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백제보에서 바라본 강물에는 녹조로 가득하고 물고기들만 머리를 내밀고 숨을 헐떡이고 있다.
 백제보에서 바라본 강물에는 녹조로 가득하고 물고기들만 머리를 내밀고 숨을 헐떡이고 있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백제보 수자원공사 보트 선착장 주변은 온통 녹조로 가득하다. 주변의 인공 구조물과 자갈과 바위까지 녹조로 물들었다.
 백제보 수자원공사 보트 선착장 주변은 온통 녹조로 가득하다. 주변의 인공 구조물과 자갈과 바위까지 녹조로 물들었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오늘도 어김없이 금강에 녹조 꽃이 피었다. 물고기의 커다란 눈은 툭 튀어나왔다. 입은 다물지 못하고 죽었다. 팔순의 노인처럼 등은 굽어 있다. 구더기가 꿈틀거린다. 파리가 잔뜩 달라붙어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악취가 풍긴다.

4대강 사업이 끝난 금강에서 매일같이 보는 풍경이다. 4일 오전 9시부터 공주보를 기점으로 좌안을 타고 내려 갔다 논산시 황산대교에서 우안을 타고 올라 왔다.

가을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한낮 기온이 30도까지 치솟는다. 도로에서 200~300m 떨어진 물가까지 수풀을 헤치고 들어간 강물은 온통 녹색이다. 주변의 자갈과 바위, 수풀까지도 푸르스름하게 녹색으로 물들어 있다.

공주시 탄천면 강변의 만개한 꽃들이 바람에 맞춰 춤을 춘다. 공주시가 관광객을 불러 모으기 위해 심어놓은 꽃들이다. 해마다 봄이면 꽃을 심고 가꾸지만 찾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충남 부여군 저석리 강변 둔치는 외래식물인 가시박이 점령하고 주인 떠난 고깃배 주변엔 녹조만 가득하다.
 충남 부여군 저석리 강변 둔치는 외래식물인 가시박이 점령하고 주인 떠난 고깃배 주변엔 녹조만 가득하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물고기를 잡아 살아가던 부여군 저석리 창강서원 부근 나루터에는 거미줄만 가득한 고깃배가 버려져 있다. 강변 둔치는 외래식물인 가시박이 점령해 버렸다. 녹조로 가득한 강물은 눈이 따가울 정도로 악취만 풍긴다.

백제보 상류 수자원공사 보트가 정박해 있는 선착장도 녹조투성이다. 이곳의 녹조는 곤죽 상태로 저수지에서 자라는 마름까지 장악해 버렸다. 백제보의 상태는 더욱더 심각했다. 상류와 하류까지 녹조로 뒤덮이고 긴 띠를 형성하고 있었다. 산소가 부족해서 그런지 수백 마리의 물고기들이 머리를 밖으로 내밀고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삼천 궁녀의 한이 서린 고란사가 있는 백마강 구드레 나루터에서도 녹조가 발견되었다. 이후 부여대교, 현북양수장을 지나 논산시 황산대교를 건너 부여군 세도면을 타고 올라오는 우안까지 농도의 차이는 보였지만 녹조가 없는 곳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충남 공주시 백제큰다리 밑에는 눈치, 마자, 모래무지, 동자개, 붕어, 잉어 등 죽은 물고기가 가득하다. 사진은 오늘 죽은 것으로 보이는 모래무지다.
 충남 공주시 백제큰다리 밑에는 눈치, 마자, 모래무지, 동자개, 붕어, 잉어 등 죽은 물고기가 가득하다. 사진은 오늘 죽은 것으로 보이는 모래무지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매일같이 낚시꾼으로 붐비던 주시 백제큰다리를 찾았다. 오늘따라 한적한 이곳 물빛이 까맣다. 탁도가 심해서 물 속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인근 하류 쪽에는 녹조가 가득했다. 죽은 물고기가 드문드문 눈에 띄고 썩어가는 것도 있다. 악취는 당연. 주변에 죽은 물고기는 눈치, 마자, 모래무지, 동자개, 붕어, 잉어 등이다.

공산성이 바라다 보이는 둔치에서는 공산성과 무령왕릉을 포함한 송산리고분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축하하고 제 61회 백제문화제의 성공기원을 기원하는 KBS 콘서트 7080 방송의 무대 설치가 한창이다. 녹조가 가득한 강물엔 수상스키까지 들어와 성행 중이다.

4대강 사업이 끝난 이후 여름부터 늦가을까지 녹조가 창궐한다. 녹조 핀 강에서는 죽은 물고기도 그득하다. 수문만 열면 사라질 녹조를 두고 정부는 물 속에 기포를 쏘고 볏짚을 띄워 녹조를 제거한다고 한다.


태그:#4대강 사업, #녹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