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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연륙교 건설, '노예계약'에 발목 잡혀

제3연륙교 건설·개통으로 인천공항고속도로(영종대교)와 인천대교고속도로 운영회사가 입을 손실을 누가 보전해줄 것인지를 두고 인천시와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제3연륙교 건설 사업은 표류하고 있다.

인천시는 LH로부터 제3연륙교 건설 사업비 일부를 가져와 내년 12월까지 기본설계를 완료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제3연륙교 건설 사업의 핵심인 '착공과 개통 시기'에 대해 국토부는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제3연륙교 건설 자금은 청라지구와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분양가격에 포함돼있었다. 약 5000억 원을 LH가 보관하고 있다. 영종하늘도시 입주민들은 제3연륙교 건설 자금을 내고도, 매달 10여만 원을 민간자본 고속도로 운영회사에 통행료로 지급하고 있다.

제3연륙교 건설은 영종도 주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청라지구 입주자들의 권리이기도 하다. 나아가 인천시민의 불편을 해소하는 동시에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일이다.

또한 2018년 인천국제공항 제2 여객터미널 개장에 따른 여객인구 증가와 연관 산업 종사자 증가에 대비하는 일이며, 영종지구 내 항공 정비·부품·물류 산업과 IT 산업 투자 유치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외국인 투자 민자사업자와 체결한 '노예계약'에 발목이 잡혀있다. 또한 제3연륙교 개통으로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고속도로 통행량이 감소할 경우 입게 되는 운영회사의 손실을 인천시는 공동으로 부담하자고 정부를 설득했다. 하지만 정부는 인천시가 떠안아야 한다고 버티고 있다.

2020년 인천국제공항 교통체증 우려

인천국제공항의 여객인구는 지난해 4500만 명을 돌파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과 연관한 종사자는 약 4만 5000명이다. 제2 여객터미널이 개장한 뒤 2020년이면 여객인구가 60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공항 연관 일자리 또한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인천시 도시기본계획을 보면, 2020년 영종도 인구는 약 3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제2여객터미널 개장에 따른 여객인구 증가와 연관 산업 일자리 증가, 영종도 주민 증가로 출퇴근시간대 인천대교와 영종대교의 심각한 교통체증이 예상된다.

여기다 인천국제공항 제2 여객터미널이 개장하면 항공운송 산업의 성장 외에도 항공정비 산업과 물류 산업이 함께 발달할 전망이다. 이미 대한항공이 보잉사·플랫휘트니사와 합작해 운항훈련센터와 엔진정비센터를 짓고 있다. 상주인구와 통행인구가 증가하기 마련이다.

또한 국토부는 지난 2009년에 인천국제공항 서북단 IBC-2(국제업무지구-2) 인근 부지 약 114만 3000㎡(=약 35만 평)를 항공정비특화단지로 고시했다. 이 단지에 기체와 엔진 정비, 부품 제조, 연구교육 분야 업체와 기관을 집적화해 고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태츠칩팩코리아는 2013년 9월 경기도 여주에서 인천국제공항 물류단지(면적 11만 117㎡)로 이전했다. 현재 2000여 명이 일하는데, 반도체 생산시설 증설(12만㎡) 공사를 올해 하반기에 착공해 2017년에 완공하기로 했다. 증가 예상 종사자 수는 3000여 명이다.

영종도 미단시티엔 리포&시저스의 카지노복합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이고, 올해 말 정부 발표로 영종도에 최소 1개 이상의 카지노복합리조트가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공사를 마친 왕산마리나가 준공허가를 받으면 해양레저 인구와 요트 산업 일자리가 늘어날 전망이다.

한·중 FTA가 국회 비준을 받으면 중국 수출물량 증대가 기대되고, 개성공단의 경우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인정되기에, 이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한 전시판매단지와 물류단지가 영종도에 있어야 한다.

