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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시장 상인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망원시장 상인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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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후 7시 57분, 부랴부랴 망원시장 입구에 도착했다. 3분 뒤 시장 전체를 소등하겠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전통시장에 전기불을 끄면 어떤 모습일지 매우 궁금해졌다. 잠시뒤 "5, 4, 3, 2, 1 소등!" 안내멘트가 끝나자, 하나둘 가게 전기불이 꺼지고 촛불이 밝혀졌다.

전기불이 나가자 아이들은 신이 났고, 지나가던 시민들이 하나둘 웅성거렸다. "왜 이러는거야? 무슨일 있어요?" 촛불을 밝히던 상인 한 분이 설명한다

"상암동 DMC에 롯데복합쇼핑몰 들어오면 우리 시장이 무너집니다. 2011년에는 합정동 홈플러스 때문에 촛불집회했는데 오늘 또 하는 겁니다. 많이 이해해주세요."

가게에는 '평생 장사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천석꾼 롯데그룹에서 모든 걸 다 뺏어 가려 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이 놓여 있었다.

망원시장 촛불시장 가게앞에 놓인 피켓
 망원시장 촛불시장 가게앞에 놓인 피켓
ⓒ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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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도가 생명인 생선가게 앞, 약간은 어두운 촛불 앞에서도 단골주민들은 주인을 믿고 생선을 사간다. 얼굴있는 마을공동체 경제, 사람 사이 신뢰의 증거다. 지나가던 청년들은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린다.

상인회 방송에서는 따뜻한 우리동네 골목상권을 함께 지켜달라는 목소리가 차분하게 흘러나왔다. 엄마손두부 사장인 김진철 시의원의 모습도 보였다. 지나가던 시민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과일가게 과일이 더욱 이뻐 보이는 아름다운 망원시장의 밤이 연출되고 있었다.

망원유통 박미자 사장은 "전기불을 끄면 불편하지요, 그래도 함께 해야 지킬 수 있으니까요, 2011년 홈플러스 싸움 경험이 있어서 상인들도 주민들도 많이 이해하는 편이예요"라고 말했다.

서정래 망원시장 상인회장은 "2011년 홈플러스 투쟁 이후 또다시 촛불시장을 열게 됐다, 감격스러우면서 절박한 심정이다"라면서 "마포주민들과 함께 지금부터 다시 싸움을 시작하려 한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촛불시장을 응원하러 온 김형길 홍대 문화의거리 상인회장은 "우리는 이기는 싸움도 해왔다, 우리는 질기게 상인들과 주민들과 함께 싸워 이길 것"이라고 응원의 말을 전했다.

촛불시장을 응원하러 온 참여연대 활동가들
 촛불시장을 응원하러 온 참여연대 활동가들
ⓒ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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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8시 촛불시장에 앞서 마포구 주민대책위 조영권 민중의집 공동대표의 사회로 상암동DMC 롯데복합쇼핑몰 강행반대 비대위와 마포구 주민대책위는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 대형마트와 기업형 수퍼마켓에 이어서 초대형 롯데복합쇼핑몰(약 10만㎡) 강행으로 중소상인 다 죽고 지역경제 파탄난다!
▲ 서울시와 마포구는 지역경제 파탄내는 롯데복합쇼핑몰 건축 심의 와 허가를 중단하라!
▲ 정부와 국회는 지역경제 초토화하는 재벌들의 복합쇼핑몰에 대한 규제법안 즉각 마련하라!

비상대책위와 주민대책위가 함께 촛불시장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비상대책위와 주민대책위가 함께 촛불시장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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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망원시장, #촛불시장, #롯데복합쇼핑몰, #상암동DMC, #재벌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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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역 1번출구 초역세권 노동자마을카페 <카페봄봄>과 마포구 성산동 <동네,정미소>에서 주로 서식중입니다. 사회혁신 해봄 협동조합,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경제민주화네트워크에서 변화를 꿈꾸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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