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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안성 미산리에 있는 정정엽 작가 작업실을 찾았다. 동녘 통창으로 미산리 전경이, 작업실 안에는 풍성한 볼거리,  뒷 중원 잔디밭에는 정갈한 다과 상으로 참가자들을 맞았다.
▲ [옆집예술] 첫 방문지 12일 안성 미산리에 있는 정정엽 작가 작업실을 찾았다. 동녘 통창으로 미산리 전경이, 작업실 안에는 풍성한 볼거리, 뒷 중원 잔디밭에는 정갈한 다과 상으로 참가자들을 맞았다.
ⓒ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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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을 만드는 작업실은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 은둔형 작가라면 찾아볼 일이 막연하다. 그러나 작가도 은둔이 지나치면 고립되고 스스로 경계하게 된다. 예술이 삶과 현실을 반영하고 생존과 행복을 위하는 것이라면 작가도 자신의 작업실로 관객을 맞고, 삶을 창작하는 모습까지 나누고 싶을 거다. 그러나 작가가 작업실로 많은 사람을 맞이 한다는 일은 누군가 섬세하게 배려하고, 거들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작가의 애로점과 관객의 바램을 엮어 경기문화재단 주최, 반지하 살롱 주관으로 '옆집에 사는 예술가'(이하 '옆집예술')프로젝트를 펼친다. 경기문화재단 문화재생팀 이진실씨는"경기도 곳곳에 자리잡은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알아보고, 예술가의 공간에서 함께하는 기회를 통해, 작품에 대한 공감과 친밀감을 높이고, 예술의 거리감을 좁히려 한다" 고 밝혔다.

예술가들의 작업실에서 만나는 작가들의 작업은 더욱 신선하고, 작가의 열정도 느낄 수 있다. 지난 12일 첫 '옆집 예술'로 안성 예술인 마을에 자리 잡은 여성주의 화가 정정엽 작가의 작업실을 찾았다. 아래는 '옆집 예술' 기획자 김나리(크리에이티브 디렉터,미학)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첫 번째 '옆집 예술'로 정정엽 작업실을 뽑은 까닭은?
"정정엽 선생의 <나의 작업실 변천사> 작업이 눈길을 끌었다. 1차로 예술가의 일상이 무엇인지를 공유하고자 기획했고, 궁극으로는 예술가를 둘러싼 시·공간 환경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음을 일깨우려 한다. 정정엽 작업실에서 작가의 육성으로 <나의 작업실 변천사>를 보고 들을 수 있다면 '옆집 예술'의 취지를 전하는 데 안성맞춤이고, 멋진 신호탄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 작가의 작업실에 처음 왔을 때 느낌은?
우주가 이 안에 들어와 있구나! 우리는 우주 속에 한 미물인데, 머리로 우주를 사유하고, 포착하려 한다. 정정엽 작가는 우주를 가슴으로 끌어 안으며 차곡차곡 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우주 속에 우리가 살고, 우리가 우주를 품고 있음을 기록하는 비장함과 위대함이 있다.

16년 1월 스케이프 초대 개인전을 앞두고 전시될 작품들을 미리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는 행운을 맛볼 수 있다.
▲ 정정엽 작가의 미발표 최신작들 16년 1월 스케이프 초대 개인전을 앞두고 전시될 작품들을 미리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는 행운을 맛볼 수 있다.
ⓒ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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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변승훈작가가 직접 사금파리로 시공한 화장실 벽과 바닥 마감재 장식.
▲ 작업실의 화장실 벽 도예가 변승훈작가가 직접 사금파리로 시공한 화장실 벽과 바닥 마감재 장식.
ⓒ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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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엽 작가의 미발표 작. 밭두릅과 지구의 한마을-나방1 작품. 162x130cm,oil on canvas,2013
▲ 밭두릅과, 지구의 한마을 - 나방1 정정엽 작가의 미발표 작. 밭두릅과 지구의 한마을-나방1 작품. 162x130cm,oil on canvas,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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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첫 작업실을 열고, 2015년 까지 15번의 이사를 거쳐 이 작업실로 오게 된 사연을 마지막으로, 1년에 1점 씩 대표되는 일들을 31점의 드로잉으로 풀어 냈다.
▲ 정정엽의 <나의 작업실 변천사> 1985년 첫 작업실을 열고, 2015년 까지 15번의 이사를 거쳐 이 작업실로 오게 된 사연을 마지막으로, 1년에 1점 씩 대표되는 일들을 31점의 드로잉으로 풀어 냈다.
ⓒ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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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프로그램 시작 전 촬영을 위한 작가와 기획자와의 대담도 지켜 볼 수 있었다.