또한 향후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협력 확대로 개성공단이 원래 계획대로 2·3단계 조성 공사를 거쳐 2000만 평으로 개발되고(현재 1단계 100만 평 개발), 해주공단 등이 가시화되면 인천국제공항은 대한민국의 관문을 넘어 한반도의 관문 기능을 하게 된다. 그런 만큼 제3연륙교 건설 사업은 이에 대비한 물류인프라 구축사업이다.

아울러 수도권 제2 순환고속도로 개통도 인천대교와 영종대교의 통행량 증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제2 순환고속도로 중 2017년 3월 개통 예정인 '인천~김포' 고속도로는 북청라IC에서 인천공항고속도로(영종대교)와 만나고, 2차 타당성 검토 중인 '인천~안산' 고속도로는 인천대교 분기점에서 인천대교고속도로와 만나게 돼 있어 영종도 진출 교통 분산이 요구된다.

인천공항고속도로 MRG로 건설비 뽑아, 민간사업자는 투자비 두 배 정도 회수

제3연륙교 건설 지연은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고속도로 건설 당시 정부가 외국인투자 민자사업자와 체결한 협약에서 비롯됐다.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운영하는 신공항하이웨이(주)의 지분구조는 한국교직원공제회 45.07%, 맥쿼리투자펀드 24.1%, 교보생명 15%, 삼성생명 8.85%, 한화생명 등 6.98%이며, 인천대교고속도로를 운영하는 인천대교(주)의 지분구조는 맥쿼리투자펀드 41.02%, AMEC파이낸스아시아 23.03%, 중소기업은행 14.99%, 국민은행 14.99%, 인천시 5.97%이다.

국토부는 2005년 5월 외국인투자 민자사업자와 '인천대교 변경 실시 협약'을 체결하면서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고속도로를 제외한 도로를 신설할 수 없게 '경쟁방지' 조항을 삽입했다.

또한, 제3연륙교 개통으로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고속도로의 통행량이 줄 경우, 최소운영수입(MRG) 보장 기간일 때는 MRG 협약에 따른 손실을, MRG 보장 없이 통행료 만을 징수하는 일반운영 기간에는 민간사업자가 추산한 예측 통행량의 손실분 전액을 인천시가 떠안으라는 게 국토부의 방침이다.

총사업비 1조 7440억 원(민간자본 1조 4602억 원)이 들어간 인천공항고속도로의 MRG 보장 기간은 2020년까지 20년이고, 일반운영 기간은 그로부터 2030년까지 10년이다. 총사업비 1조 5201억 원(민간자본 7866억 원)이 들어간 인천대교고속도로의 MRG 보장 기간은 2024년까지 15년이고, 일반운영 기간은 그로부터 2039년까지 15년이다(표 참고).

인천대교 영종대교 MRG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그동안 발생한 MRG와 통행료는 민간투자비의 약 두 배에 달하는 2조 8403억원이다. 문제는 실제 통행량이 예측 통행량에 크게 못 미친다는 데 있다. 2014년 기준 인천공항고속도로 예측 대비 실제 통행량 비율은 57.4%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2014년에 정부가 지급한 MRG만 975억원이다.
▲ 인천대교 영종대교 MRG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그동안 발생한 MRG와 통행료는 민간투자비의 약 두 배에 달하는 2조 8403억원이다. 문제는 실제 통행량이 예측 통행량에 크게 못 미친다는 데 있다. 2014년 기준 인천공항고속도로 예측 대비 실제 통행량 비율은 57.4%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2014년에 정부가 지급한 MRG만 975억원이다.
ⓒ 시사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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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그동안 발생한 MRG와 통행료는 건설에 투자된 민간자본의 약 두 배에 달하는 2조 8403억 원이다. 인천공항고속도로는 앞으로 5년 더 MRG를 보장받을 수 있고, 2030년까지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다.

