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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월 공설운동장에서 9월 10일에서 11일 이틀간에 걸쳐 '강원 민속예술축제'가 열립니다. 강원도 내 시군 17개 팀이 경연을 겨루어 최우수상을 받은 1개 민속단은 내년 한국민속예술축제 도 대표로 나가고 우수상 1팀은 내후년 도 대표로 참가할 자격을 얻을 수 있어, 축제이자 경연대회인 셈입니다.

식전 행사가 끝나고 평창군의 '봉평 메밀도리깨질 소리' 시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됩니다. 첫 주자는 고성군의 '공현진곰바위 미역따기놀이' 공연입니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고성군 "공현진곰바위 미역따기놀이" 공연모습
 고성군 "공현진곰바위 미역따기놀이" 공연모습
ⓒ 김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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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축제'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공연팀과 관계자를 제외하면 이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을 보기 힘듭니다. 주말에 했다면 보다 많은 관객들이 훌륭한 공연을 볼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영월군청 문화관광과의 한 직원은 평일에 이 행사를 하게 된 것은 "이 시기에 다른 많은 축제가 있어서 부득이하게 평일 날 잡았다"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축제는 민간이 주축이 되는 행사가 아니라 군이 주축이 되어 하는 행사이므로 공무원들의 행사지원이 필수입니다. 주말에 하게 되면 공무원인 직원들이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평일에 행사를 연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됩니다.

공연이 진행되면서 점차 부스도 비어갔습니다. 자신이 하는 공연이 아니면 타팀의 공연에 관심을 갖지 않는 모습도 안타까웠습니다. 우리 것을 사랑하는 분들의 모습이라기보다 자신의 공연을 잘해서 전국대회 참가자격을 얻으려는 욕심이 보이는 듯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많은 팀들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 행사를 위해 모 군에서는 군부대에 협조를 요청해 20명의 군인을 사흘 동안 연습시키기도 했으며, 어떤 군은 한 면이 주축이 되고 다른 면이 인원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공연팀이 급조되기도 했습니다.

행사장의 썰렁한 객석
 행사장의 썰렁한 객석
ⓒ 김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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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의 부족과 행사팀의 우리 민속예술에 대한 참가자들의 진정성에 의문이 들었음에도 이렇게라도 우리 민속예술이 계승될 수 있다는 점에선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렇지만 다음 축제에선 공연팀과 관계자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깨를 들썩이며 덩실덩실 춤출 수 있는, '함께하는' 축제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태그:#영월, #강원민속에술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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