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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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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가격 안정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다. 전세가격 폭등에 이어, '전월세전환율'이 전국평균 7.4%가 되면서 일각에서는 고리월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은행정기예금이자율이 연 2%가 되지 않는데, 세입자에게는 이의 4배 가까운 전월세전환율(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이율)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의 평균 원룸 월세가 42만 원, 서민들의 다세대 투룸·쓰리룸 월세가 50만 원에 이르고 있다.

서울 강남권 32평형 아파트의 월세는 대략 보증금 2억에 월세 150-200만 원, 강북의 32평형 아파트의 월세도 대략 보증금 1억에 월세 100만 원이다. 1인 가구, 서민, 중산층 모두 월세 부담에 짓눌려 있는 것이다. 전셋값은 78개월째 연속 상승하면서 2008년 대비 전국 전셋값 상승폭은 70~80%에 이르렀다. 그러면 현재의 '전셋값 폭등'과 '월세화에 따른 월세부담 증가'의 원인은 무엇인가?

거시적으로 보면, 시중의 과잉 유동성자금 때문이다. 자금 유동성은 넘치는데, 저금리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이 자금은 부동산시장에서 양도차익과 높은 수익률을 바라고 있다. 재건축의 활성화는 양도차익 실현이 목적이고, 주택의 월세화에 따른 수익률 증가는 당장의 수익률 증대와 함께 후에 양도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세입자들이 부담한 과중한 월세가 주택으로 유입된 유동성자금 수익실현의 도구가 되고 있다.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계속 늘어나고 이를 경감할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구조화된다면, 세입자의 경제적 고통은 물론 세입자와 임대인의 사회적 갈등을 비롯해 세입자의 구매력 감소로 인한 내수침체와 더불어 정부 주택정책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는 등 사회경제적으로 큰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이렇듯 심각한 전셋값 폭등 및 월세 부담을 줄이는 해법은 없을까? 우선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셋값 폭등 및 월세부담, 줄이는 해법은?

첫 번째 해법은, 저렴한 민간·공공임대주택을 대량 공급하는 것이다.

80년대 후반 연속적으로 연 15%안팎으로 오른 집값과 전셋값을 안정시킨 주된 해법은 200만호 주택건설과 공급이었다. 지금 정부에서는 연 20만호씩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대로 집행이 쉽지 않겠지만, 집행되더라도 현재의 전월세가격을 당장 안정시킬 물량은 되지 못한다.

두 번째 해법은, 세입자의 소득수준을 높여 주택을 구입할 구매력을 갖추게 하거나, 현재의 전월세금액을 부담스럽지 않게 만드는 방법이다.

그런데 현재의 저성장기조에서는 실질임금이 사실상 정체되어 있고, 내수불경기로 자영업폐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소득증대를 당장 이룰 방법은 없다. 결국 대규모의 저렴한 민간·공공임대아파트 공급과 세입자의 소득 증대라는 두 가지 해법은 중장기적인 주거안정방안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폭등하는 전셋값과 늘어나는 월세부담을 지금 당장 완화할 유일한 방법은 제도를 통한 임대료 규제밖에 없다.

과거 정부는 고리 사채로 고통 받는 개인과 기업을 위해서 '사채동결'조처를 취한 바 있다. 현재 주택시장에서는 전셋값 폭등과 월세화 전환이 급속히 이루어지면서 전월세 시장이 사실상 혼돈상태에 빠졌다. 고통 받는 세입자를 위해서 특단의 '임대료 규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올해 6월 미국 뉴욕시는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완화를 위한 조치를 취했다. 관리유지비를 일부 지원하고 세제상 혜택을 주는 임대료안정화아파트 100만 채 중, 1년 계약에 대해서는 임대료를 동결하고, 2년 계약에 대해서는 연 2%선에서 동결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상 임대인들에게 세제상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에 뉴욕시의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임대료규제는 임대료에 대해 이해관계를 가진 임대인, 세입자, 주거 전문가, 공공이 참여하는 '임대료안정 위원회'를 만들어 임대료 규제에 대한 논의를 공론화해야 한다. 최저 임금논의를 위해 '최저임금위원회'가 있고, 노동개혁을 위해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노동개혁위원회'가 있듯이, 주요 민생현안인 주거비부담완화를 위해 '임대료안정위원회'를 두고 논의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임대료로 인한 고통은 주택세입자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상가 세입자 또한 상가임대료로 힘겨워하고 있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가 자영업자들 상당수는 '월세 때문에 장사 못 하겠다'고 한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월세 인상률 상한선이 연 9%이고, 환산보증금이 4억이 넘는 경우 월세인상의 한도가 없어 논리적으로 무제한 인상이 가능하다. 상인들의 월세인상에 대한 규제도 중요한 민생현안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에 다시 한 번 임대료 안정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촉구한다.

○ 편집ㅣ장지혜 기자

덧붙이는 글 | 박동수 시민기자는 서울세입자협회 대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자문위원, 서울시 임대주택정책 자문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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