문제는 실제 통행량이 예측 통행량에 크게 못 미친다는 데 있다. 2014년 기준 인천공항고속도로 예측 대비 실제 통행량 비율은 57.4%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2014년에 정부가 지급한 MRG만 975억 원이다. 인천대교고속도로의 예측 대비 실제 통행량 비율은 74.9%로, MRG는 34억 원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 빗나간 예측 통행량이 앞으로도 외국인투자 민자사업자에 막대한 국민 세금을 가져다 지출한다는 데 있고, 정부 또는 인천시가 제3연륙교 건설에 따른 손실분을 떠안더라도 이 엉터리 예측 통행량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자고속도로 소유·운영권 정부가 환수해야"

이 때문에 제3연륙교 건설과 세금 낭비를 막기 위해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고속도로의 현 소유와 운영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10일 인천시의회에서 열린 '제3연륙교 조기 개통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인천시와 시의회, 여야정당, 시민사회는 한목소리로 제3연륙교 조기 개통을 촉구했다. 시의회는 조기 개통 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상태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정헌(중구2·새누리당) 시의원, 김교흥 새정치민주연합 서구강화갑 지역위원장, 박종현 정의당 인천시당 사무처장,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김요한 '제3연륙교 즉시 착공 범시민연대(이하 제3 연륙교시민연대)' 자문위원, 최정철 인하대 교수 등이 참석해 민간자본고속도로 소유권과 운영권 환수, MRG 사업구조 재편, 국토부와 민간사업자 간 협약 폐기, 인천시의 제3연륙교 턴키 발주(설계·시공 일괄입찰)를 촉구했다.

두 고속도로가 국제공항과 연결된 국가기간시설인 만큼 정부가 고속도로 소유권과 운영권을 민간사업자로부터 환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환수하는 게 향후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환수금은 약 5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또한 향후 예상되는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고속도로의 MRG와 통행료 수입, 남아 있는 자산 가치를 계산한 뒤, 인천공항공사 또는 인천시가 매입해 운영하는 것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최정철 교수는 "매입하려면 매입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테면 인천공항공사 또는 인천시가 자금을 마련해 매입하면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가 있다. 즉, 인천공항고속도로의 경우 매해 상환하는 원금과 이자가 향후 정부가 지급하는 MRG보다 매우 적을 것이다"라고 한 뒤 "인천대교고속도로는 제3연륙교가 개통하더라도 예측 통행량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인천시가 MRG 사업구조 재편과 턴키 발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제3연륙교 2020년 개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민사회, "노예계약부터 해지해야"

이날 토론회에 앞서 지난 9월 7일 제3 연륙교시민연대는 철도시설공단에서 국토부 공항정책국장 등을 만나 제3연륙교 조기 개통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하지만 국토부의 입장은 단호했다. 공항정책국장은 '국토부가 민간사업자와 체결한 협약 중 경쟁방지 조항에 따라 선(先)착공 후(後)협상은 있을 수 없다'며, '제3연륙교를 착공하려면 인천시가 손실 보전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토론회에서 김요한 제3 연륙교시민연대 자문위원은 "국토부는 제3연륙교가 포함된 도시기본계획을 1997년 승인했다. 그런데 2005년에 '인천대교와 영종대교를 제외한 교량을 지어서는 안 된다'는 경쟁방지 조항이 포함된 노예계약을 체결했다. 잘못을 저질러 놓고 인천시와 인천시민에 떠넘기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소유권 환수로 외국자본에 퍼주고 있는 세금을 차단하고, MRG 재구조화로 빗나간 예측 통행량과 세금 낭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한 뒤 "제3연륙교를 개통하려면 우선 협약서에 있는 경쟁방지 조항을 폐기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 또는 법률, 경제여건 등이 변화할 경우 협약서를 변경할 수 있는 만큼, 국토부는 노예계약부터 해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3 연륙교시민연대는 제3연륙교 조기 착공을 촉구하기 위해 다음 달 24일 오후 2시에 시민 총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인천공항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운동 때처럼, 대규모의 주민 차량을 공항고속도로에 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www.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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