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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난민 지지시위 당시 모습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난민 지지시위 당시 모습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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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터키 해변에서 발견된 세 살배기 난민 꼬마 에이란 쿠르디의 사진이 전 세계에 준 충격은 대단했다. 이 사진 한 장으로 전쟁의 모순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삶을 담보로 한 수많은 전쟁 주민들의 탈출 전쟁이 전 세계인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이 작은 사진 한 장은 유럽 정치인들까지 움직였다. 올 여름 난민들을 과다하게 실은 배 수 채가 지중해에서 침몰하며 무수한 인명을 앗아가도 꿈쩍하지 않았던 유럽의 정치인들은 세 살짜리 꼬마의 시신 앞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유럽이란 이름 아래, 독일을 선두로 난민을 구해야 하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프랑스도 여기에 동참했다.

우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공군 비행기로 이슬람국가(IS)를 공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금까지 피난민, 망명 신청자로 불리던 이들을 '외국노무자'라고 바꿔 부르는 것만 봐도 이들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시각에 변화가 생겼음을 시사하고 있다.

프랑스는 또 향후 2년 동안 2만4000명의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했는데, 이는 유럽커미션에서 각 유럽 국가에 부과된 배당량과 관련되어 있다. 유럽 각국의 인구수와 실업률, 난민 정착률 등을 바탕으로 유럽 각 국이 난민을 나눠 받아들이기로 협의했다.

총 12만 명에 해당되는 전쟁 피난민 중에서 그리스에 할당된 난민 수가 5만400명, 이탈리아에는 1만 5000명, 헝가리에 5만4000명, 독일에 3만 1443명, 스페인에 1만4931명 등이다. 여기에 영국과 아일랜드, 덴마크는 제외되었는데 이들 국가들이 유럽 이동 공동정책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망명국가로 유명했던 프랑스

늘 버림받고 소외된 자들 편에 선 프란치스코 교황도 한몫 거들었다. 교황은 지난 7일 유럽의 모든 가톨릭 신자들은 한 가정이 난민 한 가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바티칸 내 2개 교구에서 시범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유럽 대다수 나라가 난민에 대해 우호정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피난민들의 유럽 이동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헝가리에 묶여있었던 난민들이 독일과 오스트리아로 이동했고 독일 뮌헨에 임시로 정착했던 난민들 중 우선 45명이 8일 저녁에 뮌헨을 떠나 다음날인 9일 오전에 프랑스에 도착했다. 이들 45명 중 남자가 38명, 여자가 3명, 아이들이 4명이었다.

보르도를 비롯한 프랑스 220여개의 도시와 중소마을이 난민들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지만 모든 프랑스인들이 이들을 반기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트로와 등 일부 도시는 수용 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들의 수용을 거부했다. 그런가 하면, 10여개 도시에서는 난민들 중에서 가톨릭 신자만 받겠다고 하여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마뉘엘 발스 국무총리 "망명신청은 모든 인류에 해당되는 것이지 종교에 따라 선택권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라고 이들을 비판했다.

원래 프랑스는 망명국가로 유명하다. 1979년 보트 피플 위기가 발생했을 때 프랑스는 공산주의를 피해 고국을 등진 베트남인들을 13만 명 받아들였고 1990년 말에 수많은 코소보 이민자들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불어 닥친 세계 경제 위기는 프랑스도 피해가지 못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상황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프랑스인 56%, 난민 수용에 반대

 유럽으로 향하다 배가 뒤집혀 터키 해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시리아 꼬마.
 유럽으로 향하다 배가 뒤집혀 터키 해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시리아 꼬마.
ⓒ 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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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프랑스 방송 BFM TV가 의뢰한 ELABE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56%의 프랑스인이 난민 수용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좌파 성향을 가진 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자, 노인층들이 난민 수용에 찬성한다고 밝혔고 반대로 우파 성향을 가진 자들과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자들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에이란의 사진이 처음 미디어에 공개된 날이 2일인 점을 감안하면, 이 여론조사에 사진의 영향력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앞서 7월에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프랑스인들의 난민 수용 반대율은 64%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 여론이 줄어든 이유는 지난여름 발생한 지충해 난민선 침몰 사건 등으로 난민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여론이 일부 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같은 시기 같은 유럽국가인 독일인의 난민 수용 찬성률은 6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여론조사 기관 Ifop에서 근무하는 제롬 푸케(Jerome Fouquet)는 지난 3일 <르피가로>와 한 인터뷰에서 "프랑스인들은 경제가 열악한 데다 실업률이 높고, 이미 프랑스 내에 외국 난민의 수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반대로 독일은 경제가 활성화되어 있고 인구 수가 줄어들고 있어 외국 난민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여론조사 기관 관계자도 밝혔듯, 현재 프랑스의 이민 상황을 무시할 수 없다. 프랑스에는 이미 알제리 등 아랍권 난민 수가 적지 않다. 이들은 프랑스 정부에서 행하는 모든 혜택을 받으면서도 자신들의 종교와 문화, 습관 등을 고수하면서 프랑스 사회에 수용되기를 거부하고 있다(공공장소에서의 베일 착용, 학교 급식에서 돼지고기 거부 등). 여기에 최근 일어난 테러 위험 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난민 이동, 인류 대난민 이동의 초기?

위 여론 조사에 의하면 산업전선에 몸담고 있는 35~49세에 해당하는 프랑스인들의 63%가 난민 수용에 반대하고 있고 노동자 계급은 71%, 샐러리맨 층은 65%, 무직업층은 62%가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문화적, 신체적으로 열악한 자들이 외국난민을 경쟁자로 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9일 극우전선의 마린 르펜이 한 말은 이런 맥락인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이 2년 동안 외국난민들을 위해 40억 원의 예산을 쓰겠다고 밝혔는데 심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랑스 농부들에게 할애된 금액이 겨우 5억 원에 해당될 뿐이다. 이런 상황은 프랑스 7백만 실업자들에게 침을 뱉는 것과 다를 게 없다."

현재 프랑스에는 7만 명이 망명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 겨우 20%에 대한 신청만 받아들여지고 있다. 망명 신청자들을 나라별로 보면 1위가 콩고, 2위가 중국, 3위가 체첸 등으로 여기에 새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온 2만 4천명이 추가될 예정이다.

일부에선 거대한 난민 이동이 이뤄지는 현 상황을 인류 대난민 이동의 초기로 보기도 한다. 지금은 정치 난민으로 시작하지만 조만간 기후 변화로 자국에서 살지 못하는 자들이 대거 이동하는 기후 난민들도 등장할 것이라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지금 어느 시대를 살고 있고 이 시대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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