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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최고재판소의 한국인 원폭 피해자 의료지 전액 지급 판결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일본 최고재판소의 한국인 원폭 피해자 의료지 전액 지급 판결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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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사는 원폭 피해자에게 일본인과 마찬가지로 의료비를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일본에서 처음 확정됐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8일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 제3부 오카베 기요코 재판장은 일본에서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본 정부가 의료비를 전액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일본 오사카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일본 정부는 '원자폭탄 피폭자에 대한 원호에 관한 법률'(피폭자원호법)에 따라 피폭자의 의료비를 전액 부담해왔으나, 일본 밖에서 거주하는 피해자는 별도의 기준을 적용하여 제한적인 의료비를 지원해왔다.

이에 반발한 한국인 원폭 피해자 이홍현(69) 씨를 비롯해 피해자 유족 2명이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오사카부를 상대로 지난 2011년 6월 소송을 제기했고, 일본 법원은 1·2심에서 '피폭자원호법은 일본 거주를 의료비 지급의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다며 의료비를 전액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오카사부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최고재판소는 "재외 피폭자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것은 어렵다"라며 "재외 피폭자의 의료비가 전액 지급하지 않는 것은 피폭자원호법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판사 5명 전원일치로 기각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재외 피폭자는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33개국에 4280명이며, 이 가운데 한국 거주자는 약 3천 명이다. 일본 언론은 이번 최고재판소의 판결이 현재 계류된 유사 소송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시민단체 "후생노동성, 깊이 반성해야"

후생노동성은 성명을 통해 "최고재판소의 판결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라며 "판결에 따라 피폭자원호법에 의거해 재외 피폭자 전원에게 대한 의료비 전액 지급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고 이홍현씨는 판결 후 기자회견에서 "의료비 부담이 너무 커서 생활이 어려웠고 정신적 피해가 극심했다"라며 "일본 정부는 생명의 소중함을 공유한다는 것을 보여달라"라고 밝혔다. 원고 변호인 측은 "(재판은 승리했으나) 재외 피폭자에 신속하게 의료비를 지급하는 행정 절차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라고 지적했다.

확정 판결을 보지 못하고 2011년 세상을 떠난 피폭자 이근목씨 아들 이길훈씨는 "하늘에서 소송을 지켜보고 있을 아버지가 오늘 판결을 존중하고 기쁘게 생각할 것"이라며 "양심적이고 인도주의적 판결을 내린 오사카지법, 오사카고법, 최고재판소 재판관에게 경의를 표한다"라고 강조했다.

원고를 지원한 일본 시민단체도 "후생노동성은 소송 당사자인 피폭자 3명 가운데 2명이 의료비를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에 깊이 반성해야 한다"라며 "모든 재외 피폭자가 신속하게 의료비를 지급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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