이영철(48)씨. 이씨는 "영철 버거를 하면서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라며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이건 실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 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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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만 했던 건 아닌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16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를 통해 차분히 소감을 말하던 영철버거 창업자 이영철(48)씨는 몇 번이고 말을 멈췄다. 지난 7월, 폐업 소식이 전해진 영철버거의 재개업을 위해 고려대 정경대 학생들이 기획한 크라우드 펀딩이 하루 만에 목표금액을 달성했다(관련 기사 : "영철버거 아직 안 망했어요, 잘못된 소문때문에 속상해요").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제48대 학생회는 15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와디즈'(www.wadiz.kr)에서 '비긴어게인 영철버거'라는 이름의 모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처음 목표금액은 800만 원. 펀딩 마감 기한은 오는 10월 15일까지 30일로 잡혀 있었다. 그러나 16일 오후 3시 55분 현재까지 총 635명이 펀딩에 참여해 2018만6000원이 모였다. 당초 정해둔 목표액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날 오후, 정경대 학생회는 크라우드 펀딩 업체 측과 논의 끝에 펀딩 목표금액을 2천 만 원으로 올렸다. 당초 정경대 학생회는 이 금액을 목표로 했지만, 크라우드 펀딩 업체 측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 말했던 액수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고려대 정경대 학생회 대외협력국장 이승주(22, 고려대 경제학과)씨는, 애초 800만 원이었던 목표를 24시간도 안 되어 초과달성하자 목표금액을 2000만 원으로 상향 설정했다. 그런데 그 2000만 원마저 펀딩 시작 하루만에 돌파한 것이다.

이승주씨는 이 2000만 원의 의미에 대해 "이영철씨가 매년 고대에 기부했던 액수와 같으면서, 고대 2만 학우들이 천 원짜리 '스트리스 버거'를 하나씩 사는 것과 같은 액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정도로 빠르게 목표금액이 달성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자본의 논리에 밀려 사라지는 가게 살리겠다"

 "영철버거를 다시 채워주세요" 고려대 정경대 학생회는 15일부터 영철버거 재개업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펀딩 시작 하루 만에, 목표 금액을 훨씬 웃도는 돈이 모였다.
 "영철버거를 다시 채워주세요" 고려대 정경대 학생회는 15일부터 영철버거 재개업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펀딩 시작 하루 만에, 목표 금액을 훨씬 웃도는 돈이 모였다.
ⓒ 고려대 정경대 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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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대 학생회는 15일,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시작과 함께 '영철버거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며'라는 제목의 기조문을 내고, "이제는 영철 아저씨께 받았던 그 진심을 돌려드릴 때다, 우리는 리어카를 끌면서 고대생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었던 따스한 온정을 아직 기억한다"며 "매년 꾸준히 기부하여, 1억 원이 넘는 금액을 고려대학교에 장학금으로 기탁해주신 그 마음에 대해 조금이나마 감사를 표하고자 한다"고 크라우드 펀딩의 취지를 밝혔다. 

또 "안암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의 사랑을 받았던 가게들마저 재개발, 경기불황,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진출 등 자본의 논리에 밀려 사라져간다"며, "영철버거의 폐업은 단순히 한 자영업자의 폐업이 아니라 학생과 상인들 간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자랑했던 안암 상권의 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의 논리로만 평가되는 세상에 '예외'도 존재함을 증명하는 작은 저항을 하고 싶다"며, "돈보다 우선인 가치가 존재함을 그간 영철 아저씨로부터 우리가 직접 확인했기에, 우리는 이것(크라우드 펀딩)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는 말로 기조문을 마무리했다.

11월 재개업 목표, 정기전에 '스트리트 버거' 배포

굳게 닫힌 영철버거  지난 7월 폐업이 결정된 영철버거 본점이 굳게 닫혀있다.
▲ 굳게 닫힌 영철버거 지난 7월 폐업이 결정된 영철버거 본점이 굳게 닫혀있다.
ⓒ 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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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금액 달성여부와 상관없이, 크라우드 펀딩은 당초 정해둔 기한인 10월 15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또 고려대 정경대 학생회는 크라우드 펀딩 오픈을 시작으로 영철버거를 돌아보고 나아가야 할 길을 살펴 볼 공개좌담회를 연다.

오는 18일부터 시작되는 고연전(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매년 펼치는 정기전의 정식명칭은 매년 주최 학교에 따라 바뀐다. 2015년의 주최학교는 연세대학교이며, '고연전'이 정식 명칭이다)에 영철버거의 '스트리트 버거'를 배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8일 오전, 이영철씨는 굳게 닫아놨던 영철버거 본점 문을 열고 스트리트 버거를 만든다. 모든 과정은 11월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영철버거 재개업을 위한 준비다.  

영철버거는 창업자 이영철씨가 지난 2000년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후문에서 리어카 노점으로 시작한 햄버거 가게다. 영철버거의 저렴한 '스트리트 버거'는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았던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장사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안암동에 매장을 낼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이영철씨는 총 1억2000만 원에 이르는 장학금을 고려대에 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무리한 직영점 운영으로 인한 부채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고, 결국 지난 7월 영철버거 본점의 폐업이 결정됐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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