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가 데헤아 이적 건에 대해 진실공방을 펼치고 있다. 서로 자기 탓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이 와중에 가장 상처받은 건 케일러 나바스였다.

월드컵 맹활약으로 영입, 드디어 주전 되나 했더니...

지난 시즌 월드컵의 맹활약을 토대로 영입되었지만, 주전 골키퍼 카시야스에 밀려 거의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심지어 카시야스가 안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며 비판받을 때조차 안첼로티의 믿음 때문인지, 레알팬들의 성원 때문인지 나바스는 경기에 뛸 수 없었고, 시즌 막판 몇 경기 출전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올 시즌 카시야스가 이적하며 주전 골키퍼 장갑을 물려받았다. 코파 아메리카에 출전하며 프리시즌에는 늦게 합류했지만, 그래도 코파 아메리카가 끝나자마자 합류하며 주전에 대한 열망을 불태웠다. 하지만 레알이 카시야스의 장기적 대체자로 데헤아를 영입한다고 선언하며 나바스에게 또 한 번 위기가 찾아왔다.

나바스는 프리시즌에서 안정된 활약을 보이며, 영입된 키코 카시야를 밀어내고 개막전부터 장갑을 꼈다. 데헤아 영입이 지지부진해지자 올 시즌 주전 GK는 나바스로 결정되는 듯 보였다. 2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막아내는 등 눈부신 활약을 펼쳤고, 두 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자신이 레알 골문의 주인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데헤아의 이적에 희생양이 되었다. 2경기 맹활약에도 레알은 데헤아를 영입하려 하였고, 나바스는 맨유와의 트레이드 카드로 이용됐다. 데헤아가 온다면 지난 시즌 악몽을 재현하는 것이라 주전으로 뛰기 위해서는 수용할 수밖에 없는 제안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터졌다. 데헤아 영입이 무산되면서 나바스는 레알에 잔류하게 되었고, 자신을 트레이드 카드로 팔아버리려 한 팀에 남게 된 것이다.

자존심에 상처받은 나바스, 나바스의 마음을 잡아라

프리시즌과 리그 2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고도 나바스가 본 것은 데헤아 이적을 위해 팀이 자신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하는 모습이었다. 나바스 입장에서는 자신이 내년에는 레알에 남을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실력에 의문을 품는 레알 구단 자체에도 회의감이 들 수 있다.

여기서 문제는 나바스의 충성도이다. 나바스가 경기력이 좋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심한 상처를 받았다면 팀에 대한 충성도는 물론 경기력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이는 팀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나바스가 의욕이 없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면 팀 전체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프로의식'을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레알은 나바스에게 너무 신뢰를 주지못했다.

냉정한 레알, 이번에는 냉정을 버려라

지금까지 레알 마드리드는 선수에게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팀의 레전드인 카시야스의 기량이 떨어졌다고 바로 이적시켜버리는 것에서만 봐도, 성적만을 중시하는 레알의 냉정함과 단호함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나바스는 처음에는 잔류를 원했으나 이적을 권유받았다. 그러나 팀에 남게 되었다. 레알은 단호하고 냉정한 모습을 보일게 아니라, 나바스의 마음을 달랠 필요가 있다. 나바스에게 내년에도 레알에 있을 수 있다는 확신을 주면서, 팀에 대한 믿음을 찾게 해주어야 한다.

때로는 선수에 대한 예우가 없다고 비판받는 레알 마드리드가 이번에는 얼마나 나바스를 잘 달래서 좋은 성적을 낼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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