[김나리] 팥, 콩 등 곡물을 그리면서 '붓으로 농사짓는 작가'라고 불리더라.
[정정엽] 이 말을 이웃 동네 농부가 처음 직접해 준 말이라 영광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이 작업이 노동 집약적이고 사실적인 묘사에 중점을 둔 뜻으로 해석되는 우려가 있다. 씨앗 하나 하나를 그려야만 생명의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려도 그렇게 하는 거다. 모든 작업의 방법은 언제나 열려있고, 어떻게 하면 쉽게 할 수 있을까 궁리한다(웃음).

산책길에서 만난 가을 들꽃들은 덤이다.
▲ 맨드라미와 벼이삭 산책길에서 만난 가을 들꽃들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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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국 오픈 스튜디오 .

<정용국 시조 시인의 동두천 노래> 프로그램 일정
- 등록 인사 15:30~16:00 30‘
- 작가 대담 16:00~17:00 60‘
- 질의·응답 17:00~18:00 60‘
- 시조 낭송, 부대음식, 잔치 18:00~19:30 90‘
▲ 9.19은 동두천에 사는 정용국 시조 시인의 오픈 스튜디오를 찾는다. 정용국 오픈 스튜디오 . <정용국 시조 시인의 동두천 노래> 프로그램 일정 - 등록 인사 15:30~16:00 30‘ - 작가 대담 16:00~17:00 60‘ - 질의·응답 17:00~18:00 60‘ - 시조 낭송, 부대음식, 잔치 18:00~19:30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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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리] 최근 채소들이 중력을 거스른 채 우주에 떠있는 듯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정정엽] '지구는 우주의 한 마을'이라고 한다. 여기에 와서 살아보니 숱한 생명체들을 쉽게 보아 넘겨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옆에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잡초 한 줄, 나뭇잎 한 잎, 벌레 한 마리 조차도 모두 이 마을에, 이 지구에, 나아가 이 우주에 있음을 배려하고 기록해야 겠다는 마음으로 담고 있다.

정정엽 작가가 앞장 서서 숲길을 걸었다. 평소 걷는 미리내 쪽으로 나 있는 산책길을 따라 가면 제법 큰 호수가 나온다.
▲ 마을 산책 정정엽 작가가 앞장 서서 숲길을 걸었다. 평소 걷는 미리내 쪽으로 나 있는 산책길을 따라 가면 제법 큰 호수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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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엽 작가가 벽에 써 붙인 낱말 놀이(위) 쪽지들과 ...참가자들과 함께 참여하는 낱말놀이 쓰기 시간을 갖고 있다. 정정엽의 낱말놀이는 일상에서 부딪히는 낱말 하나를 화두 삼아 자기만의 느낌으로 간명하게 풀어 보는 생각쪽지다.
▲ 낱말 놀이 정정엽 작가가 벽에 써 붙인 낱말 놀이(위) 쪽지들과 ...참가자들과 함께 참여하는 낱말놀이 쓰기 시간을 갖고 있다. 정정엽의 낱말놀이는 일상에서 부딪히는 낱말 하나를 화두 삼아 자기만의 느낌으로 간명하게 풀어 보는 생각쪽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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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첫 순서로 정정엽 작가의 <나의 작업실 변천사>가 펼쳐졌다. 15번 이사를 거쳐 지금 작업실로 오게 된 사연을 모두 31장의 드로잉으로 보여 주었다. 1980년대 중반부터 2015년까지 30여 년간 민중 미술이 일어나고 여성주의 미술이 형성되는 과정을 골목길 걷듯 치열하면서도 정감어린 드로잉 작품과 함께 흥미롭게 들려줬다.

