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정용기(새누리당, 대전 대덕)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강간이나 강제추행,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 등 성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이 무려 92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이 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일어난 공무원에 의한 성범죄 926건 중 강간이나 강제추행이 총 829건으로 89.5%를 차지했다. 그 외에 카메라를 이용한 몰카 촬영이 76건,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물 유포 등이 17건으로 분석됐다.
성범죄 공무원의 소속별로 분류해 보면, 중앙부처 공무원 성범죄는 173건, 지자체와 지방교육청은 502건, 사법부와 입법부 18건, 기타기관과 소속이 밝혀지지 않은 것이 233건이었다.
특히, 경찰공무원이 저지른 성범죄가 2010년 9건에서, 2014년 27건으로 무려 3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중앙부처 소속 공무원이 저지른 성범죄 총 44건 중 27건으로 전체의 61%를 차지하는 것으로, 경찰공무원에 의한 성범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5월, 강남경찰서 교통과 소속 김모 경위가 음주상태로 불법유턴을 하다 적발된 30대 여성에게 적발사실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500만원을 요구하고 강제추행까지 시도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일으킨 바 있고, 같은 달 청와대 외곽경비를 담당하는 202경비단 소속 경찰관이 채팅으로 만난 여성에게 성매매 단속을 나왔다며 협박하며 금품을 요구하고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준 바 있다.
이처럼 일부 경찰이 경찰권을 남용하여 약자를 겁박, 성범죄를 일으키는 파렴치한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반면, 보건복지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등 16개 정부기관에서는 5년간 단 한건의 성범죄 연루 공무원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용기 의원은 "국민에 모범이 되어야할 공무원이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는 일벌백계 등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워터파크 몰카 사건으로 논란이 된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행위'도 2010년 5건에서 2014년 24건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