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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행인 'KEB하나은행'이 공식 출범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 가운데), 함영주 초대 KEB하나은행장(사진 왼쪽에서 세번째), 김창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사진 왼쪽에서 다섯번째),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1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행인 'KEB하나은행'이 공식 출범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 가운데), 함영주 초대 KEB하나은행장(사진 왼쪽에서 세번째), 김창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사진 왼쪽에서 다섯번째),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KEB하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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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통합을 놓고 노사 간 진통을 겪었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결국 'KEB 하나은행'으로 한몸이 됐다. 하나금융이 지난 2012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3년 6개월 만이다. 자산 규모 300조 원에 육박하는 국내 최대 은행으로 거듭났지만 지점 통폐합에 따른 구조조정 등 갈등 요소는 남아있다.

KEB 하나은행은 1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사에서 하나·외환 통합은행 제막식과 출범식을 연이어 열었다. 통합 은행 이름은 외환은행의 영문명 약자인 KEB(Korea Exchange Bank)와 하나은행을 합친 'KEB 하나은행'으로 확정했다. 존속법인은 외환은행이다.

이번 통합은 지난해 7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선언한 지 1년 2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로써 외환은행은 한국은행 외환관리과에서 1967년 독립한 뒤 4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17 합의서' 어기면서 노사 갈등, "영업제일주의 내세울 것"

통합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외환은행 노조는 외환은행의 독립 경영을 약속한 '2.17 합의서' 이행을 촉구하며 조기 통합을 추진하려는 사측과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 그리고 금융위 등 노·사·정은 2012년 2월 17일 앞으로 5년간 하나·외환은행 통합에 관한 논의를 하지 않는다는 '2·17 합의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하나지주가 지난해 7월부터 합의서를 어기고 통합을 강행하며 노조와 갈등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하나지주가 반발하는 노조원들에게 대규모 징계 처분을 내리면서 노사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기도 했다. 지난 7월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통합 은행명에 '외환' 유지 등 노사가 통합에 합의하면서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날 김정태 회장은 축사를 통해 "KEB 하나은행의 출범과 함께 하나금융그룹은 세계 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더 커진 강점과 시너지를 바탕으로 한국 금융을 세계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어 함영주 초대 KEB하나은행장을 "직원들의 두터운 신망, 현장 중심의 강한 실행력,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춘 리더"라고 소개했다.

함 행장은 이날 '영업제일주의'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실적을 우선시하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함 행장은 "수익이 약한 일류 은행은 있을 수 없다"면서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영업제일주의를 추구함과 동시에 모든 역량을 현장 중심으로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협업과 팀워크를 강화해 조직 내 선의의 경쟁을 통한 성과 극대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두 조직의 화학적 결합을 위한 해법으로 '감성 통합'을 제시했다. 그는 "물리적 통합은 이뤄냈지만 정작 중요한 건 화학적 통합"이라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두 조직이 감성 통합이 필요해 변화추진본부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1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행인 'KEB하나은행'이 공식 출범하고 함영주 은행장이 초대 KEB하나은행장으로 취임했다. 함영주 은행장(사진 왼쪽)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 오른쪽)으로부터 KEB하나은행 행기를 전달받고 있다.
 1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행인 'KEB하나은행'이 공식 출범하고 함영주 은행장이 초대 KEB하나은행장으로 취임했다. 함영주 은행장(사진 왼쪽)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 오른쪽)으로부터 KEB하나은행 행기를 전달받고 있다.
ⓒ KEB하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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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출신, 학력, 성별, 나이 등으로 차별을 두지 않고 성과로 승부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함영주 신임 행장 "나도 서울은행 출신, 노조위원장을 비서실장으로"

함 행장은 노조와의 상생을 위해 김지성 전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그는 "나도 피합병 은행인 서울은행 출신"이라며 "가장 빨리 화학적 결합을 이루기 위해 전 외환노조위원장이자 노조 협상 대표 중 한 명이었던 김지성씨를 함께 가는 파트너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KEB 하나은행 자산 규모는 299조 원으로 순식간에 업계 1위에 올랐다. 해외 지점도 20곳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국내 지점 수는 945곳, 직원 수 1만6368명으로 KB국민은행에 이어 2위이다. 이처럼 덩치로는 메가뱅크가 됐지만 풀어야 할 과제는 아직 많다.

올해 상반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영업이익이 30% 내외로 감소하는 등 경쟁 은행보다 실적이 좋지 않다. 또한, 통합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전산 시스템을 합치는 게 가장 중요한데, 내년 6월쯤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합병으로 인한 중복 지점 통폐합 등도 문제다. 함 행장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우회적인 형태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한 금융계 인사는 "합병을 두고 나중에 후회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하는 등 과거처럼 메가뱅크의 출현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떤 형태로든 중복 지점과 직무에 대한 인력 감축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그:#KEB 하나은행, #김정태, #함영주, #외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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