특히, 1985년. <한국미술 20대의 힘>전 사태와 관련 정정엽의 서울 혜화동 작업실에 들이 닥친 경찰관들과의 대치는 민중 미술을 발화한 작업실이라는 점에서 웃음과 함께 인상적인 일화로 기억될 것 같다.

이날 스태프를 포함, 이웃 작가, 지역 주민, 연인과 대학생 등 다양한 사람이 멀고 가까운 곳에서 약 30명 참여했다. 정정엽 작업실에서 2km 거리에 전망 좋은 카페를 운영하는 노주현 배우가 찾아와 작가의 작업과 사는 공간을 둘러 보면서 미술 애호가와 컬렉터로서, 스타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줘 참가자들의 눈길을 받았다.

정정엽 작업실과 2km 거리에 배우 노주현 선생이 살고 있다. [옆집예술]소식을 듣고 찾아 왔다. 작품 뿐만 아니라, 아트북과 인테리어 구석구석을 꼼꼼히살펴 보았다.연인커플도 다정한 모습으로 작가와 하루를 보냈다
▲ 노주현 배우 정정엽 작업실과 2km 거리에 배우 노주현 선생이 살고 있다. [옆집예술]소식을 듣고 찾아 왔다. 작품 뿐만 아니라, 아트북과 인테리어 구석구석을 꼼꼼히살펴 보았다.연인커플도 다정한 모습으로 작가와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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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해 주셔서 고마웠다." (지역 주민)
"즐겁고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웃 작가),
"마음이 따뜻해 지고 행복한 하루였다." (대학생)
"앞으로도 경기문화 재단 기금이 유용하게 쓰이길 바란다." (옆집 예술인)

헤어질 무렵 참여한 사람들의 소감이다.

과일과 떡과 차... 정갈하면서도 푸짐한 다과상도 차려졌다
▲ 정정엽 오픈스튜디오 과일과 떡과 차... 정갈하면서도 푸짐한 다과상도 차려졌다
ⓒ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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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앞으로 [옆집 예술]일정>

9월 18일은 용인 동천동 작업실(김창환, 노동식, 배상욱)과 19일은 동두천 정용국 시조시인의 오픈 스튜디오로 이어질 예정이다.
https://www.facebook.com/ggcforkr/videos/1033712743319458/

▶참가문의 : 경기문화재단 문화재생팀 031-231-0823, 0827
▶참가신청 : http://g-openstudio.co.kr
2015 경기지역 예술가 작업실 오픈 페스티벌 일정
0912 안성 정정엽
0918 용인 동천동 작업실(김창환, 노동식, 배상욱)
0919 동두천 정용국 시조시인

1002 파주 미술품앗이 창작공간(김지수, 박준상, 신현운, 김태균)
1003 용인 김래환
1009~10 우리 언제 어디에서 다시 만나리! (고창선, 김월식, 곽동렬, 박영균,이아람,천원진,류승진,유혜민)
1016 양평 육근병
1017 안성 성동훈
1023 안성 장석주
1024 수원 내맘大路스튜디오(이부강, 송태화, 김수철, 박지현, 임정은,박인)
1030 의왕 오재우
1031 의왕 박준하

1104 수원 홍인숙
1107 양평 이재효
1113 파주 배병우
1114 여주 홍일선
1120 양평 이재삼
1121 안성 이윤엽



태그:#옆집예술, #정정엽, #오픈스튜디오, #경기문화재단,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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